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은 민의를 고려하지 않은 멋대로 공천이다.”
“유권자들이 나서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

연일 한나라당의 공천결과를 거칠게 비판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고향 거제를 방문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첫 공식방문이다. 손명순 여사와 김기수 전 비서실장 등 수행원과 함께 고향을 방문한 YS는 19일 오후 삼성호텔에 도착, 고향방문 첫날은 별 다른 일정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김 전대통령 내외는 20일 오전 11시께 생가가 있는 장목면 대계마을에 도착, 선영을 찾았다.
선영에는 오는 4.9총선에 출마한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과 원용규 거제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나와 김 전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김 전대통령은 산길을 부축없이 오르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으며 부인 손명순 여사는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모처럼 밝은 모습이었다.
30분가량 선영에 머문 김 전 대통령 내외는 생가에 도착, 생가앞에서 두 내외의 방문을 반기는 마을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생가에 도착한 김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송백장청(松栢長靑·소나무와 잣나무는 길게 푸르다) 이라고 적었다. 송백장청은 사람에게는 장수를 의미하고 정치적으로는 모진풍파에도 지조를 잃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생가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제철인 숭어회와 매운탕, 대구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어 신명교회에서 10여분동안 예배를 드린 김 전 대통령은 귀향길에 오르기전 “한나라당의 공천이 잘 못됐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더 이상의 의미를 둘 것 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공천이 잘 못됐으니 말할 필요가 없고 저기 김한표 전 서장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해 김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인연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으로 보인다.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은 대통령 재임시절 가족경호 업무를 담당했었다.

한편 이날 김 전대통령을 수행한 김기수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거제에는 총선에 출마한 후보가 김한표 전서장 한명 뿐이냐" 며 정치인이자 대 선배 인 전직 대통령의 고향방문에 예의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비꼬듯 쓴소리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