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거제시민연대'는 거제시장 후보들에게 6개 분야 30개 의제 제안 등 후보들의 공약 검증에 나섰으나 청렴성 검증 조항이 전무한데다 시민연대 요구사항을 후보자들에게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531 지방선거 거제시민연대’는 7개 시민지역단체(거제YMCA, 거제YWCA,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경실련, 바른선거를위한시민모임, 한국농업경영인거제시연합회, 거제도관광협의회)가 참여했다.

7개 시민지역단체가 지방선거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의 경우 후보 지지운동과 지역 정책개발에 주력하는 유권자 중심운동 등 각 단체의 상황에 따라 ‘각개약진’하는 형태였다.

거제시민연대는 “정당 공천이 기초자치단체까지 확대된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 등 때문에 이번 선거가 중앙당의 정치논리에 압도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역의 ‘생활 의제’ 발굴과 검증에 주력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정책대결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후보자들이 주로 개발공약 경쟁을 벌였고, 당선 뒤 막개발에 나선 사례가 많았다”며 “무분별한 개발공약은 교통,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토호세력에게만 개발이익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531 지방선거 거제시민연대는 “거제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를 의제화해 각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이후 당선자가 우리의 제안을 거제시의 정책으로 결정, 집행하도록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며 “다양한 거제지역의 문제에 대해 지방자치, 환경, 복지, 문화․교육, 지역개발, 사회통합 분야 등 6개 분야 30개 정책의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거제시민연대가 제안한 공약안은 ▲시민고충처리위원회 도입 ▲여성특별위원회 설치 및 여성발전기금 확대 조성 ▲고현만 살리기 위한 하수처리장 구역 확대 ▲민간중심의 지역문화예술위원회 구성 ▲영상테마파크 조성 ▲관광유통시장 조성 ▲생활권단위 도시계획수립 ▲지역 농축산물 발전위한 조례 및 연합사업단 구축 등이다.

거제시민연대에 따르면 지방자치 분야는 “거제시의 사업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단순하게 사업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결정과정에 참여해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결정해 나간다면 사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며 “주민참여예산제, 위원회 조례 등 주민이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주민참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환경개선이란 명목으로 새로운 개발이나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보여주기식의 사업이 아니라 거제환경에 대한 세밀한 평가를 기초로 해서 환경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해양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 등 구체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거제시민연대는 거제시의 복지예산 비율이 전체 총액대비 10%대에 그치고 있어 선진국 대비 50% 수준까지 되진 않더라도 20% 이상은 올려야 한다며 지난해 거제지역 1인당 지역총생산량이 선진국 수준인 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여기에 걸맞는 복지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거제시장 후보들은 ‘어떤 분야의 복지를 개선한다. 또는 확충한다’는 추상적인 공약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여성기금,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등 소수자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렴성 검증조항 전무, 시장위에 군림하겠다?

그러나 거제시민연대가 작성한 6개 분야 30개 의제를 비롯, 지난 20일 개최된 ‘시장후보 공약이행 협약서’를 보면 공정하고 깨끗한 정책선거를 유도하기 위한 청렴성 검증조항은 사실 하나도 없다.

‘시장후보 공약이행 협약서’에는 ▲5.31 지방선거가 건강한 경쟁속에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각 후보와 시민단체는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한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당선자가 공약을 정당한 사유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약불이행에 따른 응당한 책임을 진다 등 근본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장 판공비 등 주요업무추진비와 관련한 사용내력과 목적을 공개하겠다’ ‘선거 공약에 대한 이행 평가를 매년 6월 실시하겠다’ ‘선거에 사용된 모든 비용에 대해 시민의 요청 시 언제라도 회계장부와 증빙서류를 시민에게 공개하겠다’ 등 청렴성을 검증하겠다는 이러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무하다.

민선시장 2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거제시민들의 상처가 크다는 점이 이번 거제시민연대의 ‘시민이 함께하는 531 제안’과 ‘공약이행 협약서’의 가장 큰 이유라고 하지만, 청렴성을 검증하기 위한 조항은 전무하고 시민연대를 구성한 단체의 요구사항만 담겨있을 뿐이다.

거제시민연대가 제안한 공약안은 ▲민간중심의 지역문화예술위원회 구성 ▲영상테마파크 조성 ▲관광유통시장 조성 ▲생활권단위 도시계획수립 ▲지역 농축산물 발전위한 조례 및 연합사업단 구축 등이 시민연대가 바라는 요구사항이다.

이렇듯 시민연대가 요구하는 공약이 ‘시민이 함께하는 531 공약’으로 둘러쳐 참 선거운동과 당선 이후 투명한 시정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아닌 ‘시민연대 요구사항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대시민 공약’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531 지방선거 거제시민연대는 “거제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를 의제화해 각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이후 당선자가 우리의 제안을 거제시의 정책으로 결정, 집행하도록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듯이 ‘시민연대가 시장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2명의 시장이 구속된 시점에서 거제시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은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실행하고 아무런 사고 없이 임기 4년을 다 채워 거제의 불명예와 시민들의 상처를 씻어 달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시민연대는 이를 기회로 삼아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후보자들에게 수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약은 후보자 스스로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것이며, 시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수렴해 수정, 보완을 통해 공약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약이 시민들로부터 인정받아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공약이 정책으로 바뀌어, 시장은 시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한 시민은 본사에 전화를 걸어 “시민연대의 공약은 특정한 이익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으며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라 성토하고 시민연대의 자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