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에게는 극적인 승부였다. 4선도의원과 재선시장 경력의 김한겸 시장의 3선 도전 의지는 확고했지만 거제시민들의 선택은 달랐다.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통상 선거캠프에서는 서로 앞선 결과를 발표한다. 선거전에서 상대후보보다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전은 달랐다. 김시장과 권민호 공천자,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압축된 한나라당 거제시장 여론조사결과는 김 시장이 우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발표됐다. 권민호 공천자와 유승화 예비후보도 김시장이 앞서고 있고 자신들이 그 뒤를 추격중이라고 발표했다.

지역정가에서도 변수가 없는 한 김시장이 공천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같은 선거전의 흐름은 한순간에 뒤 바뀌었다. 지난 24일 유승화 예비후보가 경선에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변수가 생겼다. 경선을 포기한 유승화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라는 갈림길에서 장고 중이다.

권민호 후보는 유승화 후보의 경선참여 포기 자체가 하늘이 준 승부처가 됐다. 한나라당 거제시장 경선은 한순간에 박빙의 조합을 만들어냈고 권 예비후보에게 공천이 돌아갔다. 지역정가에서는 “김 시장의 관운이 이제는 권 전의원에게 옮겨갔다” 는 소문이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이번 한나라당 공천이 윤영코드를 완성해 당의 결속을 다잡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당내 인사는 “한나라당 시장후보경선이 윤영코드를 완성시키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적 연적인 김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권, 유 두사람 중 한사람이 경선을 포기하는 것인데 유승화 예비후보의 전략적 선택(?)이 결과적으로 윤 의원을 살렸다” 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전의 판세를 뒤바꾼 유승화 예비후보, 그가 경선을 포기한 배경은 무엇일까. 단순 지지도에서 뒤지는 상황에서 경선참여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유 예비후보는 “한나라당의 경선방식인 단순 지지도 비교가 불공정 하다” 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세 사람의 한나라당 공천 경쟁자 가운데 경선포기를 전략으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유승화 예비후보였다” 는 분석이다.

유승화 예비후보 진영에서는 “경선포기를 통해 무소속 출마의 길을 터 놓은데다 김시장이 탈락한 거제시장 선거전은 지난 국회의원선거와 시장 선거전에서 무소속 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예를 들며 무소속 후보 연대 등이 성사된다면 오히려 해 볼만 하다” 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편 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 시장은 30일 “이번 선거가 나에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경우라도 승복하겠다는 각오로 무소속 출마를 접고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했다. 후회는 없다. 나를 도와준 분들의 은혜는 잊지 않겠다” 는 말을 남겼다고 측근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