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의원은 정부 여당의 개헌론은 정국의 주도권을 쥐어보겠다, 정치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17일 PBC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인터뷰에 출연한 김의원은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다른 것이 헌법을 졸속으로 빨리 고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폐단은 아니다” 며 개헌은 급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개헌 공약 내걸고 그것을 국민들이 보고 선택하면 되는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춘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지금 비 피해상황이 굉장히 심한데 야당에서도 여러 가지 구제방안이라든지 대책을 좀 논의해야 되겠죠?

네. 우리 야당, 한나라당 지도부에선 복구와 국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강재섭 대표가 이미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즉각즉각 대응해주길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오늘이 58주년 제헌절인데요 정계에선 그 동안 개헌론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돼 왔고 꾸준하게 문제들도 제기해 왔는데 개헌론의 배경,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개헌론은 대연정이다 소연정이다 이런 제의를 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 우리당, 정부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이지 한나라당에서 먼저 제기한 문제는 아닙니다. 국민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주었는데도 실정을 거듭해서 민생이 파탄되고 또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잃게 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좀 쥐어보겠다, 정치판을 흔들어 보겠다, 이런 다분히 정략적 목적으로 개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1야당인 한나라당 쪽에선 개헌론의 현재 입장에 대해선 관심이 없군요?

현재는 홍수 피해를 입은 국민도 보살피고 복구도 해야 되고 경제도 살려야 되고 일자리도 만들어야 되고 북한 핵문제,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등 시급한 국가적 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헌법 고치는 것이 뭐 그리 급한 일이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 여당의 개헌론엔 어떤 정치적 의도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개헌을 정략적 도구로 악용해선 안 된다 그런 경계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생과는 전혀 다른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하에서 개헌론을 제기한다, 야당에선 이렇게 보고 계시군요?

그런 의구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부에선 국회의원의 임기와 대통령의 임기가 서로 달라서 여러 가지 국정운영의 혼란을 좀 야기하기 때문에 임기를 맞춰야 한다, 이러면서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설득력 없습니까?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가 달라서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문제가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민의 기본법인 헌법을 졸속으로 빨리 고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폐단이냐 하는 데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현재 입장에선 개헌의 적절한 시기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겠군요?

지금 이렇습니다. 내년 연말이면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자연히 대통령 후보가 되는 사람이나 정당에서 이 헌법문제에 대한 자기들의 입장을 공약으로 내걸 것이고 그것을 보고 국민이 선택을 하게 되면 그 다음에 새로 뽑힌 대통령 재임 중에 어떤 국민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을 기초로 해서 헌법문제를 처리하면 충분하다, 저희 한나라당에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에선 만일 개선을 해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동시에 뽑는 방법으로 개헌을 한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는 그대로 보장하고 차차기 대통령의 임기부터 조정하는 방안을 혹시 검토할 수 있겠습니까?

글쎄요.. 우리 헌법에 보면, 헌법 개정할 때 대통령 임기라든지 이런 문제는 그 헌법개정을 한 대통령에 대해선 효력이 없도록 아예 명문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헌법을 고쳤는데 대통령 임기라든지 이런 것과 관련되면 그 다음부터 적용이 되는 게 헌법 정신이죠.

혹시 당에서 개헌과 관련해서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도농복합 선거구제 도입을 해서 시골이나 지방 같은 경우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국회의원을 그대로 뽑고 서울지역 같은 경우엔 한 선거구에서 인구가 많기 때문에 두 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런 중대선거구제 병행도입, 논의해 본 적 없습니까?

저희 연구소에서 그런 건 연구하고 있진 않고 아마도 국회의원 선거가 가까이 오면 2008년에 국회의원 선거죠? 그렇게 되면 항상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에 대한 손질과 여야협상이 이뤄지니까 그 때 그런 문제가 검토될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런 문제를 당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개헌논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이런 입장이시군요?

국민 누구나 개헌헌법 문제에 대해선 우리나라 기본법이니까 관심을 가져야 되고 또 현실과 법이념 사이에 혹시 괴리가 있으면 고쳐야 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정치가 잘못 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기 5년 단임 때문이냐,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많은 신생국가들이 생기고 그 헌법들과 제도를 보면 매우 참 우수하게 돼 있지만 문제는 헌법을 지키고 운영하는 의지,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지 헌법이 명문으로 돼 있다고 해서 그 나라 정치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어요. 물론 헌법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되고 국민적 공감을 형성해야 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있어서 급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이렇게 저희들은 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일각에선 우리 헌정 사상 지금처럼 헌법의 근본이념과 기본원리가 심각하게 훼손된 일이 일찍이 없었다, 소위 말해서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시장경제질서의 헌법 이념이 노무현 정부에서 의해서 상당히 부정되고 있거나 도전받고 있다,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심지어 남북간 장관급 회담 같은 데 참가했던 북한 대표가 공산주의 혁명을 모색하는 소위 말해서 여러 가지 발언들을 이 땅에 와서, 예를 들어서 선군정치의 덕을 보고 있는 대한민국은 당연히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사실상 우리 헌법의 실체를 짓밟는 망언에 가까운 소리를 거리낌 없이 여기에서 해 왔는데요 노무현 정부는 제대로 대응조차 못 하고 있다,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 당 지도부에서도 이건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고 우리 헌법 이념을 부정하는 일이다 이렇게 아주 격분하고 있어요. 지금 이 정부가 들어와서 대통령 스스로 신좌파, 신자유정부임을 자임하고 있고 사실 북한 사람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모아서 비료 주고, 쌀 주고, 현금 주고 온갖 노력을 다 해서 그들이 변하기를 바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을 공공연히 이 땅 위에서 하고 있는데 이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은 도대체 헌법질서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질서를 지킬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을 국민들은 이 정부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김기춘 의원께서도 노무현 정부에 의해서 지금 우리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원리가 의도적으로 부정되고 있거나 무시되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많이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선출된 권력도 어떻게 보면 헌법적 정당성에 어긋나는 권력행사를 해선 안 되겠죠?

