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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기] 물기 마르지 않은 단풍잎
작성 : 2018년 10월 15일(월) 12:59 가+가-
잎사귀를 버리지 않으며 훗날 나약한 삶을 살게 된다.

2018년 10월 13일, 하늘은 높고 바람은 부드러운 가을이다.

계절의 여왕은 5월이지만 나들이 가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드는 계절은 가을이다.

지난 여름 강렬한 태양을 받은 녹음의 400여 종, 어느새 울긋불긋 물들고 있다.

햇볕 비껴든 단풍나무와 계곡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그 배경으로 찰각 찰칵 사진을 찍어댄다.

소쇄(瀟灑; 맑고 깨끗함)길을 나란히 걸어오는 그들은 간혹 서로 얼굴을 바라봤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기라도 하는지 그들은 천천히 걸었다.


그들의 출발점이 나의 종착점이고, 나의 출발점이 여인의 종착지점이다. 어쩌면, ‘너와 나 전생’에 이 계곡에서 티격태격했을지도 모른다.

내 곁에 내린 단풍잎은 작별을 고한다.

산비탈을 타고 가파른 돌계단과 나무데크 계단을 지난 뒤 ‘천왕샘’에 도착했다.

‘천왕샘’ 물맛이 빼어났다, 다른 물과 섞이지 않아 맑은 빛깔을 간직한 채 수만 년을 흘러내렸다.

이 샘은 오랫동안 산 꾼 들의 물 보급 창고였다.

지리산 천왕봉(해발 1.915m)과 인연이 깊은 나는 등산객 반열에 오른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두둥실... 큰 일교차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날씨가 변화무상하다.

푸르렀던 나뭇잎이 온통 노랗고 빨강색으로 물들어 있고... 아름다운 바닷길로 이름난 한려수도는 많은 보석을 점점이 흩어놓은 듯하다.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정상 옆 바위틈에서 보온커피를 마셨다. 그 맛과 기쁨은 ‘아기’향이다.


천왕봉∼제석봉으로 내려가는 길섶에 떨어져 쌓인 융단처럼 고운 낙엽을 지르밟고, 땅속의 물이 얼어 흰 ‘서릿발’도 카메라렌즈에 담았다.

초록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유암폭포단풍이 근사하다. 물기 마르지 않은 단풍잎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도 간혹 보였다.

바람은 차게 느껴진다. 계곡단풍은 무진히 애를 써 봐도 미세한 바람에 엄마의 품을 떠나 발아래 구르고 있었다.

떨어지는 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잎사귀를 버리지 않으며 훗날 나약한 삶을 살게 된다.

* 누구는 버리고 누구는 줍는다.

나는 산행 중 산객들이 자주 쉬는 바위틈을 가끔 들여다본다. 온갖 쓰레기(알루미늄캔. 빈병. 물통. 과자봉지)로 병들어가고 있다.

산객들이 산에서 쉽게 버리는 쓰레기가 동식물들의 서식지 파괴와 생태계에 큰 고통을 안겨다 준다. (되가져가기로 합시다.)


그리고 결국 그 결과물은 먹이사슬 맨 위에 있는 우리의 몫이 된다. (우리 모두를 위해 환경보호를 하도록 노력합시다.)

앞에서 가래침을 캭 뱉고 지나가면 뒤따라가는 객은 그 행동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는 행위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인간이 왜 멋진 존재인가. 자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구성옥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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