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신입 채용을 할 계획이 있으나 채용규모는 지난 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프리미엄 취업포털 커리어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0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전화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327개 사) 중 61.1%(200개 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15.0%(49개 사), 올해 대졸 신입 채용이 없다는 기업은 23.9%(78개 사)를 차지했다.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278개 사)이 밝힌 채용규모는 총 2만1천8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채용인원(2만2천743명)보다 3.9% 감소한 수치이다.

지난 해 12월 자사가 매출액 1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의 경우, 작년 대비 올해 채용규모는 4.5% 증가했었다. 이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 감소세를 보인 것은 매출액 100위권 밖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대비 채용증감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업이 51.4%(143개 사)로 가장 많았다. ‘감소할 것’이라는 기업은 22.7%(63개 사)로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 16.9%(47개 사)보다 높았다. ‘미정’은 9.0%(25개 사) 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정보통신’이 7천479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 금융(2천909명) ▲ 조선·중공업(2천70명) ▲ 석유화학·가스(1천710명) ▲ 건설(1천509명) ▲ 자동차(1천440명) ▲ 식품·외식(1천266명) ▲ 유통·무역(1천221명) ▲ 제조 및 기타(1천44명) ▲ 기계·철강(552명) ▲ 공기업(376명) ▲ 운송(285명) 순이었다.

지난 해와 비교해보면 ‘건설’ 분야가 7.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자동차(+3.6%) ▲ 전기전자·정보통신(+2.5%) ▲ 식품·외식(+1.0%)도 작년에 비해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들은 지난 해보다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운송’이 20.1%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외에도 ▲ 공기업(-14.4%) ▲ 유통·무역(-14.1%) ▲ 조선·중공업(-11.5%) 등이 있었다.

채용시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9월’이 28.0%(56개 사)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 10월 19.0%(38개 사) ▲ 3월 13.0%(26개 사) ▲ 5월 10.0%(20개 사) ▲ 4월 5.5%(11개 사) ▲ 1월 4.5%(9개 사) ▲ 6월 4.0%(8개 사) 순이었다. ‘채용시기가 미정’이라는 응답은 23.0%(46개 사), ‘수시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도 13.5%(27개 사)를 차지했다.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상위 대기업을 제외한 주요 기업들은 아직까지 쉽게 채용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고용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기업들의 채용규모도 당초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010년 업종별, 기업별 채용전망

건설, 전기전자·정보통신, 식품·외식 채용 호조

건설업은 지난 해 경기불황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해외건설 시장 수주와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채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 200여 명을 채용한다. 한라건설도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채용을 실시한다. 채용인원은 아직 미정이나 작년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전년 대비 채용규모도 전체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올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대졸 신규인력을 채용한다. 규모는 지난 해(70명)보다 다소 늘어난 100여 명을 뽑는다.

경기회복으로 인한 소비지출이 늘어나면서 식품·외식 부문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을 포함한 CJ그룹은 3월과 9월경에 대졸 신입 채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채용 규모는 전년도 대비 30% 증가한 400명 정도이다. 해태제과식품은 그룹 공채를 통해 상·하반기에 각각 80명씩 총 160명을 뽑는다. 오리온은 올 상·하반기 합쳐 2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지난 해 88명을 채용한 오뚜기는 올해 100여 명으로 채용인원을 늘린다.

운송, 공기업, 조선·중공업 채용문은 여전히 좁을 듯

운송 및 조선·중공업 분야는 새해가 되면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채용시장까지 영향을 주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송 업종 중 해운 분야의 경우 대부분 올해 채용이 없거나 미정인 상태이다. STX팬오션은 올해 채용계획이 있으나 규모는 미정이다. 지난 해는 상·하반기 합해 50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는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은 7월 중에 인턴사원을 선발한다. 인턴십 기간 중 평가 우수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채용규모는 미정이다.

공기업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취업문이 좁을 전망이다. 원전수출에 힘입어 신규채용을 진행 중인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으로 선정된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기업선진화 방안에 따라 올해 신입 채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