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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옥의 산행일기] 기억
삶의 풍광 담은 6월의 지리산
작성 : 2017년 06월 05일(월) 09:57 가+가-

6월의 지리산

지리산의 6월은 생각보다 매력적이었다.

필자는 장거리 산행을 좋아한다.

지난 6월 3일. 중산리→옛길→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거림계곡, 이 코스는 휴식 포함 12시간이 소요된다.

6월은 누구의 것이 아니다. 느끼는 사람의 것 이고, 그것을 누릴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사람의 것이다.

옛 길은 인적이 드물어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데다 정갈한 수목이 자라고 있어 고즈넉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사방에는 초록이다. 찾는 산객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낙엽이 쌓여 폭신폭신한 길은 느낌이 좋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숲이 하나둘씩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꽃 풍경에 압도돼 목적을 잊을 뻔했다.

10여 년 전 봤던 꽃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언뜻 보기에는 소박한 꽃 같지만 알고 보면 아주 귀중한 꽃이다.

진짜 엄청 예쁘다. 어느 구도를 잡아도 현대적인 풍경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계절의 특성상 3∼6월은 꽃을 피우는 찬란한 시기이다. 또 생명을 품어내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구불구불한 등산로가 몇 차례 더 이어진다. 정상(1.915m)이 코앞에 있는 듯해서 다가서면 한 봉우리가 나타나고 긴 암맥이 가로로 뻗어 있다.

질주하고 싶은 욕구가 차오르지만 도로가 꽤 험하니 조심해야 했다.

제석봉(Altitude,1.808m)은 마치 동양화와 서양화를 섞어 놓은 듯한 오묘한 풍경이다.




제석봉 안식처에 들어서니 이파리가 모두 떨어져 앙상하기 이를 데 없는 나무 한 그루가 아침이슬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낭 속 비상 물 한 병을 제공했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자라듯 조금씩 자라갈 것이다. 나무에 입을 맞추고 하늘을 보았다. 사랑하는 구나! 지구에서 몇 안 되는 행운을 가졌다.

필자가 여기까지 와서 왔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나무가 토해내는 그 음성∙호홉 그리고 핑크색도 있었다.

언젠가 그 가지에 다시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호사는 이어진다. 선들선들 불어오는 6월 초록바람에 잠자던 숨구멍이 깨어나고, 바람에 실려와 콧속을 파고드는 풀냄새, 진녹색 향은 덤이다.

제석봉은 약 60년 전까지만 해도 구상나무 숲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누군가가 도벌 흔적을 없애려고 불을 질러 고사목지대로 변하게 된 곳이다.

불에 하얗게 고사한 구상나무들이 기괴한 형태로 여기저기 널려 있다.


세석자연관찰로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그림계곡은 힐링의 구간이다. 삶의 풍광은 이렇게 제 각각이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팍팍한 생활을 하는 필자에게 지리산천왕봉(해발:1.915m)∙제석봉∙세석자연관찰로∙한신계곡.그림계곡은 늘 깨끗한 공기와 건강한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 참 보배로운 산임을 느낀다.

*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마음을 가꾸는 게 우선이 아닐까.
구성옥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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