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천변살롱’ 거제로 온다
김정희/거제문예회관 마케팅팀장
작성 : 2011년 08월 26일(금) 13:18 가+가-

노들강변을 따라 살롱이 하나 자리해 있다.
그곳에 들르는 단골손님의 절반은 시인이고 그 시인들의 절반은 각혈을 한다. 왜 시인들은 모두 폐병을 앓고 있을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왜 이 살롱으로 하나 둘 기어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강변을 따라 위치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건성으로 붙여졌을 이 천변살롱에도 사연은 넘쳐난다. 마담 박모단만 해도 두루마리 없인 들을 수 없는 과거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9월24일 오후3시와 7시에 드라마 콘서트 ‘천변살롱’이 무대에 펼쳐지면서 관객들은 1930년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박준면과 하림이 안내하는 그 때 그 시절, 경성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진한 아코디언 소리가 일품인 ‘오빠는 풍각쟁이야’, ‘개고기 주사’, ‘왕서방 연서’ 정도는 우리도 알음알음 전해들은 귀가 있어 익숙하다.
어렸을 적 해외 동포 여러분들까지 챙겨가며 방송해 마지않던 가요무대에선 옛날 가수들이 저런 노래들을 곧잘 들려주곤 했다. 일제 강점기 때 유행하던 익살과 해학을 담은 우스개 노래로 이런 곡들의 정식 명칭은 ‘만요(漫謠)’라 한다.
‘천변살롱’은 바로 이 만요를 기본으로 드라마와 라이브 연주가 가미된 음악극이다. 영화 ‘하모니’의 박준면이 살롱 마담 박모단을 연기하고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출국’ 등의 하림이 음악감독, 연주, 연기 등으로 참여했다.
남의 나라 팝에 대해선 비틀즈부터 비욘세까지 줄줄이 꿰면서 정작 우리들은 우리 음악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만요는 조용필, 들국화 이전의 우리 가요사일 뿐더러 우리 음악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천변살롱’은 그런 의미에서 옛 우리 음악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취지인 동시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음악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피아노와 아코디언에 하림, 기타에 염승재, 콘트라베이스에 이동근, 바이올린에 조윤정이 함께 한다.
과장된 연기와 성우의 더빙이 특징인 그 시대 영화 연기를 보는 듯한 박준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조근 조근 관객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화법, 악사들에게 질문을 하지만 대답 없이 동작만으로 대신하는 의사소통은 한껏 분위기를 잡아 준다. 중간에 삽입된 영상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30년대 실제 대중 극장에 걸려 상영됐을 상업 영화의 한 장면은 세련되지 못한 대사, 투박한 부부 관계 등 촌스러움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 웃음엔 왠지 모를 정이 담겨 있다.
천변살롱 죽돌이, 천주쟁이, 기생질이 취미인 유학파, 각혈시인. 천변살롱의 단골들이다. ‘천변살롱’은 이들의 사연을 들려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쿠스틱 밴드의 악사로 참여하며 대사 한 줄, 커튼콜을 제외한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풍경이 된다.
무성 영화에서처럼 움직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오래도록 거기에 남아 사연을 만들고 또 들으며 남아 있을 터. 거기 그렇게 중절모와 검정색 뿔테 안경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서.
9월24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천변살롱”에서는 진한 커피향 속에 죽돌이, 천주쟁이, 기생질이 취미인 유학파, 각혈시인이 거제시민들을 마중 나올 예정이다.
※ 만요(漫謠)는 익살과 해학을 담은 우스개 노래로,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발생한 코믹송 장르로서, 일상생활의 소소한 내용을 가볍고 자유로운 가사에 담아 표현하면서 하나의 장르로 형성되었다.
<천변살롱> 프로그램
1. 나는 열 일곱 살이에요 (작사: 이부풍 / 작곡 : 이면상 / 노래 : 박단마)
2. 이태리의 정원 (작사 : 이하윤 / 작곡 : 에르윈 / 노래 : 최승희)
3. 오빠는 풍각쟁이 (작사 : 박영호 / 작곡 : 이용준 / 노래 : 남일연)
4. 엉터리 대학생 (작사 : 콜롬비아 문예부 / 노래 : 김장미)
5. 해수욕장 풍경 (작사 : 조명암 / 작곡 : 박시춘 / 노래 : 이난영)
6. 외로운 가로등 (작사 : 이부풍 / 작곡 : 전수린 / 노래 : 황금심)
7. 다방의 푸른 꿈 (작사 : 조명암 / 작곡 : 김해송 / 노래 : 이난영)
8. 신접살이 풍경 (작사 : 고마부 / 작곡 : 유일 / 노래 : 미스 리갈)
9. 활동사진 강짜 (작사 : 박영호 / 작곡 : 이용준 / 노래 : 남일연,김해송)
10. 개고기 주사 (작사 : 김다인 / 작곡 : 김송규 / 노래 : 김학송)
11. 왕서방 연서 (작사 : 김진문 / 작곡 : 박시춘 / 노래 : 김정구)
12. 모던기생 점고 (작사 : 박영호 / 작곡 : 김송규 / 노래 : 김해송)
13. 노들강변 (작사 : 신불출 / 작곡 : 문호월 / 노래 : 박부용)
14. 애수의 소야곡 (작사 : 이노흥 / 작곡 : 박시춘 / 노래 : 남인수)
15. 감격시대 (작사 : 강사랑 / 작곡 : 박시춘 / 노래 : 남인수)
공 연 명 : 드라마 콘서트 "천변살롱"
공연일시 : 2011-09-24 (토) 오후 3:00 /오후 7:00
장 소 : 거제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주 최 : (재)거제시문화예술재단
후 원 :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관람연령 : 미취학 아동 입장불가
기타사항 :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우수공연 지원사업
문 의 : 680-1000
입 장 료 : R석 3만원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그곳에 들르는 단골손님의 절반은 시인이고 그 시인들의 절반은 각혈을 한다. 왜 시인들은 모두 폐병을 앓고 있을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왜 이 살롱으로 하나 둘 기어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강변을 따라 위치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건성으로 붙여졌을 이 천변살롱에도 사연은 넘쳐난다. 마담 박모단만 해도 두루마리 없인 들을 수 없는 과거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9월24일 오후3시와 7시에 드라마 콘서트 ‘천변살롱’이 무대에 펼쳐지면서 관객들은 1930년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박준면과 하림이 안내하는 그 때 그 시절, 경성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진한 아코디언 소리가 일품인 ‘오빠는 풍각쟁이야’, ‘개고기 주사’, ‘왕서방 연서’ 정도는 우리도 알음알음 전해들은 귀가 있어 익숙하다.
