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국어, 영어, 수학 등 5개 과목 중에서 특히 영어 성적의 격차가 지역별로 가장 심각하게 벌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어실력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격차, 소위 '잉글리쉬 디바이드(English Divide)'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서초구 등 강남 지역은 초등 6학년의 95%가 영어에서 '보통학력 이상'이었지만, 전남 곡성의 경우는 50%에 그쳐,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 하지만 국어나 수학 과목의 경우는 최고와 최저 지역 간 비율 차이가 30~ 35%포인트 수준으로 영어보단 낮았다.

결국 영어 교육의 사회적 인프라 격차가 영어 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설 영어학원 뿐만 아니라 원어민영어강사나 보조영어교사 수에서도 영어 성적 최상위권인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 등에 비해 지방이 압도적으로 적은 데서도 확인된다.

원어민강사 채용 전문업체 유에스워크(www.usawork.co.kr) 최창남 대표는 "영어 격차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정부가 농어촌 학교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최소한 농어촌 지역은 '1학교 2원어민 교사' 환경 조성 등 외국인강사 수도 늘리고 영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년도 대폭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조사 전체 초6의 2.4%인 1만5천명, 중3의 10.4%인 6만9천명, 고1의 9.0%인 4만4000명이 기초 학력 미달자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