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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에 대한 우리들의 어리석음
작성 : 2013년 08월 01일(목) 09:05 가+가-
우리 인간은 쉽게 흥분하고 쉽게 잊는 본성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자연재해에서 강하게 그러함을 느낀다.

태풍으로 큰 강이 범람하고 천지가 물바다 같은 때에는 누구 없이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흔적이 지워지면 불과 수개월 전인데도 그 심각성을 대부분 망각해 버린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년 비슷한 피해를 반복적으로 입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재해 중 우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단연 태풍이다.

1904년부터 2011까지의 기록에 의하면,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해안에서 매년 30여개가 발생하여 평균 3회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고 이 중 91%가 7・8・9월에 발생하였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은 1959년 9월 추석날 새벽의 사라, 2002년 8월의 루사 그리고 2003년 9월의 매미태풍이었다.

모든 태풍은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태풍 루사를 주목(注目)하고자 한다. 2002년 8월 31일 오후 늦게 목포인근에 상륙한 루사는 한반도를 가로질러 북진하면서 강릉지역에 871mm의 폭우를 쏟아 놓았다.

우리나라 년 강수량 1,700mm의 절반을 웃도는 강수량을 불과 하룻만에 쏟아 부은 것이다. 주변 산들은 뼈대만 남고 표면의 흙은 모두 계곡으로 쓸려 내려갔다.

보통 일반사람들은 871mm(이하 일 강수량을 말함)의 위력을 잘 가늠하지 못한다. 과거 우리가 겪은 대부분의 폭우는 300mm 이하였다. 지난 태풍 매미의 경우도 남해안 바다에서는 410mm를 뿌렸지만 부산 육지부는 60mm에 불과하였다.

지금은 4대강 사업으로 재정비 되었지만 이전의 낙동강은 태풍으로 잦은 수해를 입었는데 본류 강이 범람하여 인근 농토 수십만 평이 물에 잠기는 경우도 모두 300mm 전후였다.

문제는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공포의 물폭탄이 근래에는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과 보름 전 중국 쓰촨성에서는 9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두장옌시(市) 일대를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원인을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과 대규모 숲의 파괴에서 오는 지구온난화에 두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온실효과는 대기 중의 수증기량을 증가시켜 매년 평균강수량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섬이나 해안지역 사람들에게는 매우 충격적이어서 생활 전반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거제시민도 재해를 쉽게 잊어버리는 우(遇)를 범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현상들에 매우 민감해야 한다고 본다.

가상적(假想的)으로 우리 거제지역에 800mm 강도의 폭우가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아찔해진다. 800mm는 고사하고 400mm 정도만 내려도 만조시(滿潮時)와 겹칠 경우 고현만 인근 모든 매립지역은 침수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또한 우리 주변 20도가 넘는 산비탈과 계곡부에 위치한 각종 건축물들은 모두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제라고 400mm 이상의 폭우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올해도 현재까지는 태풍이 없지만 다가오는 8․9월은 예상치 못한 태풍 1-2개는 올라온다고 봐야 한다. 우리 생활 주변서부터 기상이변(氣象異變)에 대비한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하겠다.

행정당국도 예방적 차원에서 지구온난화에 대비하여 각종 규정 내지 조례 등을 재정비해야 하겠으며 특히 거제와 같은 섬 지역에서의 대규모 개발사업은 재해에 대한 영향평가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유승화 칼럼위원 기사 더보기

shlyoo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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