어렸을 적 해외 동포 여러분들까지 챙겨가며 방송해 마지않던 가요무대에선 옛날 가수들이 저런 노래들을 곧잘 들려주곤 했다. 일제 강점기 때 유행하던 익살과 해학을 담은 우스개 노래로 이런 곡들의 정식 명칭은 ‘만요(漫謠)’라 한다.
‘천변살롱’은 바로 이 만요를 기본으로 드라마와 라이브 연주가 가미된 음악극이다. 영화 ‘하모니’의 박준면이 살롱 마담 박모단을 연기하고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출국’ 등의 하림이 음악감독, 연주, 연기 등으로 참여했다.
남의 나라 팝에 대해선 비틀즈부터 비욘세까지 줄줄이 꿰면서 정작 우리들은 우리 음악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만요는 조용필, 들국화 이전의 우리 가요사일 뿐더러 우리 음악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천변살롱’은 그런 의미에서 옛 우리 음악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취지인 동시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음악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피아노와 아코디언에 하림, 기타에 염승재, 콘트라베이스에 이동근, 바이올린에 조윤정이 함께 한다.
과장된 연기와 성우의 더빙이 특징인 그 시대 영화 연기를 보는 듯한 박준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조근 조근 관객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화법, 악사들에게 질문을 하지만 대답 없이 동작만으로 대신하는 의사소통은 한껏 분위기를 잡아 준다. 중간에 삽입된 영상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30년대 실제 대중 극장에 걸려 상영됐을 상업 영화의 한 장면은 세련되지 못한 대사, 투박한 부부 관계 등 촌스러움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 웃음엔 왠지 모를 정이 담겨 있다.
천변살롱 죽돌이, 천주쟁이, 기생질이 취미인 유학파, 각혈시인. 천변살롱의 단골들이다. ‘천변살롱’은 이들의 사연을 들려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쿠스틱 밴드의 악사로 참여하며 대사 한 줄, 커튼콜을 제외한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풍경이 된다.
무성 영화에서처럼 움직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오래도록 거기에 남아 사연을 만들고 또 들으며 남아 있을 터. 거기 그렇게 중절모와 검정색 뿔테 안경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서.
9월24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천변살롱”에서는 진한 커피향 속에 죽돌이, 천주쟁이, 기생질이 취미인 유학파, 각혈시인이 거제시민들을 마중 나올 예정이다.
※ 만요(漫謠)는 익살과 해학을 담은 우스개 노래로,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발생한 코믹송 장르로서, 일상생활의 소소한 내용을 가볍고 자유로운 가사에 담아 표현하면서 하나의 장르로 형성되었다.
<천변살롱> 프로그램
1. 나는 열 일곱 살이에요 (작사: 이부풍 / 작곡 : 이면상 / 노래 : 박단마)
2. 이태리의 정원 (작사 : 이하윤 / 작곡 : 에르윈 / 노래 : 최승희)
3. 오빠는 풍각쟁이 (작사 : 박영호 / 작곡 : 이용준 / 노래 : 남일연)
4. 엉터리 대학생 (작사 : 콜롬비아 문예부 / 노래 : 김장미)
5. 해수욕장 풍경 (작사 : 조명암 / 작곡 : 박시춘 / 노래 : 이난영)
6. 외로운 가로등 (작사 : 이부풍 / 작곡 : 전수린 / 노래 : 황금심)
7. 다방의 푸른 꿈 (작사 : 조명암 / 작곡 : 김해송 / 노래 : 이난영)
8. 신접살이 풍경 (작사 : 고마부 / 작곡 : 유일 / 노래 : 미스 리갈)
9. 활동사진 강짜 (작사 : 박영호 / 작곡 : 이용준 / 노래 : 남일연,김해송)
10. 개고기 주사 (작사 : 김다인 / 작곡 : 김송규 / 노래 : 김학송)
11. 왕서방 연서 (작사 : 김진문 / 작곡 : 박시춘 / 노래 : 김정구)
12. 모던기생 점고 (작사 : 박영호 / 작곡 : 김송규 / 노래 : 김해송)
13. 노들강변 (작사 : 신불출 / 작곡 : 문호월 / 노래 : 박부용)
14. 애수의 소야곡 (작사 : 이노흥 / 작곡 : 박시춘 / 노래 : 남인수)
15. 감격시대 (작사 : 강사랑 / 작곡 : 박시춘 / 노래 : 남인수)
공 연 명 : 드라마 콘서트 "천변살롱"
공연일시 : 2011-09-24 (토) 오후 3:00 /오후 7:00
장 소 : 거제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주 최 : (재)거제시문화예술재단
후 원 :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관람연령 : 미취학 아동 입장불가
기타사항 :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우수공연 지원사업
문 의 : 680-1000
입 장 료 : R석 3만원
ycseo@morningnews.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