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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를 후끈 달군 乙酉年 1년
‘아듀 2005 웰컴 2006’ 되돌아 본 2005년 거제사회
작성 : 2005년 12월 29일(목) 16:34 가+가-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라고 했던가. 올 한해 많은 것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또 많은 새로운 것이 태어나서 다가왔다.
2005년 한 해도 거제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무엇인가가 사라져 가고 새로 태어났다. 이들은 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어떻게 새롭게 생겨났을까.
그 절절한 ‘생성과 소멸’의 사연을 들어 보면 2005년 거제 사회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시대의 변화를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올해 찾아 온 거제사회의 가장 반가운 첫 소식은 재래시장 환경개선사업이 아닐까. 지난 2002년부터 사업비 8억여원을 들여 고현종합시장과 옥수새시장의 노후된 건물과 시설을 보강한데 이어 올해 5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배정해 노후된 재래시장을 현대화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대형마트에 밀려 시민들이 발길을 돌렸던 재래시장이 환경이 개선되면서 영세상인 상권보호와 서민생활 안정, 재래시장 경영현대화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어 터져나온 김한겸 시장의 “시정운영 난맥상이 드러난 만큼 그 문제점에 대해서는 소재를 가려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새해벽두부터 시정업무의 공과를 매겨 인사에 반영할 뜻을 비치자, 한때 공무원 사회가 술렁이기도 했다.
1월8일 학동 몽돌해수욕장에서 ‘제4회 새해맞이 거제마라톤대회’가 열려 2005년 을유년 새해를 힘차게 열었다. 선수와 시민, 관광객에게는 겨울철 거제해역에서만 잡히는 생대구로 만든 떡국을 무료로 제공했고 네 번째로 맞은 이번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4천여명의 마라토너들이 참가했다.
새해 들어 신규 아파트 허가신청도 봇물을 이뤘다. 신청아파트의 높이도 대부분 15층 이상으로 고층화 추세를 보였고 물량도 2천세대가 넘었다. 신규아파트 허가신청지역은 장평, 양정, 수월, 연초 등이며 한동안 거제시의 주택건설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거제시 인구도 2004년 말 19만을 돌파해 2006년 말쯤 거제시 인구가 20만을 돌파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2002년 5월 이후 2년 7개월만에 1만명이 늘어나 경남도내에서는 김해시 다음으로 많은 인구증가세를 보였다는 것. 시내버스 요금도 종전 800원이었던 일반요금이 900원, 중-고생 600원에서 650원, 초등생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올랐다.
새해벽두부터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았다. 보험에 가입하겠다며 보험설계사를 유인해 성폭행 한 20대 김모씨에게 법원은 사형을 선고했고 장목면 하유마을 앞 해상에서 통발어선과 새우조망선이 충돌, 어민 한명이 숨지기도 했다. 신병비관-부부싸움으로 자살도 잇따랐다. 옥포1동 배모씨는 신병을 비관한 나머지 자기집 욕조에서 손목을 자해해 목숨을 끊었고 박모씨(신현읍 고현리)도 아들의 지병과 경제적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 투신, 자살했다.
1월 17일. 한평생 교육에 헌신해 온 지역 서단의 원로인 두형 함두형 선생이 노환으로 타계했다. 이웃과 제자들은 “생전에 함두형 선생은 온화하신 분이었다. 소탈하고 검소함이 몸에 배인 분이었으며 거제시 차원에서 함두형 선생의 위치와 업적이 재평가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사회의 갈등과 편 가르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 등과 찬성 의견이 양립하는 가운데 친일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각각 연초와 연말에 출범해 활동에 들어갔다.
신청 접수가 시작된 1일부터 기막힌 사연들이 봇물을 이뤘다. 21세인 1942년 징집된 김현기(83, 장목면) 할아버지는 일정기간의 훈련을 마친뒤 만주 758부대 경리부에 배속됐다. 회사원으로 일하다 군속으로 동원된 김 할아버지는 “어떻게 모은 돈인데 억울해서라도 당시 저금했던 1천23원을 찾고 싶다”고 했다.
김모(76, 사등면) 할아버지는 1943년 강제동원돼 일본 야마구치현 가부시키 조선소에서 철판작업을 하다 오른쪽 다리를 다쳐 장애3급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장승포항에서 50명과 함께 일본으로 갔으며 45년 12월 부산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면직원과 이장이 대상자를 보고하면 강제로 징집당했다고 말했다.
