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 한다” 고 했다.
로마의 번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원전 2세기에 로마는 세계의 중심이 됐으며 그 세력은 지금의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지중해 연안에 닿았고 세계사는 로마가 이룩한 지중해 세계의 통일을 불멸의 역사로 기록하고 있다.

로마 카톨릭은 프랑스와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 포르투갈은 물론이고 영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역사에 신라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천년역사를 이끌어냈다면 로마는 1천년의 세계사를 이끌었다.

로마에서 국경까지 연결하는 훌륭한 도로가 건설됐다. 이 도로는 원래 군사용이었지만 자연 통신과 교역의 발달을 가져왔다.

로마의 길은 영토확장의 개념 외에도 개방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거대 로마제국의 자신감은 군사력만이 아니었다. 정치, 경제, 문화, 신학 등 다방면에서 뛰어났고 역사는 건강한 시기의 로마를 ‘세계의 중심으로’ 기억되게 했다.

전쟁을 통해 로마가 영토를 확장했다면 그들의 영향력 있는 문화는 1천년의 국가를 이어갈 수 있었다.

길(개방)을 여는 것이 세계를 이끄는 문화적 힘의 원천이 됐다면 이웃 민족이나 흡수된 민족에게 영향력 있는 문화의 전파는 로마의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집단이 부패하면서 결국 로마도 몰락하고 만다.
어느 시대이든 그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영향력 있는 집단(리더)에서 나오고 영향력 있는 집단의 옳고 그름에 따라 성공 또는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도 그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영향력 있는 집단의 도덕성에 명운을 달리한다.


향수공장에서 향수냄새가 가죽공장에서 가죽냄새가 몸에 베어드는 것 같이 영향력을 미치는 집단, 여론주도층은 이렇듯 시민들에게 도덕적 기준이나 사회적 정의감을 저울질 할 수 있는 그 사회의 거울과 같은 존재가 된다.

사회를 마지막까지 지탱해야 하는 몫은 공직자를 포함한 시의원 등 지역의 영향력 있는 리더 그룹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사회는 특별히 공직자와 이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불신을 일으키는 많은 사건속에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리더들과 공직자들의 결탁이 한 몫 거들고 있다.

지금 거제시도 공무원이 부패의 근원인 뇌물을 받아 구속되고 지역인사들까지 부정부패와 결탁, 사법처리를 당하고 있다.
일부시민들은 부동산 전매, 알박기, 토지브로커 행위를 통해 사기범 수준의 부당이득을 챙겨도 죄성을 느끼지 못하는 심각한 세태를 보이고 있다.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연못은 썩게 되고 더러워진 거울은 세상을 왜곡한다. 태양이 빛을 잃으면 음지식물이 틈새를 비집고 자라기 마련이다. 사회의 여론을 이끌어 나가야 할 각 분야의 리더들과 공무원이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다면 앞으로도 더 이상 거제의 미래는 없다.


자치단체의 수준을 알려면 그 곳의 공무원을 만나보라는 말이 있다. 특히 거제는 길이 열리는 변화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조선업과 관광산업을 거제발전의 명운으로 걸고 있을 만큼, 급속한 도시개발과 거제로의 접근성의 변화는 많은 사람들을 거제로 불러들이고 있다.


영향력 있는 리더그룹이 화합을 저해하며 올바른 여론을 가로막는 잡초를 뽑는 노력을 하지 않고 공직자들이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면 거제만의 영향력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특히 행정은 올바른 여론형성과 시민들의 본보기가 될 공무원들이 죄성에 둔감해지지 않도록 새로운 시스템의 변화를 꾀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서용찬 기자 ycseo@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