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노자산의 숲을 골프장 개발로부터 보호하고자 활동을 펼쳐온 시민단체인 ‘노자산 지키기 시민 행동’이 ‘(사) 세상과 함께’ 가 수여하는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을 받았다.

삼보일배는 세 걸음을 걷고 한 번 절을 한다는 뜻이다. 

지난 2003년 천주교의 문규현 신부, 불교의 수경 스님, 원불교의 김경일 교무, 개신교의 이희운 목사가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를 위해 새만금 갯벌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진행한 바 있다. 

오체투지(五體投地)는 온몸으로 절을 하면서 나아가는 수행 방법으로 주로 티벳 불교의 승려들이 실천하는데, 삼보일배보다 훨씬 더 힘든 수행 방법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상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거제시가 노자산 일대 100만 평 숲을 밀어버리고 그 위에 골프장 등을 포함한 ‘남부관광단지’를 짓겠다고 2017년에 관광단지 지정을 신청한 이후 노자산의 원시림을 지키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 시민들이 2023년에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만든 단체가 ‘노자산 지키기 시민 행동’이다. 

이 단체는 상근자 없이 오로지 자원봉사자들만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환경단체들과 다르다. 이 단체의 회원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 시간을 쪼개어 이 단체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가진 재능을 활용하여 생태 조사, 언론에 글쓰기, 음악과 미술로 공연하기, 환경교육 등의 활동 등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노자산 지키기 시민 행동’은 시민단체들의 연대체 성격도 가지고 있다.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이 단체는 기존에 지역에서 활동하던 여러 시민단체들의 참여와 지지 덕분에 힘을 얻어 일을 해나갈 수 있었다.

특히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이 단체와 생태 조사, 환경 교육과 언론 활동, 캠페인 등을 함께 펼쳐나갔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맺어온 인간관계 네트워크와 시민들로부터의 신뢰 덕분에 노자산 지키기 시민 행동도 시민들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더 잘 받을 수 있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동성 씨는 '우리 단체가 나름대로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보다 많은 거제시민들과 힘 모아 반드시 노자산을 지켜내라는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을 받은 단체들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기후 위기 비상 행동, 제주제2공항비상저지도민회의 등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환경운동을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노자산 지키기 시민 행동’이 이번에 오체투지 환경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거제 노자산의 원시림을 지키는 것이 전국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일임을 보여준다.

이 개발 사업에 대해서 1000 명이 넘는 전국의 시민들이 제기한 ‘남부관광단지 지정 무효 확인을 위한 소송’이 현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