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재난’ 이대로만 볼 것인가
작성 : 2010년 04월 08일(목) 10:34 가+가-

거제옥포고등학교 교장 윤동석
세계에서 대한민국이란 조그마한 나라가 강국으로 불려지는 것이 몇 분야가 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을 포함해 21세기 글로벌 정보화시대에 그 무엇보다 IT강국으로 불려지고 있다.
1985년 3월 15일 미국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작은 인공지능개발사에서 심볼릭스 닷컴(Symbolics.com)으로 시작한 지 2010년으로 닷컴 25년의 생일을 지난 3월 15일 맞이하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등록 개수가 8,400만, 관련 산업규모가 8조4000억 달러(약 9,528조원), 1일 평균접속량이 49억 3000만 건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였으니, ‘닷컴의 혁명’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생일을 자축할 만하다고 하겠다.
처음 개발될 당시 닷컴이 세상을 바꿔 놓으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이루어낸 것에는 인류에게 유익한 것만 주는 것은 아니다. 악성 댓글(덧글, 리플 포함), 해킹, 개인정보 노출, 게임중독,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인하여 일반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되어 ‘인터넷 재난’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금년 3월 둘째 주 국민의 이목을 끈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신 것과 여중생 납치살인 피의자 김길태 검거 사건이다. 아름답게 떠나신 분을 존경하고 아쉬워하는 기본양식에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분열된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이루는 데 좋은 장면도 있었으나 인터넷 속에서 찬물을 끼얹게 하는 일부 들쥐 같은 네티즌들로 인해 공분을 자아내게 한 면도 있었다.
김길태를 ‘모략 당하는 영웅’, ‘시대의 양심’ 등으로 추키는 팬 카페가 두 곳이나 생겨났고, ‘김길태 석방 추진화’, ‘김길태 씨에게 격려의 편지쓰기’ 등의 해괴한 코너가 만들어져 “한 번 사는 인생을 자유롭게 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았던 청년” 등의 찬사를 늘어놓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자유가 허용되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이웃에게 해를 끼치고, 약자를 괴롭히거나 심지어 죽이는 일은 용인될 수 없는 만큼 뒤틀린 자유는 반드시 제재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26일 밤 백령도 근처에서 두 동강이 된 채 침몰한 ‘천안함’의 사고도 인터넷 속의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국민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하면서 나라를 흔들고 있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규명이 지체되면서 각종 음모론과 괴담이 퍼지자 여당이 앞장서서 ‘정보공개’를 주장하는 것도 국가 안정을 해치는 일이 광우병사태 당시의 패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모두가 확인되거나 특별한 근거와 논리가 없는 것들로 ‘아니면 말고’식의 악성 댓글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심지어는 실종자 가족까지도 괴로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악성 댓글을 보면 “400m도 아니고 40m에서 6일도 넘게 선체를 건져 올리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코미디”, “어차피 배 안에는 시체만 있을 텐데...”, “저런 능력으로 무슨 전쟁을 하겠다고...” 등과 같은 악담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 현장 방문을 “아주 멋진 가죽점퍼를 걸쳐 입고, 무슨 연예인인가” 하는 댓글은 지나치다고 본다.
특히 “정권의 자작극”, “한․미 연합 군사작전 중의 벌어진 아군의 오폭”, “선거를 앞두고 보수표 결집을 위한 자작극”, “청와대가 배후” 등 음모론과 유언비어 등의 댓글을 단 사람의 심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같은 행위는 후배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얼음 같은 바다에 몸을 던진 故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정신을 져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무분별한 댓글로 연예계의 자살 피해, 게임 중독으로 ‘딸은 죽어도 캐릭터(사이버소녀)는 못 굶겨’의 부부 육아 살인사건, ‘게임 못하게 하는 것들 다 죽여 버릴 거야’의 어머니 살해, ‘인터넷 도박 중독’의 가사 탕진, ‘게임 아이템 거래시장 1조원 규모’ 등 오래전부터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 인터넷 질서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하지만 IT 강국답게 인터넷 윤리인 ‘네티켓’의 체계적인 홍보와 제도적인 정책개발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학교교육에서도 시간만 나면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개개인의 소양 교육도 필요하지만, 이를 규제하는 제도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인터넷이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정보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식정보제공’ 역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정보를 전달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서 건전 사회에 재난 없는 통신과 인터넷이 하나가 되어서 발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1985년 3월 15일 미국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작은 인공지능개발사에서 심볼릭스 닷컴(Symbolics.com)으로 시작한 지 2010년으로 닷컴 25년의 생일을 지난 3월 15일 맞이하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등록 개수가 8,400만, 관련 산업규모가 8조4000억 달러(약 9,528조원), 1일 평균접속량이 49억 3000만 건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였으니, ‘닷컴의 혁명’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생일을 자축할 만하다고 하겠다.
