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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해체 … 슬픈 자화상
작성 : 2013년 11월 05일(화) 13:16 가+가-
우리 사회에서 1-2인 가구가 전체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은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수명연장과 함께 결혼을 늦게하거나 아예 평생 홀로 사는 독신자가 늘고 이혼 증가와 출산감소가 겹쳐져 생긴 현상이다.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모여 살던 대가족이 부모와 자녀만의 핵가족으로 분열한 데 이어 이제 그 핵가족이 더 잘게 재분열(再分熱)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비중이 1980년 4.8%에서 2010년 23.9%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70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도 2005년 54.8만 가구에서 2010년, 5년만에 79.3만으로 45%나 늘어났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가족해체는 국민의 생활패턴까지 바꾸고 있다.

소형 가전제품과 1회용 생선회, 샐러드처럼 용량이 적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소형 임대주택 수요가 급증해 월세 전세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노인 자살율이 높아지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 사는 청소년들에 의한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가족이란 정서적 충격 흡수장치가 사라지거나 작동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혼자 사는 어느 여성(65세)은 최근 자신이 묻힐 여성 전용 공동묘를 20만엔을 주고 계약했다.

동생이 있긴 하지만 거의 연락이 끊긴데다 친하게 지내는 이웃도 없어 자신의 사후가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그가 계약한 공동묘지는 이미 300여 명이 등록을 했다. 공동묘는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해 유족을 대신해 유골을 관리해주는 묘지 시설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장례는 보통 3-7일장이다. 하지만 혼자 사는 독신가구가 30%를 넘어선 데다 가족과 지역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죽음을 슬퍼해줄 이웃도 친지도 없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사망에서 애도, 영결식, 화장 등으로 3-7일간 진행되는 전통적인 장례식 대신 곧바로 화장하는 직장(直蔣)이 대도시에서는 최대 30% 급증했다.

종교학자 야마오리 데쓰오씨는 최근 한 신문기고에서 “곧바로 화장하는 직장은 시신을 음식쓰레기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고령화와 가족해체로 인해 장례식을 치르는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본의 평균수명은 83세다. 부모가 세상을 떠날 나이가 되면 자녀들의 나이도 60세 넘는 경우가 많다. 그 나이가 되면 일반적으로 부모 장례식을 치를 경제적 여유가 없다.

이제 일본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죽었을 때 처리 절차와 계획을 스스로 적은 임종노트는 필수품이 됐다. 임종노트에는 장례절차, 유품처리방법, 매장 장소 등과 관련업체의 연락처 등이 기재되어 있다.

도쿄에서 65세 이상 독신 고령자가 자택에서 사망한 경우 가족이 발견한 사례는 34%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주택관리인, 사회복지사 등이 시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임종노트가 죽음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40-50대도 불안을 호소한다.

친구들이 있지만 그리 친하지 않고 부모는 돌아가셨고 형제들과도 친하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도요에이와 여자대학 하루키 이쿠미 교수는 “일본에서는 비록 친척 인척이 있어도 뭔가 부탁을 하면 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사후를 직접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눈 앞에 다가온 초고령화 사회.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삶의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혼자 쓸쓸하게 살아가다가 아무도 곁에서 임종을 지켜보는 이 없이 세상을 떠나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우리의 전통 가족제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삼순 칼럼위원 기사 더보기

sslee@ko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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