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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칠백리] '하늘아 열려라' 꿈틀거리는 용마루
거제 현존건물 중 가장 오랜 건립연대 '거제 기성관'
작성 : 2004년 03월 20일(토) 23:39 가+가-

맵시있게 곧추세운 추녀의 끝자락이 생동감 있어 보인다.

거제면에 승천할 준비를 끝낸 거대한 용(龍)이 꿈틀거린다. 힘찬 용마루, 춤추는 듯 하늘로 치켜올린 처마선, 꿈틀거리는 대들보, 얼핏 봐도 예사로운 건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거제시에 현존하는 건물 중 건립연대가 가장 오래된 기성관(岐城館)은 세월의 흔적으로 화려하던 단청은 그 빛을 잃은지 오래다. 하지만 고색 창연함과 단아한 기풍은 옛모습 그대로였다.

조선후기에 그려진 대동여지도 거제도(동아대박물관 소장)에는 관아가 있던 거제면이 거제도의 중심으로 표현됐는데 당시 거제현은 마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는 기성관을 중심으로 발달됐다.

조선시대 거제를 방문한 관원을 접대하던 장소(객사(客舍))인 기성관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거제초등학교의 교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마당에는 동상이 세워지는 등 그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

그러나 지난 1974년 도지정문화재 제81호로 지정, 두차례의 대대적인 복원사업으로 현재는 건립당시와 가까운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기성관의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사료(使料)에는 임진왜란 중 고현성이 함락돼 현종 3년(1663년) 거제현을 거제면으로 옮기면서 이곳에 이건(移建)돼 현재에 이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삼문을 통해 들어간 기성관에는 웅장한 모습의 본체가 대지 뒤쪽으로 배치돼 있고 오른쪽으로는 마을 인근에 흩어져 있던 14기의 행적비를 모아 송덕행적비군(頌德行蹟碑群)을 조성했다.

거제시에 현존하는 건물 중 건립연대가 가장 오래됐다. 조선시대 거제를 방문한 관원을 접대하던 곳이다.
장대석 기단위에 정면 9간 측면 3간 규모의 목조건물인 기성관은 4면이 모두 개방돼 있고 내부 역시 벽이 없이 기둥만 가지런히 배열돼 있어 한눈에 객사 건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이 건물은 현판이 걸린 중앙 3간이 양 측면보다 높게 만든 층단식(層段式) 건물로 가구구조, 공포형식, 지붕형태 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어간을 포함한 중앙 3간의 경우, 1고주7량가의 맞배지붕 형식이고 양 측면은 2고주5량가에 팔작지붕 형식으로 중앙 부분이 강조됐다.

임진왜란 중 고현성이 함락되자 현종 3년에 거제현을 거제면으로 옮기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물 전체에는 민흘림의 원기둥이 사용됐으며 하부에는 갈라짐과 뒤틀림을 막기위해 철퇴를 둘렀고 중간중간에 다른 나무를 덧대 보수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건물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다양한 색채로 단청충량 등을 용(龍) 모양으로 조각해 장엄함을 고조시켰다.

공포( 包)는 기둥 위에만 배치됐는데 구성이 외목도리를 받친 이익공 형식과 비슷하나 쇠서는 다포식 계통으로 중앙 부분은 이출목삼익공으로 양 측면에는 일출목이익공으로 중심 부분이 더 화려하다.

천장은 서까래가 노출되고 산자널에 치받이 흙을 발라 마감한 연등천정으로 내부 가구를 그대로 볼 수 있어 아름다운 구조미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건물의 사방 끝에는 추녀부분의 천장을 장식하기 위해 널을 세모꼴로 오려붙인 듯 보이는 선자서까래(선자연)를 걸어 한층 아름답게 보인다. 새로운 문물의 도입과 현대문명의 발전으로 그 옛날 명성은 간 곳 없고 빛바랜 단청은 더욱 초라해 보이지만 아직도 기성관이 주는 여유는 관람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현재는 인근 학교 학생들의 야외학습장이나 유치원생들의 소풍장소로 이용되고 있을 뿐 문화재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보존과 발전의 절충선상에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이용하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무의 이음과 맞춤 조화…최고의 공간미

건축에서 가구(架構)란 큰 부재를 짜서 건물의 구조부를 이루는 것으로 벽체가구와 지붕가구가 있다. 벽체가구는 비교적 단순해 창문을 드리는 것 외에는 부재의 배치나 접합도 간단하지만 지붕가구는 바깥 처마 밑이나 내부가 노출되는 등 의장적 고안이 필요하다.

천장은 서까래가 노출되고 산자널에 치받이 흙을 발라 마감한 연등천정 형식이다.
지붕가구는 평면과 지붕형태 및 공포양식에 따라 결정되며 중도리의 배치수에 따라 세마루, 오량, 칠량 등으로 구분된다. 보간사이가 8자, 한 간에는 처마도리 2개와 마룻대 1개를 배치하게 돼 세마루라 부르는데 가장 간단한 가구형식이다.

팔작지붕을 올린 기성관의 양측면과 같이 처마도리와 마룻도리, 중도리를 전·후 지붕면에 배치해 도리의 총 배열수가 5개가 되는 형식을 오량이라 한다.

기성관 중앙부처럼 규모가 크고 웅장한 건물일 경우에는 전·후 지붕면에 중도리를 두 줄로 배치해 중도리 네 개와 전·후 처마도리 2개, 용마룻대를 합해 도리가 모두 7개가 되는 건물을 칠량이라 한다.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계산 아래 목재의 이음과 맞춤으로 만들어낸 가구.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공간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제기성관 기사는 권세영 전문기자(건축계획학 석사)가 지난 99년4월15일 새거제신문에 소개한 바 있으며 새거제신문사의 양해 아래 게재하며 보수를 끝낸 기성관의 최근 모습은 윤광룡 기자가 카메라에 담았다

글/권세영 사진/ 윤광룡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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