처음 개발될 당시 닷컴이 세상을 바꿔 놓으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이루어낸 것에는 인류에게 유익한 것만 주는 것은 아니다. 악성 댓글(덧글, 리플 포함), 해킹, 개인정보 노출, 게임중독,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인하여 일반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되어 ‘인터넷 재난’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금년 3월 둘째 주 국민의 이목을 끈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신 것과 여중생 납치살인 피의자 김길태 검거 사건이다. 아름답게 떠나신 분을 존경하고 아쉬워하는 기본양식에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분열된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이루는 데 좋은 장면도 있었으나 인터넷 속에서 찬물을 끼얹게 하는 일부 들쥐 같은 네티즌들로 인해 공분을 자아내게 한 면도 있었다.
김길태를 ‘모략 당하는 영웅’, ‘시대의 양심’ 등으로 추키는 팬 카페가 두 곳이나 생겨났고, ‘김길태 석방 추진화’, ‘김길태 씨에게 격려의 편지쓰기’ 등의 해괴한 코너가 만들어져 “한 번 사는 인생을 자유롭게 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았던 청년” 등의 찬사를 늘어놓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자유가 허용되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이웃에게 해를 끼치고, 약자를 괴롭히거나 심지어 죽이는 일은 용인될 수 없는 만큼 뒤틀린 자유는 반드시 제재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26일 밤 백령도 근처에서 두 동강이 된 채 침몰한 ‘천안함’의 사고도 인터넷 속의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국민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하면서 나라를 흔들고 있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규명이 지체되면서 각종 음모론과 괴담이 퍼지자 여당이 앞장서서 ‘정보공개’를 주장하는 것도 국가 안정을 해치는 일이 광우병사태 당시의 패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모두가 확인되거나 특별한 근거와 논리가 없는 것들로 ‘아니면 말고’식의 악성 댓글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심지어는 실종자 가족까지도 괴로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악성 댓글을 보면 “400m도 아니고 40m에서 6일도 넘게 선체를 건져 올리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코미디”, “어차피 배 안에는 시체만 있을 텐데...”, “저런 능력으로 무슨 전쟁을 하겠다고...” 등과 같은 악담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 현장 방문을 “아주 멋진 가죽점퍼를 걸쳐 입고, 무슨 연예인인가” 하는 댓글은 지나치다고 본다.
특히 “정권의 자작극”, “한․미 연합 군사작전 중의 벌어진 아군의 오폭”, “선거를 앞두고 보수표 결집을 위한 자작극”, “청와대가 배후” 등 음모론과 유언비어 등의 댓글을 단 사람의 심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같은 행위는 후배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얼음 같은 바다에 몸을 던진 故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정신을 져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무분별한 댓글로 연예계의 자살 피해, 게임 중독으로 ‘딸은 죽어도 캐릭터(사이버소녀)는 못 굶겨’의 부부 육아 살인사건, ‘게임 못하게 하는 것들 다 죽여 버릴 거야’의 어머니 살해, ‘인터넷 도박 중독’의 가사 탕진, ‘게임 아이템 거래시장 1조원 규모’ 등 오래전부터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 인터넷 질서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하지만 IT 강국답게 인터넷 윤리인 ‘네티켓’의 체계적인 홍보와 제도적인 정책개발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학교교육에서도 시간만 나면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개개인의 소양 교육도 필요하지만, 이를 규제하는 제도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인터넷이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정보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식정보제공’ 역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정보를 전달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서 건전 사회에 재난 없는 통신과 인터넷이 하나가 되어서 발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