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세워진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 철거요구에 이어 이번에는 현직 시의원이 직접 1인시위에 나섰다.

옥영문 시의원(무소속)이 9일 오전 10시부터 최근 친일행적으로 논란이 된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를 요청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옥 의원은 김백일 장군 동상 앞에서 ‘역사는 바로 서야 한다. 역사는 바로 알려져야 한다. 아픔과 교육의, 역사의 장소에 왠 친일파’ 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옥의원은 시의회 회기 중에는 의원 활동을 하고 없는 날에는 철거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옥 의원은 “거제시 행정, 거제시의회, 언론 등이 동상 건립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김백일 장군의 친일행적이 밝혀진 이상 시의원으로써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반만년의 민족 역사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현대사의 산업화 민주화도 민족의 저력으로 이룬 성과다. 역사적 사실(史實)의 평가는 단호하고 냉철하게 평가해야지 그냥 쉽사리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옥영문 시의원의 1인 시위에 함께 한 진영세 서예가 (민족문제연구소 회원) 는 “동상이라는 것은 후세의 귀감을 삼기 위해서 세우는 것인데, 민족적이며 역사적으로 흠결이 있는 사람 동상을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사)흥남철수작전 기념사업회는 지난달 27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 흥남철수작전기념탑 앞에서 ‘흥남철수작전 유공자 추모제 및 고 김백일 장군 동상제막식’을 가졌다.

기념사업회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과정에서 반대하는 미군을 설득해 피난민 10만여 명을 배에 태워 남하시킨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상건립을 추진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는 ‘김백일(본명 김찬규) 장군을 간도특설대 소속 군인으로 항일무장세력을 진압하는 활동을 지휘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김백일 장군의 동상이 세워지자 거제시도 인물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경실련과 YMCA 등 거제지역 9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명백한 친일인사의 동상을 시민합의나 의견수렴 없이 대표관광지인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건립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아주장터 만세운동 등 지역 항일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도 “후일 흥남철수작전 등을 통해 공을 세웠다하더라도 그 일은 개인적인 속죄일뿐 항일영령들 앞에서 동상으로 세울만큼 중요한 인물은 아니다"고 반발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2일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 “김백일 장군의 친일행적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고,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철거하라는 주민이 많다. 이같은 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대책을 사업회측에서 제시해 달라”고 요구, 사실상 철거를 주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