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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부 ‘친중소기업’ 정책에 ‘좌불안석’
작성 : 2010년 11월 05일(금) 10:42 가+가-
“롯데는 제2롯데월드 사업으로 정부 혜택보고, SSM으로 발목 잡는다.”

현 정부와 밀월관계를 의심받는 롯데가 최근 SSM 문제로 질책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일고 있는 재계 일각의 비아냥이다.

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정식 허가받으며, MB 정부의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정책 의 최대 수혜자로 승승장구하던 롯데그룹이 SSM(기업형 수퍼마켓) 문제로 청와대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기업 횡포로 도마위에 오른 게 골목상권을 싹쓸이해 영세상인들의 씨를 말린다는 SSM문제.

그 중심에 바로 롯데가 있다.

◇롯데그룹, 궁지에 몰리나?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홈플러스, GS 등이 SSM사업을 하고 있으나, 롯데슈퍼가 전국 234개로 가장 많다.

롯데슈퍼는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기존 동네 상권보다는 아파트 미입주 지역이나 신도시 등 기존 상권이 채 형성되지 않은 곳 위주로 미리 자리를 잡는 교묘한 출점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에는 피자집과 스시집을 개점하는 것처럼 속여, 위장개업도 서슴치 않았다. 돈벌이가 되는 곳이라면 서민생활 안정도, 공정사회 구현도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다.

대형마트 부문에서 이마트에 밀려 있는 롯데로서는 SSM사업이 유통부문의 활로로 여겨지고 있을 정도다. 신동빈 부회장이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로 인해 졸지에 시류에 역행하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짚어 쓰게 될 형편이다.

정부의 정책기조가 ‘비즈니스 프렌들리’에서 ‘서민 프렌들리’로,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돌아서 SSM업계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SSM 문제로 인해 현 정부와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듯 하다. 정부 방침에 협조하자니 이미 벌여 놓은 SSM사업이 너무 방대하고, 모른 척 밀고 나가자니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형마트 부문에서 이마트에 밀려 있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절대 필요하지만 정부의 최근 정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현 정부가 주창하는 기업친화 정책의 최대 수혜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제2롯데월드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제는 청와대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짐이 됐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001년 SSM 사업에 뛰어든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SSM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롯데슈퍼에 사업역량을 강화할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SSM사업에 열의를 쏟아왔다.

여기다 저돌적인 경영스타일의 소진세 대표가 롯데슈퍼에 취임한 이후 빠른 성장세를 거듭했다.

호남권 ‘빅마트’, 영남권 ‘나이스마트’ 등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확장으로 지난해 GS슈퍼를 제치며 1조500억원대 매출을 올려 SSM사업 9년만에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롯데는 슈퍼마켓 부문에서 지난해 공격적인 신규 출점으로 GS수퍼마켓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 연말까지 260개까지 점포수를 늘려 2,3위와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신동빈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SSM사업이 최근 정부의 강력한 ‘친중소기업’ 정책변화에 부딪쳐 진퇴양난에 빠졌다.

◇신 부회장, 정부 달래기 ‘안간힘’

업계 일각에선 최근 계열사들에 대한 잇따른 조사로 이미 MB정권과 밀월은 끝났다는 설도 흘러 나온다.

MB정권과의 ‘관계청산설’은 이미 올봄부터 흘러 나왔다. 이 대통령과 대학 동기로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장경작 호텔롯데 사장이 지난 3월 돌연 현대아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

각 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장 사장이 미련없이 롯데를 떠나자 롯데를 바라보는 정권의 시각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현정권을 서운하게 만든 결정적인 일이 있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쯤 되자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신 부회장은 최근 SSM 확장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잇따른 위장개점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서둘러 진화작업에 나선 셈이다.

신 부회장은 또 지난 달 26일 사장단회의에서 ‘동반성장 추진 사무국’신설을 지시했다.

심지어 롯데마트 협력사인 안성의 한 버섯농장을 방문하는 등 이 대통령의 지시사항인 ‘상생’과 ‘현장경영’에 충실히 따르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며, 현 정권과의 심상찮은 기류를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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