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내리고 꿀찜한데(먹고 싶다) 오늘 뭘로 한끼 때우나.
회사원 K씨, 점심시간, 저녁시간, 때마다 고민이다. 간단히 짜장면이나 우동 한그릇이면 걱정 없지만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에 시내로 나선 것이 화근. 시내 여기저기 기웃기웃해보지만 적당한 먹거리 찾기가 어렵다.

메뉴라야 식당마다 엇 비슷하고 그 값이 그 값이라는 생각이야 들지만 정확히 가격을 아는 음식은 거의 없다. 여럿 다닐때는 몰랐는데 막상 혼자 식당을 찾으려니 돼지국밥 한 그릇이 얼마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K모씨, 지난해 피서철 거제시 모 면에 출장 갔다 점심시간에 겪었던 황당한 경험에 아직도 몸서리친다. 식당 입구에 장어탕이라고 쓰여 있어 대수롭지 않게 한 그릇 주문한 것이 화근.

물 한잔 다 마셔도 장어탕은 나오지 않았고 “살아있는 것 잡으니 좀 기다려야 한다”며 한참을 허기지게 했던 주인, 그 아주머니 손에는 기어이 장정 몇이 먹고 남을 3만원짜리 장어탕이 들려있었다고 했다.

식당주인에게 항의했더니 “제수없다”며 앉은자리에서 소금벼락 맞고 황급히 식당을 빠져나왔다는 K씨. 메뉴판에 가격이 없어 빚어진 일이라고 하지만 황당 그 자체다. K씨 웬만하면 식당안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정확히 가격을 알아 볼 수 있는 가격표를 달아야 한다고 했다.

K씨의 주장에 한 식당주인 “K씨가 재수가 없었다. 아마 피서철이라고 한 것 보니 그 음식점 주인 한철 장사를 노리고 노골적으로 바가지 씌우려했던 것 같다. 하지만 K씨가 말한 것처럼 가게입구에 음식값을 표시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웬만한 음식값은 식당마다 동일한데 값이 달라질때마다 인테리어를 다시 할 수 없지 않느냐” 고 말했다.

오늘도 점심시간 주린배를 채우기 위해 이 식당 저 식당 기웃 기웃 보지만 메뉴에 가격 따로 적힌 가게는 없고, 식당도 자율경쟁이듯 음식의 선택권은 손님에게 있어야 한다. K씨의 주장처럼 가격표가 식당입구 메뉴와 함께 적혀있다면 어떨까.

식당입구에 국밥 한 그릇 5천원, 된장찌개 5천원, 김치찌개 5천원, 김밥1줄 천원 등 가격표가 붙기 시작하면 식당마다 자랑이 될 만한 음식과 다양한 가격대의 음식을 소개하는 등 오히려 손님을 위한 더욱 공격적인 서비스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머니 사정이 딱 하디 딱하나 허기는 면해야 겠고 이 식당 저 식당 문 열어 “그 얼마요” 하며 기웃 기웃 할 수도 없으니 ... 웬만하면 거제에서는 식당밖에서 볼 수 있는 가격표 그 까짓것 한번 달~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