오늘은 동일사건을 취재한 언론사간의 논쟁에 대해 전하려 합니다.

흔 한 일은 아니지만 가끔 언론사끼리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가 있습니다.

각 언론사는 사별로 중요사안을 보도할 때 다양한 각도와 기법을 동원 사건에 접근하고, 분석한 기사들을 생산,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기자의 역량이나 논조의 차는 있겠지만 해당신문사는 자사의 기사를 통해 사건에 접근하게 될 독자 들에게 신뢰받는 보도를 해야 하며 독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동일 사건을 다루다 보면 간혹 타사와 견해를 달리하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경쟁하다보면 타사의 보도를 폄훼하고 틀렸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자사와 정 반대의 입장에 서있거나 또는 다른 시각으로 보도 한다고 해서 틀렸다고 주장해서는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것과 틀 린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식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식의 오류는 사의 논조나 기사의 기본적인 방향성을 결정할 매뉴얼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부정확한 매뉴얼을 적용시킬 때 일어납니다. 이로인한 왜곡은 무방비 상태로 독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최근 <모닝뉴스>와 K사가 거제 상동 포스코 더샵블루시티 아파트와 관련된 민원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K사 보도를 살펴보면 자사는 정의의 편에 있지만 <모닝뉴스>는 거제시청의 하수인이 된 것처럼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글을 쓰는 것이 <모닝뉴스>와 K사 간의 논란을 부추기는 목적이 아닙니다.

<모닝뉴스>는 <모닝뉴스>를 신뢰하는 독자들의 오해가 더 이상 없도록 이 기사에 대한 접근방식을 알리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최대한 팩트(사실)를 중심으로 옐로페이퍼 수준의 소문을 정상적인 기사로 작성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풀어보겠습니다.

이 사건의 팩트는 주택조합이 거제시에 아파트 사업승인을 받기위해 인근 주택 5세대를 매입,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한 일입니다.
확약서는 “당 조합은 상동동 926번지 일원의 단독주택 5동에 대한 협의매입을 추진 중이며, 착공 시 까지 해결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거제시는 조합의 문서에 근거해 주택매입 등 착공시까지 민원을 해결하라는 단서를 붙여 조건부 승인 합니다.

문제는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기간 거제시가 생기지도 않은 민원을 우려해 그것도 인근 주택을 매입하지 않으면 착공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조건부를 달아 시가 주택조합 측에 ‘갑’ 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어난 겁니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 <모닝뉴스>는 사실관계에 대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이같은 희안한 단서가 왜 붙게 됐는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확약서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이미 확약서는 두차례 <모닝뉴스> 보도를 통해서도 부분공개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확약서가 쓰여지게 됐는지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주택매입을 강요하게 된 배경에 전원주택과 관련 있는 사람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압력을 가했다는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사업지 주변 전원주택을 찾아가 주민을 직접 만났습니다. 아름다운 주택들이었습니다. 주택 위치는 벽산아파트에서 하천으로 경계가 나눠지고 포스코 아파트부지와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독립된 땅입니다.

민원인들이 살고 있는 주택은 평범한 시골집이 아니라 경남도가 선정한 아름다운 주택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이들은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누가 봐도 공들여 집을 가꾼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전원주택 주민들이 주택매입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주택매입은 자신들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 아파트를 추진하던 사업자였다는 겁니다.

인근 벽산아파트 등 공사를 통해 소음 진동, 비산먼지 등으로 고통당했던 트라우마가 있는 주민들이 거제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매입을 강요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원주택 주민들이 무리한 매입가를 요구했다는 등 전원주택 주민들을 오해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취재과정에서 대부분 걸러냈습니다.
이후 <모닝뉴스>의 기사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이 기사는 주택조합과 거제시 그리고 전원주택주민들이 이해당사자입니다.
주택조합은 이곳에 아파트를 세워야 하고 전원주택주민들은 평화로운 삶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합니다.

거제시와 주택조합과의 관계를 보겠습니다.

허가권을 가진 거제시가 ‘갑’ 이고 내집마련을 위해 땅을 사 이곳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주택조합이 ‘을’ 입니다.
갑을 관계에서 주택조합이 작성한 확약서에 인허가권을 가진 거제시행정의 강압과 외압이 작용했는가는 중요합니다.

약자인 주택조합이 뒷 일은 두고 일단 시로부터 조건부승인이라도 받아두자는 절박함이 작용했을 개연성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개연성을 충족시키려면 주택조합 실무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상실할 정도로 거제시 행정의 외압이나 강요가 있어야 합니다.

확약서는 행정절차 즉 인허가조건을 결정할 중요한 요식행위이며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허가에 중요한 기준이 될 확약서가 강요됐고 조합원들이 예상치 못한 정신적 재산적 손실을 입게됐다면 직권남용을 넘어선 범죄행위입니다.

단순민원이 아니라 법적대응에 나서야 할 중대한 문제입니다.

거제시와 주택조합간의 갑을 관계는 두고 이제 주택조합과 전원주택 주민들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양측의 민원은 다수의 민원이든 소수의 민원이든 비중을 달리해서는 안 되는 1대1의 동일한 민원이지만 전원주택주민들이 상대적 약자입니다.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출직 시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힘 있는 민원은 고작 다섯명이 전부인 전원주택 주민이 아니라 수백명의 조합원이 버티고 있는 주택조합입니다.

앞서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지 않은 이유이자 주택조합이 ‘갑’이 되고 전원주택 주민들이 ‘을’이 되는 근거입니다.

갑을관계를 확실히 하기위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 설명하겠습니다.

어떤 외부적인 간섭에 의해 육제적 정신적 피해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게 될 것이 예상되는 쪽이 피해자가 됩니다.
주택조합 측은 자신들이 거제시의 피해자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거제시와 주택조합과의 관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주택인허가와 관련된 절차 등 요식을 따지는 업무 관계입니다. 반면 전원주택 주민은 거제시와 주택조합의 행정적인 거래로 피해를 입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개인이나 단체가 어떤 일을 통해 이득을 얻고자 할 때 거침돌이 있다면 돌아가든지 제거해야 합니다. 만약 특정한 이득을 얻기위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손해가 발생한다면 사전에 충분한 댓가를 지불하고 해결하거나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다수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소수를 보호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소수라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기사는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관점을 제시한 것이며 누가 옳은 것인가가 아닙니다.

<모닝뉴스>는 조합이나 전원주택주민 또는 거제시를 옹호하기 위해 이 건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거제시는 아파트 신축 붐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제시가 예상되는 민원에 무관심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예상되는 민원을 해결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내용이 <모닝뉴스>의 기사방향입니다.

100명의 이익보다 한 명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시민의 삶을 질을 우선하는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그래서 행정개혁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자질구레하게 누가 누가 잘했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택조합은 어떤 경위에서 작성됐던 확약서에서 밝힌 것처럼 착공계 접수전까지 소수인 전원주택 주민들의 민원해소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거제시는 내집마련의 꿈을 지키려는 주택조합원들과 전원주택주민들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착공계 제출전까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