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10일 불법사찰 논란·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등과 관련, "지난 6·2 지방선거와 같이 정부가 적당히 넘어가는 일에 대한 대가는 한나라당이 고스란히 치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세상에 적당히 넘어가는 일이란 없고 넘어가는 것 같지만 차곡차곡 쌓여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고 만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요즘 검찰과 정부가 하는 일이 거의 국민을 농락하는 수준"이라며 "마치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면서 그때도 정치인들이 이렇게 무기력하지는 않았을 텐데,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전당대회 이후 우리 모두가 '당 중심의 국정운영'이라는 말을 했다"며 "처음에는 그렇게 가는듯 하다가 지금은 당 중심은 커녕, 당이 정부에 끌려다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정권재창출은 어려워진다"며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심판하기 전에 당원들이 당지도부를 심판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정 최고위원의 비판적 발언이 계속되자 안상수 대표는 이를 제지하며 "발언을 신중히 해주기 바란다.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닌다'는 발언은 우리를 모독하는 것이고 국민들이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