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화그룹 본사 압수수색 과정서 검찰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인 한화그룹측 용역직원 고모씨(54) 등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수철)는 검찰의 압수수색 단계에서 폭력이 행사된 것이 이례적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고씨 등 폭행사건 관련자들이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어 더 이상의 소환조사는 무의미하다고 판단, 그동안 확보한 진술과 증거 등을 바탕으로 영장 청구 인원을 확정했다.

검찰은 고씨 등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빌딩 1층 로비에서 영장을 제시하고 신분을 밝힌 검찰 수사관들의 진입을 막고 몸싸움을 벌여 수사관 5명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또 수사관의 멱살을 잡거나 손가락을 꺾어 여성 수사관을 밀어 바닥에 넘어 뜨려 허리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해서는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권을 무시한 행위"라며 "정당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른 것은 기본적인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 당시 압수수색 영장을 2회 제시했고 수사관이 신분을 밝혔는데도 폭행했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변명은 군색하며 관리책임자인 한화그룹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빠르면 19일 오후 고씨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증권 사옥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20~30상자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한화그룹이 한화증권 차명 계좌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김승연 한화 회장과 친인척 등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