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칠천도에는 학교앞에도 문방구가 없다
벽지학교 지정해제 움직임 주민 반대
교사 학부모, 교육인적자원부에 민원
작성 : 2004년 06월 08일(화) 16:42 가+가-

하청면 칠천도 금곡마을에 위치한 칠천초등학교

대한민국에 학교 앞에 문방구가 없는 곳이 얼마나 될까.
칠천도에는 없는 것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문방구다. 학교 앞에 문방구가 없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것만으로 이곳이 교육적·문화적·경제적으로 얼마나 소외된 지역인지 알 수 있다.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칠천초등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벽지지정학교 해제 움직임을 보이자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칠천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은 8일 교육인적자원부와 경남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벽지학교 해지의 부당성을 알리는 민원을 냈다.
민원은 교육법상 도서벽지는 지리적·경제적·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간지 낙도 수복지역 접경지역 및 광산지역으로 교육인적 자원부령이 정하는 지역을 규정하고 있는 만 큼 도서벽지의 해지와 설정은 해당지역의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도 칠천도 지역은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고 있다.
벽지학교 지정이 해지될 경우 그동안 학생들이 받아왔던 급식비, 학비보조가 사라지고 교사들의 가산점도 없어지게 된다.
주민들은 “칠천도 연륙교 개통으로 인근 하청면과 장목면에 대한 접근성들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칠천도의 경제적인 기반과 문화적 제반 여건들은 연륙교 완성 전후와 비교해도 나아진 점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바다 오염과 어업량의 감소로 경제적 기반들은 더 열악해졌고, 땅 투기 열풍으로 외부인들의 별장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인 빈곤과 박탈감들은 칠천 연륙교의 완공 이후 보다 더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칠천 연육교가 생기면서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면내,읍내로 거주지를 옮겨가고 현재 칠천도에 남아 있는 아이들의 경우 열악한 가정환경과 결손 가정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칠천 연륙교의 완성 이후 최대의 수혜자는 칠천도 주민이 아니라 외부인들이라는 뜻이다.
민원에서 교사들과 주민들은 “벽지해지로 칠천도 주민들은 오히려 기반시설을 잃게 됐다”고 적고 있다.
벽지가 해제됨으로 칠천도에 들어와 있는 우체국, 파출소, 농협 등의 생활 기반 시설들이 없어지게 된다면 벽지 해지는 행정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접근성만을 이유로 경제적인 기반과 문화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는 결과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도 묻고 있다.
칠천도의 문화적 교육적 기반 시설은 전무하다
칠천초등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교육의 질은 어느 정도 일까.
아래 민원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 학교 앞에 문방구가 없는 곳이 얼마나 될까?
칠천도에는 없는 것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문방구이다. 학교 앞에 문방구가 없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것만으로 이곳이 교육적·문화적·경제적으로 얼마나 소외된 지역인지 알 수 있다.
수업중에 <교사의 일기장>
교사 : 너 왜 국어 공책 안 가져 왔니?
학생 : 없어요.
교사 : 할말이 없음. 아마 일반적인 학교의 경우 그 다음 말은 "어머니에게 사 달라고 해야지", 혹은 "없으면 사와야지"라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칠천초등학교의 경우는 이런 평범한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많은 학생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또한 일나가시는 부모님은 밤늦게 들어오시기 때문이다. 돈이 있어도 칠천도에서는 살 수가 없다. 500원짜리 공책을 사기 위해 차비 800원을 들여 버스를 타고 공책을 사러 하청면이나 장목면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1학년 학부모와의 면담 중에서
학무모 : 선생님 아동들에게 필요한 물건은 선생님이 고현에서 오실 때 사 오시면 안될 까요? 그러면 저희들이 돈을 드리겠습니다.
교 사 : 학생에게 필요한 물건은 학교에서 모두 지급을 합니다. 교육활동에 필요한 모든 것들은 제가 청구를 해서 학생들에게 지급을 하겠습니다.
학부모 : 지우개 하나를 사기 위해서 학부모들은 하청까지 나가야합니다.
위의 단편적인 대화 내용들처럼 칠천도의 교육적 기반 시설들은 취약하기만 하다. 이런 곳에 사는 아이들에게 칠천도의 다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착한 우리아이들은 이곳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인지 모르고 생활하고 있고 아이들은 벽지에 있기 때문에 자기가 당연히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벽지에서 해지됨으로서 사라지는 혜택 또한 못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벽지 해지라는 문제가 아동들에게 또한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불이익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나 될까?
벽지 해지는 교육의 형평성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
교육법 도서 벽지 진흥법 제1조(목적)에 이 법은 도서벽지의 의무교육을 진흥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교육사회학자들은 문화적 경제적 여건들과 사회 기반들이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들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모든 교육사회학자들의 결론은 문화적 경제적인 요인들은 아동들의 학습 발달에 중요 요인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학습력의 상승에 고려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벽지와 궁벽한 산골에 사는 아이들에게 '참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에서 사는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자연 환경은 혜택의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이 우리 교육의 중요한 교육적인 문제를 말하듯이 교육 또한 가진 사람들이 누리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벽지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승진 가산점은 늘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기능 못지 않게 지역적으로 소외된 학교에 우수한 교사들을 끌어들이는 유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 말이 벽지의 모든 선생님들이 훌륭하거나 유능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벽지에 들어 올 수 있는 조건들을 고려할 경우 수동적이거나 또한 늘 한곳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아니며 성취 욕구 면에서 조금은 벽지가 아닌 지역에 비하여 높다는 것이다.
교육적 문화적 경제적인 욕구들이 취약한 벽지 지역에서 무엇이나 열심히 할 수 있는 교사들은, 또한 교육의 많은 부분들의 교사의 질과 열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지역의 상황들을 고려할 때 소외된 지역에 배치된 교사의 질과 교육적인 열정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이것은 교육이 만민에게 가지는 평등권과 형성에 관한 문제이기도하며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 한국 사회에서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결국 벽지점수의 운영은 많은 문제점에 불구하고 어느 한편에서는 교육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소외된 지역의 교육적 보상의 기능들을 동시에 시행 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작용되어 왔다.
따라서 벽지 해지에 따른 이러한 형평성에 대한 논의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지역적으로 소외되고 교육적으로도 소외된다면 이것은 부모 잘못 만난 잘못으로 모두 학생들과 학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일까?
칠천초등학교 교직원 학부모 일동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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