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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시대(長壽時代) … 9988234
작성 : 2013년 03월 05일(화) 13:56 가+가-
거제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08년 10월 부친상을 당했다.

고령의 김홍조 옹(翁)이 별세하신 것이다.

젊었을 때 고인의 멸치어장에 자주 갔다는 어느 분은 문상(問喪)을 다녀온 후 고인의 100년 가까운 생애를 이야기하며 장수시대(長壽時代)라고 하지만 김 대통령처럼 80대에 상주(喪主)가 되는 경우는 세상에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2006년 대한의사협회는 <5대(代)가족 찾기 켐페인>을 벌여 전국에서 26가족을 찾아냈다. 1세대는 모두 여성이었다. 즉 고조할머니만 있고 고조할아버지는 없었다.

3대가 함께 사는 경우는 전체의 2%에 불과했다.

한국 성인(成人)의 최빈(最頻) 사망 나이는 86세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의 사망위험을 비켜가면 거의 90세까지는 산다는 얘기다.

일본의 최빈 사망 나이는 93세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 통제되기 이전인 20세기 초반까지 인간의 평균 수명을 갉아먹는 최대 원인은 높은 영아사망률이었다.

그때는 자식을 많이 낳는 게 가족의 수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 세대의 나이 차는 여자가 수태 능력을 갖추는 나이인 18-20년과 같았다.

하지만 요즘 한 세대의 격차는 30년 이상으로 길어졌다.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진 탓이다. 이런 현상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고도 산업화로 젊은 세대의 독립시기가 늦어지는 것과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의료수준이 낮아서, 현대는 삶의 형태가 복잡해져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인생이 손자만 보고 끝난다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나 큰 전쟁이 끝나면 베이비붐이 온다. 생존의 불안은 다산(多産)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생활이 안정되면 출산율은 다시 감소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수명연구에서 소식(小食) 훈련으로 수명이 늘어난 쥐들은 자손 번식에 적극적이지 않다. 본래의 수명이 짧은 수명을 사는 쥐들은 열심히 교미하며 새끼를 많이 낳는데 ‘장수 쥐’들은 새끼를 적게 낳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의 세대지연은 삶의 길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서 오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8분의 1만 갖게 되는 증손자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열망이 시들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여성이 폐경으로 생식능력을 잃고도 30년을 더 사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

어찌됐건 장수사회로 갈수록 길게 늘어지는 3세대의 공존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세대간 소통과 통합이 더욱 절실한 이유이다.

장수시대(長壽時代)다.
보험사들은 이미 고객의 생애설계를 80세에서 100세로 바꾸고 있다. 노인 자식이 노인 부모를 부양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이 어느덧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9988234라고 했던가.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아프고 4(死)한다?

누가 만들어 낸 말인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표현이다.
병고(病苦)에 시달리며 여생을 힘겹게 연명하는 장수(長壽)가 아니라 팔팔하고 건강하게 사는 100세 시대.

우리의 염원이자 또한 과제인 것이다.
이삼순 칼럼위원 기사 더보기

sslee@ko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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