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 거제대 겸임교수의 채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성단체는 김 교수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거제대학교 총동문회는 김 교수를 옹호하는 이례적인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김 교수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는 식의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5시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있는 신·변종 유사성매매업소인 일명 '립카페' 를 단속 중이던 경찰에 적발돼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김 교수는 성매매 재범방지 교육을 받는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창원지검 형사 2부 (변창범 부장검사)는 “김 전 의원의 성매매 업소 이용 혐의는 확인됐지만 초범인 점을 참작해 불기소했다” 고 밝혔었다.

검찰의 조건부 불기소 처분은 무죄(혐의없음)가 아니라 ‘유죄(기소유예)’이며 김 교수는 타 성매매 관련범죄자 와 마찬가지로 초범은 불기소하는 일반적인 처분을 받았다.

당시 김 교수는 거제시민이 기대하던 유력한 시장후보였고 도지사 야권후보 1순위로까지 거론됐다. 한때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도덕적 책임을 진다며 깨끗이 도의원직을 사퇴했다.

김 교수는 지금도 유력 시장후보군으로 지목되는 거제를 대표하는 공인이다. 이 때문에 거제대학교 교수임용 논란은 단순한 정치공세 보다 공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시민은 지역 정치인들이 높은 도덕적 신념의 소유자이기 바라고 있다. 김 교수의 지지자들이 도의원직 사퇴를 결행한 그에게서 위안을 받은 것도 그의 도덕적 판단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교수의 거제대 출강소식은 탄식을 불렀다. “왜 이렇게 일찍… 분란을 스스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자중하면 좋았을 것을 …” 하며 안타까워 했다.

“도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도 의원직까지 사퇴한 사람이 불과 몇 달 만에 대학강단에 선다는 것은 실망이다. 어떻게 교육을 정치보다 가볍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는 말들을 했다.

정치인의 양심과 학자적 양심을 논하기 이전에 김 교수의 거제대 출강은 여성단체의 반발을 불렀다.

“학문의 전당 대학은 윤리와 도덕이 튼실한 바탕이 되어야 하고, 인권과 인성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대학교가 대학의 권위를 스스로 훼철하고 학생들의 명예를 짓밟았다” 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거제대학은 거제시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명예를 훼손한 김해연 전 도의원의 임용을 철회하라” 고 촉구했다. 김 교수의 도덕적 자질을 다시 묻고 대학의 교수임용을 항의하는 성명이다.

이번에는 거제대학 총동문회가 김 교수를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한 번의 실수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힐난하기보다는 고향의 따뜻한 품으로 위로하고 어머니의 사랑으로 상처를 감싸주며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 전 의원이 유력정치인이기에 혹여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비화시키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 교수 사태가 정치적 음모 일지라도 달라질 것은 없는 상황이다.

정치는 약육강식이 작용하는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다. 권력의 최상층에 위치한 포식자이면서 동족간에도 살육을 일삼는 극악한 전장이다.

생태적 약점이 드러난 열성인자는 도태시킨다는 의미다. 허점을 드러낸 김 교수는 여권의 집중 사냥대상이기도 하지만 야권의 따돌림과 견제까지 받는 상황이 됐다.

한 야권인사는 김 교수가 내년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장 야권 무소속 단일후보 군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덕성 문제로 치명상을 입은 김 교수를 야권을 대표하는 후보로 내년 시장선거전에 내세울 수 없다는 견해다.

현재 김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유사성매매 업소 출입 문제가 불거졌을때에도 김 의원은 정치후견인들의 만류에도 도의원 직을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대학 교수로서 공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논란이 일면서 본의 아니게 학교와 학생들까지 자신의 추문(推問) 에서 자유롭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학자적 양심은 정치인 또는 개인의 양심보다 엄중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교수 스스로 면죄부를 논할 수 있는 자유로운 처지가 아니다. 지역여론도 김 교수에게 관용을 배풀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 중이다. 일부에서 말하는 생업을 위한 임용이라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김 교수가 정말 공인이라면 거제에 대학강단에 설 만한 자격있는 사람들이 부족해 자투리 시간이나마 후배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하는 교육기부 차원에서 강단에 서게됐다는 입장이라도 밝혔어야 했다.

유사성매매 업소 출입 사건은 정치적 음모론에 빌미가 됐다. 이는 김 교수 개인과 남은 정치여정에 영원한 핸디캡이며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시중에는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야권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김 교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자연 야권단일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내년 시장 선거출마설이 기정사실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김 교수가 정치적 재기를 묻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