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민생지원금 20만 원 지급 약속과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출연을 요구하는 2000억 원 상생기금 조성이 초반부터 삐걱거린다.

변 시장은 거제시장 당선 후 민생지원금 20만 원 지급의 필요성을 언론을 통해 직접 알렸다.

이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방문, 상생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한 변 시장의 퍼포먼스는 보도자료와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각 언론에 빠르게 전파됐다.

그러나 두 가지 공약에 대한 여론은 찬반을 불렀다.

선거기간 매표성 공약은 예산편성권을 남발한 것이었지만 변 시장의 이 두가지 공약은 어느 정도 표심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다.

지자체의 예산편성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시장 후보가 당선되면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는 공약은 가능하다.

다만 예산편성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하더라도 예산심의 확정권은 지방의회에 있다.

거제시장이 어려움에 처한 거제시민을 위해 곳간을 열겠다는 발상과 실천의지를 나무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시장이라고 해서 거제시민의 곳간을 개인금고 인양 마음대로 열어서는 안된다. 민생지원금 사용의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예산편성이 가능하다면 민생회복지원금이 거제시민을 위한 예산 사용의 최우선 순위에 해당하는지, 거제시의 재정상태를 면밀하고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후 시민들은 어떻게 설득할 것이며, 비워진 곳간은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지, 예산집행의 절차적 정당성도 따져야 한다.

또 거제시의회에 사전동의를 구해야 한다.

전 거제시민 20만 원 지급으로 방향을 정했다면 우선 거제시장은 시민의 세금을 지불하는 과정에 앞서 지도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민생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점령군 마냥 백주에 강도처럼 곳간을 털 궁리를 할 것이 아니라, 거제시의 재정을 충당할 방법부터 먼저 제시해야 한다.

재정건전성은 당해연도의 세입과 세출을 비교해 재정활동의 적자 또는 흑자 등의 재정운영 수지를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하며 빚 같은 문제 등에서 자유롭고 지출 등에 있어서도 투명하며 온전하게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재정 정책이 안정적일수록 재정 건전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제안하자면 민생지원금 지급에 앞서 시장으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부터 발휘하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지역상생기금을 공약한 변 시장은 지도자로서 남은 1년 2개월의 급여를 반납하는 것으로 줄어드는 곳간의 형편을 걱정하라.

그리고 지도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정치적 동반자들을 중심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민생지원금 반납 서명운동이라도 나서라.

곳간부터 허는 점령군 시장이 되지 말고 거제시의 살림살이부터 꼼꼼히 살피는 일부터 먼저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태도를 보여라.

그것이 개인(?)의 정치일정에도 이득일 것이다.

기류는 지형을 따라 흘러가기 마련이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정의로운 지도자라면 적어도 거제시민을 공짜나 바라고 기업을 상대로 삥이나 뜯는 몰염치한 정치 동조 세력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