꽃피는 3월이 왔으나 대금산에는 진달래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금산 산정을 붉게 물들이던 진달래가 겨울 강추위와 가뭄으로 생육상태가 나빠 3년째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행사도 지난 2003년부터 3년째 취소된 상태다.
3월 23일. 사등면 취도에 세워진 ‘일본전승 기념비 민족혼 짓밟는다’는 본지 보도후 타 일간지와 방송사들도 취재경쟁을 벌였다. 해방 60년이 지나도록 일본군의 잔재가 조일전쟁(임진왜란) 최대 격전지인 남해안 바다 한복판에 세워져 조선 수군의 민족혼을 짓밟고 있다는 보도였다. 한편 8월 10일, 취도에 세워진 ‘일본전승 기념비’와 ‘송진포 러일전쟁 승전 기념비’ 가 광복 60주년 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선정한 ‘일제문화잔재 바로알고 바로잡기’ 버금상에 선정됐다.
거제시의 고현만 수질개선 사업이 말로만 ‘수질개선’이었던 것이 탄로났다. 사업비 5백여억원을 들여 준공된 중앙하수처리장의 오폐수 처리량은 상수도 공급량을 기준으로 볼때 50% 정도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고현만으로 그대로 흘러들고 있었던 것이다. 예산만 날린 꼴이다.
거제시가 조선협력업체 진출을 위한 중소공단 조성을 미적거리는 사이 통영시가 안정공단 특수에 환호했고 이어 주택업계의 ‘로또신화’로 일컬어지던 수암종합건설이 11월 10일 최종부도 처리됐다. 과도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고의부도를 냈다는 소문도 나돌았으나 입주자들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영화촬영 장소로도 거제는 손색이 없었다. 그동안 ‘흑수선’ ‘은행나무침대’ ‘정글쥬스’ ‘귀신이산다’에 이어 김민종 김유미 주연의 ‘종려나무숲’과 차태현 송혜교 주연의 영화 ‘파랑주의보’도 거제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이외에 차인표 조재현 송윤아가 주연한 SBS ‘홍콩 익스프레스’도 지심도를 비롯, 칠천도 옆개해수욕장, 하청 청춘사진관 등 자연풍광이 뛰어난 거제에서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을 담았다.
무더위도 한풀 꺾인 8월. 거제면 외간마을 윤총규씨(46)가 거제에서 첫 번째로 벼를 수확했다. 평년보다 보름정도 빠른 수확이었다. 오수-산촌간척지의 면간경계를 두고 거제면민 5백여명은 거제시청 주차장에서 면간 경계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집회를 가졌다. 30일에는 대우조선 지분매각에 대해 시장과 의장이 공동명의로 거제시민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거제시민상에 원신상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거제문화원이 시상하는 제6회 거제문화상 전통문화부문에 거제대학 강돈묵 교수가, 전통민속농악 기능보유자 정옥식씨가 교육문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거제시어(市魚)엔 대구가 선정됐다.
시어(市魚)로 선정된 대구가 추운 겨울날씨 만큼이나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12월 17일과 18일 이틀동안 장목면 외포항에서 개최된 제1회 대구축제가 참가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빈축을 샀다. 장사속만 드러낸 동네잔치 였다는 비아냥에서부터 대구떡국 무료시식을 기다리던 시민들과 관광객은 ‘닭 좇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1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을거란 예상을 했다던 행사 주최측은 대구떡국 무료시식회 예산으로 7백만원을 들인데 비해 내외빈을 위한 식대에는 시식회 예산의 20%가 넘는 1백50만원의 예산을 책정, ‘굶주린 관광객, 배터진 내외빈 접대’만 된 셈이다.
대구축제로 상심한 마음을 애써 달래던 시민들은 을유년 막바지에 터진 ‘거제에 제3의 조선소 설립 타진’이란 본지의 보도가 나가자 관련업체를 비롯, 많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조선소 협력업체들의 ‘탈거제’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우려속에 나온 소식이어서 더욱 관심거리였다. 조선소 건립을 검토중인 대주그룹은 1981년 대주종합건설이라는 작은 회사로 출발, 활발한 기업인수를 통해 대한화재보험, 두림건설, 두림제지, 광주일보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호남 굴지의 그룹이다.
윤광룡 기자 ykyong@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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