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방송 3사는 연말이면 어김없이 연예대상, 연기대상 시상식을 방송한다. 한 해를 정리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2010년에도 고질병이 도졌다. 공동수상이 남발됐다. 특히 MBC 연기대상은 대상마저 둘로 쪼갰다. 한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 2명이 나온 꼴이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드라마가 많았고, 발군의 연기력을 뽐낸 탤런트 또한 많았다는 해명이다. 방송사로서는 자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준 남녀들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물론 방송사 생각일 뿐이다. 공동수상 선심을 시청자가 이해해야 할 까닭은 없다. 쌍방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을 일부러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상식은 지상파를 타고 방송된다. 공공재를 집안잔치에 쓰고 있는 셈이다.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고, 자사 강당같은 데서 치르는 행사가 아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시상식은 일종의 배임이요, 전파횡령이라고 할 수도 있다.

네티즌 투표로 뽑는 베스트 커플상, 인기상, 올해의 프로그램상 정도를 빼면 시상기준은 성글기만 하다. 데뷔 5~8년이 된 탤런트에게 신인상을 안기며 상식 파괴자를 자처한다. 후보자 선정기준이 무엇인지, 방송사 스스로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할 지경이다. 자사에 대한 기여도를 대충 따지는 듯하다. 시청률, 해외판매수입, 방송 중인 드라마 시청률에 보탬주기 등이 기준이라면 기준인 지도 모르겠다.

지상파 3사 시상식을 통합해야 한다는 시청자, 즉 소비자들의 요구는 2010년에도 그렇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