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설립목적을 가진 거제지역 몇 몇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거제시민의 이름을 빌린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가 출범한다.

‘연대협의회’는 거제지역 문제뿐만 아니라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노동 교육 통일 여성 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제반 문제들을 사안별 또는 효율적으로 공동 대응하며, 대응방식에 있어서도 시민운동의 건강성, 보편성, 합리성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연대(連帶)란 여럿이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진다든지 한 덩어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개별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이나 특정사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일시적인 ‘연대’ 를 결성하는 경우는 흔히 있다. 공익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한시적인 연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분화(分化)한 서로 다른 이념을 갖고 조직이나 활동면에서 자율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돼야 할 시민단체들이 일시적이 아닌 ‘연대기구’를 상설화 한다는 점은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념과 설립목적이 유사한 시민단체라면 오히려 내부적 ‘동맹(同盟)’이 바람직하다. 동맹은 같은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요적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란 시민을 회원으로 하며 그 설립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설립취지에 걸 맞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는 것이 옳다. 시민단체들이 상설기구화를 통한 ‘연대’와 ‘동맹’ 등의 옥상옥을 만드는 논의를 반가워할 수 많은 없다.

거제지역에서 연대를 추진한 단체는 거제YMCA, 거제YWCA, 거제경실련, 거제여성회, 거제농민회, 민주노총 거제시협의회 등 6개 단체로 이들 단체들은 태생부터 다르다.

연대기구 상설화를 통한 시민단체의 세력화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연대’란 시민단체들이 특정사안에 공동으로 대처, 그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 또는 차선의 수단이지 상설화가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단체활동이 극히 미약하고 유명무실해져 뇌사상태에 빠져있는 시민단체들이 생존하기 위한 대외홍보용 전략사업으로 시민적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연대를 택해 사회적 영향력을 되찾으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대’ 와 ‘동맹’ 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시민단체는 사 단체와 달리 아무렇게나 해쳐 모이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연대라는 이름을 네세워 필요에 따라 함부로 몸을 굴리는 저급한 이익단체나 이권. 세력단체로 전락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라는 거창한 이름이 시민들로부터 가뜩이나 시민단체가 착근하기 힘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순수한 사명감으로 일하는 다른 시민단체들의 위상에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거나 시민단체의 대표성을 도둑질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이 없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