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거제시 인사 내정자가 발표됐다.
‘혹시나’ 가 ‘역시나’ 였다.
원용진 수산과장이 국장 승진과 함께 7월 1일자로 사회산업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강수명, 옥충표, 김경률, 김종천 계장이 과장으로 승진됐다.

4급 국장승진을 낙관했다 인사항명(?) 파동을 불러일으켰던 주모과장은 옥포2동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인사는 ‘퇴근길 소주방’에 들린 촌부에서 부터 변방말직 공무원까지 “인사예고 전부터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는 평이다.

요즘 ‘로또’ 열풍에 이어 각종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맞추는 ‘스포츠 토토’ 가 인기다.
거제시 인사예고 직후 <모닝뉴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수산직 국장의 등장에서부터 담담하게 4급과 5급 승진 예상자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7급에서 6급 승진내정자 중 한명도 거론했다. 사무관 승진예정자의 이니셜은 O,K,K,K 그리고 그들의 성향과 왜 승진될 것인지 이유 등을 나름대로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토토’ 당첨처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한가지 부연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인사 후유증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번인사는 김시장의 완전한 공직장악을 의미하며 공무원을 상대로 거둔 퍼팩트한 승리라고 단언했다.

거제시 인구증가로 인한 1국 신설, 신현읍 분동, 공로연수 등 2008년까지 2명의 국장과 십 수명의 사무관 승진이 예상되는, “천년에 한번 만난다”는 ‘천재일우’를 앞두고 있는 거제시 공무원들로서는 누구도 김 시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할 처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록 퇴직을 눈앞에 둔 고참사무관들의 분(憤)이 있었지만 당분간 김 시장의 독주를 막기 어렵게 됐다” 는 설명이었다.

“인사의 호불호는 있기 마련이다. 승진할 사람이 승진했다” 는 이야기와 함께 “공직의 유연함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4년 동안 김 시장의 눈에 잘 들어야 하는 것이 우선인데 어쩌겠느냐” 고 푸념이 들린다.

김 시장의 인사가 공직을 유연하게 하고 공무원 스스로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인사라면 독단이 아니라 바른 판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 는 말이 있다. 당당하지 못한, 자존감을 잃어버린 공직의 경직은 시장의 무능을 넘어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시민들을 4년 동안 불행하게 만든다.

공무원은 시장의 부하직원이 아니라 국가 또는 공공단체와 공법상 지위아래 공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공직자는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 라고 규정하고 있다.

승진도 마땅히 국민에 대한 봉사자,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의 몫이 돼야 한다. 그래야 거제시 공무원이 당당해지고 거제시민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김한겸 시장, 시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시장에 당선된 만큼 인사 다해놓고 선심 쓰 듯 주요보직 직원투표 등의 전시행정 대신 진정한 시민의 대표자로서 거제시정 책임자로서 대한민국의 모범이 되는 시장이 되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