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 전국연맹은 24일 전국 60개 지역YMCA 이름으로 기초의원 정당공천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 및 각 정당 대표에게 전달했다.
한국YMCA 전국연맹은 이 의견서를 통해 지난 6월 30일 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가운데 기초의회의원의 정당공천 조항을 우리나라의 정당정치가 자리잡을때까지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선거법 재개정을 요구했다.
의견서는 국회의장, 국회행정자치위원회, 국회의원 전원과 4대 정당대표 및 정책위원장에게 전달됐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정당공천이 도입된다면 기초단체장 선거과정에서 확인된 중앙정당과 국회의원을 향한 줄 세우기와 지역개발정책 실행에서의 부패와 타락이 기초의회의원으로까지 확대돼 지방자치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기초의회의원선거 정당공천을 반대한다
주민들의 자치에 의해 지역권력을 배분하는 역할을 가진 지방자치제도가 전면적으로 도입된 지 10년의 시간이 넘었다. 10년의 시간동안 우리는 건강한 주민자치를 통해 지방분권과 지역정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앙정당의 민주적인 당과 지구당 운영이 검증되지 않는 한 기초의회의원의 정당공천만은 배제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체험하였다.
그동안 중앙정당의 공천과 내천으로 인해 지방자치선거가 지향해야하는 생활정치 이슈가 실종하고 생활정치 대변자를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특히 중앙정당에 의한 정쟁이 지역 생활정치 영역까지 전파돼 지역정치를 왜곡시킬 수 있으며, 기초의원 후보 공천과정에서 조직에 의존한 경선과 공천과정에서의 잡음등 비민주적인 형태가 확산되었다. 더불어 지방의원과 선거 후보자들이의 정당과 국회의원 눈치보기, 그리고 정당의 공천에 따라 공천된 후보에 대해서만 투표하게 됨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등 그 피해와 문제점이 정당공천의 장점보다도 더 많았음을 느끼게 되었다.
지역사회의 주인인 주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민주적인 결정을 체험케 할 지방정치가 도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부패와 타락을 부채질하고 지역의 개발업자와 지역부호들의 입김 속에 방치된 것은 민주적 운영을 체득하지 못한 채 지역구에 대한 지나친 관여와 정당의 지역정치인에 대한 줄 세우기 때문이었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6월30일 임시국회에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통과되어 그동안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정당공천을 금지하였던 기초의원 정당공천을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은 오히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국민적 비판을 면하지 못 할 것이다.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의 정당공천의 취지는 지역에서부터 유능한 인재들이 정치훈련을 받아 정치인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었지만, 과연 10년 동안 이러한 원칙이 결실을 맺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나마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자치와 지역권력의 분배에 대해 나름대로 시민적 관심이 증대하였지만, 현재의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정당공천이 도입된다면, 기초단체장 선거과정에서 확인된 중앙정당과 국회의원을 향한 줄 세우기와 지역개발정책 실행에서의 부패와 타락은 기초의회의원까지 확대되면서, 지방자치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곧바로 우리사회 전체의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으로 더욱더 고착화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 정당정치와 지역정치인들의 정치활동과정을 올바로 직시할 때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이 실시된다면 그나마 정치신인의 자유로운 등장과 올바른 도덕적인 활동은 정당공천이 전면화된 조건속에서는 도저히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될것이다.
특히 특정지역에 과도하게 발현된 특정정당 중심의 지역정치는 공천과정에서 공천헌금과 정치자금 문제를 더욱더 난잡하게 할것이며, 이는 정당정치의 장점인 지역정치지망생들이 풀뿌리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민과 지역을 섬기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중앙정치로의 진출을 이루어 중앙정당의 민주적 운영과 결정을 이룰 것이라는 정당정치의 긍정성마저도 흔들릴 것이다.
즉, 기초의회의원 정당공천문제는 중앙정치가 검증되고 훈련된 새로운 정치신인을 확보하기 보다는 줄서기와 공천시비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구태의연한 중고정치인을 받아 들여 결국 중앙정당의 혁신도 실패하고 말 것이다.
전국의 시장, 군수, 구청장과 기초의원,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도 기초자치선거과정에서 중앙정당의 지나친 관여를 문제 삼고 있는 마당에 중앙정당의 민주적 운영이 채 자리 잡기도 전에 기초의회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은 그나마 우리의 지방자치선거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다수 시민이 참여하는 건전한 지방정치 대신, 중앙정당과 국회의원을 통해 왜곡된 형태의 지방정치를 바로잡기 보다는 결국 소수 기득권 세력이 주민의사를 과잉대표하고, 일반 주민들은 지역정치에 대해 불신과 무관심해 지는 정치조로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정당정치가 민주적인 운영을 할때까지 기초의원 정당공천은 배제되어야 한다.
이에 전국 60개 지역YMCA와 한국YMCA전국연맹은 우리 정당정치의 현실과 지방자치의 현주소에 대한 현실인식과 평가에 근거해서 새로운 인재발굴을 통한 지방자치의 활성화와 주민참여의 확대를 목표로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한시적으로 정당공천을 배제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한국YMCA는 그동안 전면적인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운동의 수준을 우려하여, 현재 우리나라 중앙정당이 분권화, 민주적 운영이 완성될 때까지 당분간 중앙정당의 지방선거 관여를 보류해 중앙정당이나 정당정치인에 의해 왜곡된 지역정치구조를 복원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2005년 6월30일 개정된 현재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의 기초지방의회의원까지 정당공천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만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개정하여 우리의 정당정치가 올바로 자리잡을 때까지 한시적으로 기초의회의원에 대한 중앙 정당의 공천을 배제하여야 한다. 2005년 10월 24일
한국YMCA전국연맹 분권과자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