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제가 ‘패거리 정치’를 양산한다.(?)

‘정당공천제’ 는 후보자들에게 지역별로 우위를 점한 특정정당으로 향하게 하는 쏠림현상을 가져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는 중앙정치권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줄서기 정치’구조를 만들었다.
기초의회조차 중앙정치에 예속화시킨 결과다.

정당공천제는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까지 한 통속으로 끌어들여 자치단체와 의회의 ‘협력’ 이 ‘야합’으로 변질될 우려를 낳고 있다.
당장 기초의회 의장단 선출 등 새로운 원 구성부터가 문제다. ‘패거리 정치’ 로 인한 첫 후유증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당의 체면과 기업의 이익을 거제시민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정당의 하수인 또는 기업로비스트에 불과한 자격미달의 의원이 득세한다면 거제시의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의장뿐만 아니라 부의장, 운영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 총무사회위원장까지 독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5대 거제시의회 원 구성은 거제시민이 거제시의회가 단순한 거수기로 전락할지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거제시의회 원 구성의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는 어떻까.
의장을 합의추대할 경우 연장자면서 도의회와 시의회를 두루 경험한 옥기재의원이 유력하다. 한나라당 소속의원이지만 연장자 추대형식을 빌린다면 속내와 상관없이 거제시의회는 겉으로 ‘패거리 정치’ 라는 오명에서 빗겨날 수 있어 노림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민노당을 포함한 무소속의원들이 힘을 합해 ‘패거리정치’ 극복을 외치며 당락과 상관없이 의장후보를 낸다면 합의추대는 어렵다. “내가 의장한번 해 보겠소” 의외의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투표로 의장을 가릴 경우 어떻게 될까. 한나라당은 옥기재, 옥진표의원, 유수상의원 중 1명을 민노당은 3선인 이행규 의원을 후보로 합의추대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부의장 선출도 만만찮다. “감투 쓰는 일에 부모 자식도 안중에 없다”는 말처럼 역대 원구성에서 부의장자리 다툼도 의장 못지않게 치열했다. 부의장은 의장에 비해 상징성이 덜하다는 점에서 의원들이 당의 입장과 상관없는 나홀로 출마 또는 당적을 떠나 투표할 가능성도 있다.

부의장은 비례대표로 입성한 여성후보의 몫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한편에서는 의장을 한나라당이 차지했으면 부의장은 의회 화합차원에서 민노당이나 무소속의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에서는 초선이지만 여성인 김정자의원, 역시 초선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출신 김두환의원, 유수상, 옥진표 의원 정도다. 민노당도 박명옥의원, 이행규 의원, 이상문의원을 예상할 수 있다. 무소속으로 강연기 의원을 예상할 수 있다.

상임위원장은 정당의 입김이 덜하다.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와 기초자치단체장 ‘임명제’ 부활론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서 제5대 거제시의회 원구성에 열쇠를 거머쥔 다수당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벌써부터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