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화와 토론문화의 창달을
국회의 난투극을 보고
거제옥포고등학교 교장 윤동석
거제옥포고등학교 교장 윤동석
작성 : 2009년 07월 31일(금) 11:26 가+가-
지난 7월 22일 하루를 바쁜 일정을 보내다 저녁 늦게 TV를 켜보니 입법기관의 국회에서 최악의 난투극 속에 법을 만든 비극적인 뉴스가 나왔다.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 야당의 원천무효주장’ ‘끌어내’ ‘못 비켜....’ 여야 의원 등 500여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속에서 폭설과 욕설이 난무한 난투극이 일어난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되어 지루하게 이어온 미디어법 입법공방은 얼마나 대화와 토론이 부족하여 일어났는지 국민 앞에 보여준 결과라 볼 수 있다.
뉴스장면을 보고 세계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쇠망치, 전기톱, 소화기가 등장한 과거 국회의 폭력, 폭행 장면을 또 연상케 하면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토론학습에는 어떠한 영향이 미칠까 안타깝기만 하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실시하는 전인교육으로 학급회의나 전교 학생회의도 얼마나 중요한가가 생각이 든다.
요즘 사회가 다양해지고 전문화 될수록 토론 문제를 풀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100분 토론을 즐겨 보지만 본인은 어느 쪽이 유리하고 불리하다고 판단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양쪽의 주장이 강해서 일까.
문제점이 있으면 그 문제 해결에 대한 토론이 이어져야 할 것이고 또 상대방의 의견도 수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어떤 문제점에 대하여 그에 관련된 정보, 지식, 의견을 가능한 모두 교환한 뒤 이를 토대로 분석 검토하여야 최선의 해결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많은 분야에서 주어진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서로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대화와 토론의 기술이며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민주시민의 문화라고 본다.
우연히 지난 자료를 뒤적이다 발견한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고 강한 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이 배워야 할 최고가 아닌 분야들로 30개의 사례를 선정해서 보도한 것이다. 함부로 쓰레기를 버렸다가 1000달러의 벌금을 무는 싱가포르, 한국의 안되는 게 없는 다기능 휴대전화, 점심식사 뒤 짧은 낮잠 문화를 가진 대만 등의 흥미로운 사례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프랑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토론문화를 가졌다는 점이다.
프랑스인의 끝없는 논쟁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된다고 한다.
논쟁은 상대방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하며 진지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암기식 . 주입식 위주의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는 어렸을 적부터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초등학교부터 교사의 일방적인 교과서 전달식 수업이 아니라 토론식 수업에 체질화 되어 있다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자유스런 표현으로 대화와 토론문화가 몸에 배이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고등학교까지는 정해진 해답과 완벽한 암기력에 충실하면 우수한 학생이 될 확률이 크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만 가도 토론을 중시한답시고 수업시간에 토론을 유도해 보지만 몸에 익숙치 않은 까닭으로 토론다운 토론보단 서로의 주장에 중심이 되는 100분 토론처럼 변해 버리고 만다. 토론식 교육방식을 접하고 실시하는 프랑스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그나마 필자가 학교 다닐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 학급회나 학생회가 좀 진지한 편이지만 요즘처럼 교육이 성적 일변도로 교육열이 최고조로 달한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여유 있는 자치생활이 점차 사라지는 경향은 정말 안타깝다.
학급 자치회 시간에 교사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본다. 토론의 장이 되어 장단점을 토론하고 문제점을 찾아 토론한다면 학생들도 성숙된 민주 시민정신이 몸에 배일 것이다.
