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에 겪고 있는 경남 거제에서 업계・정부기관・교육기관이 힘을 모아 지역주민 124명이 대형 관광리조트에 일자리를 찾았다.

오는 10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리조트 벨버디어(거제시 장목면 소재)에 근무하게 된 직원들에게 직업훈련-채용응시-면접-최종합격-OJT(On-the-Job-Training 직무교육)에 이르는 일련의 채용과정을 지역 기관들이 지원한 것이다.

조선불황으로 과거에 비해 근무인원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거제는 여전히 우리나라 조선업 관련 종사자(10만8000명)가 가장 많이 근무(4만 3000명)하고 있어 여전히 조선1번지이다.

거제는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상반기 실업률이 7.0%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무엇보다 그간 지역경제를 이끌던 조선업 불황으로 업계 종사자가 감소한 것이 주원인이다.

조선업 종사자 감소와 함께, 다른 지역에 비해 여성 그리고 장년들에게 적합한 일자리, 특히 서비스직의 부족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번에 관련 단체가 서비스직 일자리에 힘을 모으게 된 배경이 이같은 조선업에 편중된 지역 일자리 구조를 바꾸어 보자는 취지였다. 이번에 개장하는 리조트에서 가장 많이 모집하는 직종은 객실관리직인데, 70명 모집하는 이 직종의 채용설명회에 700명이 모였다.

채용이 이루어지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객실관리에 대한 이해와 경력자가 부족하고,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조차도 없었다.

지역에 있는 관련 업체의 의견을 모아, 종사자에게 필요로 하는 업무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대학에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여성새일센터를 비롯한 관련기관에서 직접 직업훈련 과정도 개설 운영했다.

지난 4월 3일 사무직원 5명 모집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8회 채용행사에 1700명이 참여했다. 500명이 면접을 거쳤고 124명의 채용이 확정돼 현재 개장을 맞아 한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객실관리직으로 결혼 후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50대 여성 종사자 이모씨는 “남편이 조선소에 벌어다 주던 월급으로 생활하다, 갑자기 실직가정이 되자 막막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직장생활을 하게 된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거운 청춘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거제를 비롯해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설할 경우에는 정부에서 종사자 임금의 절반을 1년간 지원해 주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지원제도가 시행중이다.

이번 처음 성과를 거둔 거제지역 22개 일자리 단체는 불황극복을 위해 정부 지원제도와 지역기관별 장점을 모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