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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채무재조정 조선 생태계 살려라
P플랜 돌입 시 납품대금 묶여…한 달만 막혀도 경영위기
작성 : 2017년 04월 12일(수) 17:50 가+가-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의 P플랜(Pre Packaged Plan) 돌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자재업계가 사채권자 설득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P플랜이란 법정관리를 통해 상거래 채무 등 모든 채무를 조정한 뒤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구조조정 절차를 말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기업개선작업과 기업회생절차를 결합한 P플랜이 결정될 경우라도 대우조선은 납품된 기자재의 대금지급까지 중단되는데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로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는 기자재업체들은 줄도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12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대우조선해양 글로벌탑 협의회,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협의회 등 기자재업계 관계자 60여명은 대우조선 회사채 주요 보유기관들을 방문해 사채권자 집회에서 대우조선의 채무조정안을 적극 수용해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들 기자재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신협중앙회를 방문해 출근시간 및 점심시간에 호소문을 전달하며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 여부에 대우조선 뿐 아니라 기자재업계 및 협력사들의 명운도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대우조선만의 생사문제가 아니라 조선산업,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경제기반과 관련된 문제”라며 “사채권자를 설득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수천개의 기자업체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주요 회사채 보유기관 본사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 6일에도 이들 4개 단체는 국민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신협중앙회 등 채권금융기관과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기관에 호소문을 전달하며 대우조선의 채무조정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게 되면 모든 비용은 법원의 승인과정을 거쳐 지출하게 되며 그 절차와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영세업체가 많은 기자재업계는 당장 한 달만 자금흐름이 막혀도 경영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데 기존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조선소에 추가적인 기자재를 공급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수주절벽’으로 불릴 만큼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우조선의 P플랜 돌입은 이들 업계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포함),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는 4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 중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12척)과 삼성중공업(7척)이 수주한 선박은 19척으로 양사의 연간 선박인도량이 100척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수주가뭄으로 인해 기자재업계의 위기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거의 모든 기자재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최소 30% 이상 줄었으며 올해는 그 이상 감소하게 된다.

2년 전인 2015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매출은 60~70% 줄어들며 사천에 위치한 SPP조선과 같이 2015년부터 수주가 없었던 조선소들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업체들은 이미 사라졌다.

이에 따라 기자재업계에서 야간 잔업은 사라진지 오래됐으며 오후 작업이 거의 없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욱 가혹해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숙련된 고급기술을 보유한 직원의 경우 아무리 힘들어도 최대한 급여를 보전해주며 붙잡아야만 일감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경기회복에 대비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조선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자재를 생산해 공급하는 기자재업계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꼽고 있다.

조립산업인 조선산업이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며 국가 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여러 국가들은 정책적으로 자국 조선산업을 부흥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크고 현대적인 설비를 갖춘 조선소를 건설하더라도 조선소에 기자재를 납품할 수 있는 기자재산업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이상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자국 조선산업을 부흥시키려 하는 국가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 대표의 경우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대우조선의 P플랜을 결정하는 것은 고사상태에 빠진 기자재업계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산업은 조선소를 비롯해 협력사들, 기자재업계가 유기적으로 협업함으로써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조선 생태계가 완성되는 곳이 조선소이며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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