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제지역 정가가 한바탕 요동칠 태세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주요인물들이 한나라당 공천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에서는 한나라당 김기춘 현 의원(68)을 제외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4명의 정치인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내년 총선과 2년 후가 될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전에서 서로 격돌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거제시에서 한나라당은 지난 10년동안 야당이면서 여당 대접을 받았다. 거제는 한나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도시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4인방은 권민호 경남도의회 의원,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53), YS차남 김현철씨(49), 진성진 변호사(47), 윤영 전 거제시 부시장(52)이다.

이들 가운데 당적이 있는 인사는 권민호 도의원과 진성진 변호사, 그리고 윤영 전 거제시부시장이며 김현철씨와 김한표 전 서장은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본선을 치루기 위해서는 김기춘 현 의원의 아성을 뛰어넘어야 한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거제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권민호 도의원은 최근 이명박계 당내 핵심 인사에게 자신의 거취를 밝혔다.
그는 출마보다 실리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정가에서는 권의원이 향후 총선후보 공천에 케스팅 보드를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을 통해 당내 입지를 굳힌 권의원은 차기 단체장 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심정적으로 김기춘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권의원이 김의원의 입각(入閣)이라는 경우의 수를 대비, 후계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월 26일 현재 거제시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한나라당 인사로는 진성진 변호사가 유일하다. 진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예비후보 특별보좌역과 경남 선대위 법률지원부단장을 맡았다.

진 변호사는 변호사 사무실 아래층에 예비후보사무실 간판을 내걸었다. 26일 후원회 신고와 함께 내달 8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내년 한나라당 공천이 경선이냐 전략공천이냐에 따라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당내 핵심권력에 얼마나 근접했느냐 도 진 변호사의 공천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는 잣대다.

김현철씨는 내달 11일 열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팔순잔치 후에 거제를 방문, 총선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YS와 이명박 당선자와의 인연, 경선과 대선과정에 YS라인을 통해 적지 않은 역할을 해낸 것으로 알려져 측근들은 전략공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계산악회 경남회장, 6.3동지회 경남부회장을 맡아 대선을 치룬 윤영 전 거제시부시장도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표명에는 신중한 태도다.
“공천의 방향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고 판단한다” 는 윤 전 부시장은 자신의 정치진로를 신중하게 점검하고 있다.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김 전서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출마의사를 밝혔다. 오는 4일 웨딩블랑에서 ‘다시 일어선다’는 제목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김 전서장은 이번 대선에서 MB사랑 등 유관단체가 모인 선진국민연대 거제연대 상임대표를 맡았다.

4인방 가운데 공천경쟁에서 권민호 도의원이 가장 여유로운 행보다. 전장에서 한 발 물러서 관전할 요량이다. 전략공천 구도에서는 김기춘 의원과 김현철씨의 경쟁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춘 의원 대 진성진 변호사와의 대결구도나 김현철 대 진성진 변호사의 구도도 세간의 주목을 끌만한 한나라당의 이벤트가 될 수 있다.

4선을 위한 고삐를 죄고 있는 김기춘 의원을 뛰어넘기 위해 거제에서는 누가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뛰어들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총선구도에는 이밖에도 김기호 한나라당 부대변인(47), 전도봉 전 해병대사령관(65)도 포함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