절대 안 됩니다. 헌법 아래 대통령이 있고 장관이 있고 정부가 있는 겁니다. 어떤 권력도 헌법의 기본이념을 뛰어넘을 수 없고 자유 민주주의가 모든 자유를 허용하지만 그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자유까지 허용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국가보안법도 있고 여러 가지 체제를 유지하게 하는 법이 나라마다 다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 정권같은 경우엔 현 정부이 도입한 참모정치나 위원회정치 이런 것들은 사실 대의적인 책임정치를 구현하려는 우리 헌법 조직원리에 어긋난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위원회 같은 것이 남발돼서 사실 정부조직법에 있는 또 헌법에 있는 각 부가 책임을 지고 국정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헌법적, 정부조직법적 근거가 없는 각종 위원회가 낭설이 돼서 국정에 관여하는 것은 상당히 헌법질서와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선 좌파적 일부 과격세력이 틈만 나면 벌이고 있는 불법폭력시위는 집회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벗어나서 처벌의 대상인데도 정부는 묵인하고 그들의 기만 살려주고 있다 그런 지적이 있는데요 동의하십니까?

우리 한나라당에선 늘 그 문제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습니다. 자유 민주주의란 결국 법의 지배, 법 질서 유지 아닙니까? 그런데 엄연히 법질서를 실정법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묵인하는 듯한 그런 행태를 국가권력이 보이는 것은 이것은 헌법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통치를 계속 할 경우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건 국민이 심판해야죠.

야당으로서도 해야 할 일이 있을 거 같은데...

야당은 그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또 국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거를 통해서 그런 행태를 통해서 준엄한 심판을 해야 되고, 그 심판의 일부가 지난 5.31 선거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겸손한 정부를 저희들은 바라고 있는 겁니다.

지금 우리의 헌법의 근본이념과 기본원리가 한 쪽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지만 또 경제적으로는 시장원리를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건전한 사유재산까지 징벌적 과세대상으로 삼고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서 시장경제질서를 교란하는, 어떻게 보면 사회주의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 아니냐, 이런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 문제를 우리가 많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에선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는 것은 성장 동력을 살려서 경제가 성장하면 당연히 일자리가 생긴다, 그러나 그런 경쟁원리 속에서 낙오되거나 소외되는 계층이 필시적으로 있게 마련이니까 그런 것은 좀더 세밀한 사회안전망으로, 즉 좀 앞서 나간 사람들의 징세를 통해서 복지를 확충함으로써 되는 것이지 아예 세금을 가지고 소위 말하는 세금 폭탄을 가지고 경제를 살리거나 분배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하는 것이 저희 한나라당의 기본 경제정책입니다.

그것도 반 헌법적이라고 보십니까?

그것도 정도가 지나치면 반 헌법이죠. 그러니까 헌법 문제가 되죠. 그러니까 끊임없이 위헌시비가 되고 헌법 재판소에 넘어가고 이렇지 않습니까? 헌법 재판소에 넘어가 이렇게 많은 법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시비가 된 일이 과거 정부에선 없었습니다.

개헌론과 별개로 당내 문제 하나 여쭙겠습니다. 이재오 최고의원 측이 대표경선 과정에서 강재섭 대표의 색깔론 시비와 박근혜 전 대표가 전당대회장에서 자리를 옮겨 다닌 것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했었는데요 당 차원의 진상조사도 요구하구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크고 작은 선거 끝엔 다소간의 후유증이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걸고 있는 국민적 기대가 너무나 크고 엄중하고 또 후보들이 선거 전에 승복을 서약하고 이러한 정신에 따라서 당의 지도부와 당원이 합심을 해서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단합과 단결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오 의원이 최고의원직을 사퇴해선 안 된다고 보십니까?

그렇죠. 저희 전당대회에서 그 분에 대해서도 신임을 줘서 당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을 했으니까 그 분도 그런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서 우리 당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