학급회의나 학생회가 학생 자신들의 잘못도 토론하게 하여 서로의 언쟁으로 주장을 내세워 의견을 수렴하는 법도, 자신의 주장을 포기하는 법도, 비판적인 사고도 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거제옥포고등학교는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의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학교 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도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기 잘못을 변론도 할 수 있고 증인의 진술도 들어 학생의 잘못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돕는 토론장으로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학생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선생님은 대화와 토론중심의 수업이 활성화 되어야 하고 학생과 교사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대화와 토론으로 활짝 꽃피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토론이 체질화 되어 오늘날과 같이 국회의 난장판이나 대화 없는 노사관계의 사회가 없는 국민 문화 수준을 기대해 본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 야당의 원천무효주장’ ‘끌어내’ ‘못 비켜....’ 여야 의원 등 500여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속에서 폭설과 욕설이 난무한 난투극이 일어난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되어 지루하게 이어온 미디어법 입법공방은 얼마나 대화와 토론이 부족하여 일어났는지 국민 앞에 보여준 결과라 볼 수 있다.
뉴스장면을 보고 세계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쇠망치, 전기톱, 소화기가 등장한 과거 국회의 폭력, 폭행 장면을 또 연상케 하면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토론학습에는 어떠한 영향이 미칠까 안타깝기만 하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실시하는 전인교육으로 학급회의나 전교 학생회의도 얼마나 중요한가가 생각이 든다.
요즘 사회가 다양해지고 전문화 될수록 토론 문제를 풀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100분 토론을 즐겨 보지만 본인은 어느 쪽이 유리하고 불리하다고 판단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양쪽의 주장이 강해서 일까.
문제점이 있으면 그 문제 해결에 대한 토론이 이어져야 할 것이고 또 상대방의 의견도 수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어떤 문제점에 대하여 그에 관련된 정보, 지식, 의견을 가능한 모두 교환한 뒤 이를 토대로 분석 검토하여야 최선의 해결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많은 분야에서 주어진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서로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대화와 토론의 기술이며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민주시민의 문화라고 본다.
우연히 지난 자료를 뒤적이다 발견한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고 강한 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이 배워야 할 최고가 아닌 분야들로 30개의 사례를 선정해서 보도한 것이다. 함부로 쓰레기를 버렸다가 1000달러의 벌금을 무는 싱가포르, 한국의 안되는 게 없는 다기능 휴대전화, 점심식사 뒤 짧은 낮잠 문화를 가진 대만 등의 흥미로운 사례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프랑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토론문화를 가졌다는 점이다.
프랑스인의 끝없는 논쟁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된다고 한다.
논쟁은 상대방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하며 진지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암기식 . 주입식 위주의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는 어렸을 적부터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초등학교부터 교사의 일방적인 교과서 전달식 수업이 아니라 토론식 수업에 체질화 되어 있다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자유스런 표현으로 대화와 토론문화가 몸에 배이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고등학교까지는 정해진 해답과 완벽한 암기력에 충실하면 우수한 학생이 될 확률이 크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만 가도 토론을 중시한답시고 수업시간에 토론을 유도해 보지만 몸에 익숙치 않은 까닭으로 토론다운 토론보단 서로의 주장에 중심이 되는 100분 토론처럼 변해 버리고 만다. 토론식 교육방식을 접하고 실시하는 프랑스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그나마 필자가 학교 다닐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 학급회나 학생회가 좀 진지한 편이지만 요즘처럼 교육이 성적 일변도로 교육열이 최고조로 달한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여유 있는 자치생활이 점차 사라지는 경향은 정말 안타깝다.
학급 자치회 시간에 교사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본다. 토론의 장이 되어 장단점을 토론하고 문제점을 찾아 토론한다면 학생들도 성숙된 민주 시민정신이 몸에 배일 것이다.
학급회의나 학생회가 학생 자신들의 잘못도 토론하게 하여 서로의 언쟁으로 주장을 내세워 의견을 수렴하는 법도, 자신의 주장을 포기하는 법도, 비판적인 사고도 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거제옥포고등학교는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의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학교 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도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기 잘못을 변론도 할 수 있고 증인의 진술도 들어 학생의 잘못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돕는 토론장으로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학생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선생님은 대화와 토론중심의 수업이 활성화 되어야 하고 학생과 교사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대화와 토론으로 활짝 꽃피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토론이 체질화 되어 오늘날과 같이 국회의 난장판이나 대화 없는 노사관계의 사회가 없는 국민 문화 수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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