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유세 차량의 요란함도 선거 운동원들의 대열도 겹겹이 내 걸린 현수막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다가올 월드컵에 관심을 내 보이며 장마를 준비하는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 왔다.

<모닝 뉴스>로부터 제의를 받고 곰곰이 다음의 질문을 떠올려 보았다.
“독자들은 본인에게서 무슨 얘기를 듣고 싶어 할까?” 무소속의 감회, 이상과 현실, 유권자의 상대성, 거제 정치의 현주소, 선거 결과의 총평...

그러나, 본인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지면으로나 언론매체를 통해 쉬이 듣고 읽어 보질 못했던 얘기를 하고 싶다.

일단 선거 후 자고 나니 본인은 유명해졌다.
길거리에서 혹은 전화나 지인들의 인사에서 유명세를 느낀다. 대부분 만나는 분들마다 수고가 많았다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인사였지만 적응이 되어 이 인사에 나는 꼬박 이렇게 답한다. "저 좋아서 한 일이라 수고스럽고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고 보람되게 선거를 준비하고 마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더 묻고 싶은 바가 있을진데 차마 낙선자의 심정을 헤아려 더 묻지 않았으리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은 나름대로의 독자들이나 유권자들이 가질 법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첫째, 선관위로부터 돌려 받는 것이 전혀 없다. 기탁금 1000만원과 그 외 선거를 위해 소요된 비용이 약 3000만원 정도 이지만 한 푼도 돌려 받을 수 없다. 규정은 총 투표수의 10% 이상이 되어야 선거 비용의 50%를 돌려 받을 수 있으나 본인은 2.2%로 해당 사항이 없다.

둘째, 앞으로 무엇을 하며 거제를 떠날 것인가? 원하던 직장을 잡지 못했으니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할 입장이다. 아이 셋을 둔 가장이라 급여의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없지만 주변 분들의 요구와 권유는 영어 학원이다.
왠지 본인이 잘하리라는 확신을 가진다고 그런다. 그렇다 보니 현재 거제를 떠날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의 일과 직장에 대해선 일단 유보적 입장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 하겠다.

셋째, 등에 지고 다니던 흉상의 무게는 저울에 달아보질 않아 정확히 잘 모른다. 20kg 내외 정도로 판단한다. 동으로 만들었다면 100kg 이상의 무게 일 테지만 플라스틱에 금맥을 입힌 것이라 무게가 가볍다.
선거 첫날 집에서 하청까지 걷다 보니 오른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었다. 지금은 거의 회복되었으며 그 외 별다른 신체의 무리는 없다. 제작 비용은 저렴하였지만 작가의 당부에 따라 구체적인 가격은 언급하지 않겠다.

아이쿠 도깨비 시민이 되었습니다

넷째, 왜 군에서 제대를 하였나? 사실 본인의 홈페이지를 보고 뜨거운 호응과 관심을 보인
부류가 육사 동기들이다.

특히 동영상으로 보여진 과거 군 생활은 여러모로 내가 도깨비 같은 존재라는 것을 재 확인시켜주었으리라 판단한다. 현재 육사 동기들은 군의 실무를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었고 당사자들의 의지에 따라 다방면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군이다.

이를 잘 아시는 분들은 본인의 제대를 안타까워한다. 군에서 왜 제대를 했는가? 군에서 뭔가를 배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서 써 먹어야 할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보다 많은 거제 출신의 재원들이 군문을 두드리기를 바란다.

다섯째, 무슨 돈으로 생활 하는가? 돌아가신 부친의 덕으로 귀국 이후 지금껏 살아 왔다. 교통사고로 돌아 가셨는데 여러 보험에 많이 가입하셨다. 그것은 부친의 성격 탓이다. 가령, 부친은 오백만 원을 벌면 최소 오백만 원을 쓰시는 분이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경제 학설에 충실하셨던 분이다. 그러다 보니 따르는 분도 많았고 자연스레 주변에서 보험가입 부탁이 많았다. 아마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부친의 사망 이후 보험금 전부를 장목면 일대나 상동이나 문동일대에 투자를 했으면 모친이나 나는 지금 제법 큰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돌아가신 부친이 원하던 바가 아니라는 본인의 판단이었지만 경제적으로 모친에게 크나큰 손실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시장 후보 재산 공개 자료에 의하면 본인이 두 번째로 재산이 많았는데 이는 상속과 모친의 재산이 합산된 것으로 일전 한푼 어긋남이 없음을 밝힌다. 주변에서는 정치 신인이라 융통성이 없다는 말들을 한다. 융통성과 기만은 구별해야 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사 일 것이다. 다음에도 또 나올 것인가? 본인도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다음에 나오면 내가 시장이 되는가?" 질문을 받는 유권자들도 여러 가지 조건과 단서를 떠올리듯이 본인도 4년 후의 열정과 의욕을 고려 할 때 가히 장담하지 못하는 사안이다. 지금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열중 할 때이다.

본인의 관점에서는 선거는 전쟁이 아니라 구직이냐 무직이냐의 선의의 경쟁이다
본인은 선거 후 다음과 같은 현수막을 걸었다.
"어이쿠, 도깨비 시민이 되었습니다. 힘내라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