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지난 10월 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정책을 발표했다.

거제시는 이를 통해 보편적인 지원을 확충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꿈과 미래를 펼치는 지역 사회를 조성함은 물론 보육 및 안전관리 인프라 확충을 통해 안심 보육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중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는 눈에 확 띄는 사업이 있다.

결혼과 임신에서부터 취학아동과 청소년 시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통하여 부모님들의 부담을 확 낮추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위해 임신부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예비·신혼부부의 건강검진 지원,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사립유치원 부모부담금 지원, 힐링 출산교실 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계획하거나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어린이집 원아들의 급간식비에 대한 지원은 빠져있다.

의회에 제출 된 내년 당초 예산안을 살펴보면 사립유치원 부모부담금 지원 명목으로 1인당 매월 5만원씩, 총금액 약 20억이 배정되어 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신규 사업이다. 지역 경제의 침체로 유아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영유아의 먹거리에 대한 지원 역시 교육비 지원 못지않게 중요함은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다. 사람은 먹어야 사는 법이고 특히 발달기와 성숙기에 있는 아이의 먹거리는 평생의 건강상태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거의 반나절을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한 끼의 급식과 간식이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는 의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거제 출신 옥은숙도의원도 이러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도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어린이집 급간식비를 인상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시·군 지자체는 지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가 있다.

지난 2009년에 책정된 하루분의 급간식비 1,745원은 10년이 지난 현실에 비추어보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에 이 부족분을 보조하기 위하여 경남도 내의 18개 시·군 지자체 중 14개 지자체가 1일 300원~7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표방하는 거제시는 내년에도 예산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거기다 직장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의 급간식비는 일반 어린이집의 급간식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결국, 영유아 시절부터 급간식의 차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거제시는 즉각 내년부터라도 어린이집 급간식비 지원금 예산을 확보하여 영유아의 밥이 차별받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하루 500원을 인상한다고 하면 사립유치원 학부모부담금 지원금의 5분의 1에 불과한 4~5억의 예산만 있으면 가능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돌봄을 받는 시기에 먹는 한 끼의 밥과 간식이 부실하여 성장과 발달에 지장이 초래된다면 인구 증가 정책이나 저출산 해결 정책은 모두 공염불이 될 것이다.

진정 우리 거제시를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 영유아들의 급간식비를 선 지원하여 먹거리 수준을 높이는 게 마땅하다. 거제시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조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