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 해…희망의 ‘병술년’ 밝았다
집안의 행복 지켜주는 ‘충직’의 대표
사냥엔 천부적인 기질 ‘거제개’ 멸종
사냥엔 천부적인 기질 ‘거제개’ 멸종
작성 : 2005년 12월 31일(토) 11:30 가+가-

견도(犬圖)
가려운 뒷다리로 긁는 개의 상태가 자못 익살스럽게 묘사돼 있다. 조선시대 18세기 중엽 때 작품. 지본수묵(紙本水墨) 화첩 종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을유년(乙酉年)이 가고 병술년(丙戌年) 새해가 밝았다. 2006년은 개띠 해.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는 충성과 수호의 상징이다. 우리를, 사회를, 나라를 굳건히 다져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개의 해를 맞아 민속 학자로부터 개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 민족과 함께한 개의 여러 의미를 알아 본다.
12지의 열한 번째 동물
매년 정초가 되면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것이 가지는 뜻은 무엇인가를 찾아서 한 해의 운수와 그 해에 태어날 아이의 사주팔자를 점치려는 풍속이 예로부터 내려온다.
특히 12년을 주기로 해마다 바뀌는 띠 동물의 외모나 특성-행태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 일상 생활의 교훈이나 행동 철학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했던 사실은 여러 민속, 유물, 유적, 문헌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올해는 병술년으로 개띠의 해다. 올해 태어나는 아기들은 모두 개띠가 되고, 개띠는 60년 동안 갑술, 병술, 무술, 경술, 임술 등 다섯 번의 개띠 해를 맞는다. 12지의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달로는 음력 9월, 시각으로는 오후 7시에서 8시, 방위로는 서북서를 상징한다.
개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 동물로 야생 동물 가운데 가장 오래 전인 기원전 9,500년 무렵부터 인간에 의해 길러졌다.
우리 나라의 경우 그 연대가 확실치는 않으나 중국 당나라 문헌에 제주도에서 개를 사육해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는 기록이 나오고, 또 신라 지증왕이 개로 인해서 왕비를 구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부터 개를 길렀던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가장 친근한 의리의 동물
개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열두 동물 가운데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그래서 강아지, 복실이, 누렁이, 바둑이, 멍멍이, 살살이 등으로, 또는 가족 이름의 돌림자를 넣어 친근한 이름으로까지 부르고 있다.
집과 주인을 지키는 영물인 개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주인임을 알고 반긴다. 그러나 낯선 발자국 소리는 먼저 듣고 위험을 가족들에게 알려 도둑을 막는 구실도 하고 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마루 밑이나 대문간, 부엌, 뒤뜰 등 사람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해 준다.
개는 집 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호신 등의 역할뿐만 아니라, 잡귀와 요귀-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져 왔다. 우리 조상들은 악귀를 쫓기 위해 개를 그린 문배도를 집 대문-광문 등에 걸어 두고, 악귀가 집 안에 들어 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용맹스럽고 충직한 토종 개
설화에서 전해지듯 우리 전통의 개는 충직하고 용맹스러움이 대표적인 기질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천연 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는 남다른 귀소성(동물이 먼 곳에 나갔다가도,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오는 성질)과 뛰어난 사냥 감각, 그리고 용맹성을 갖고 있다.
진돗개와 함께 천연 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는 삽살개는 털이 온 몸을 뒤덮은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기질이 대담하고 강인하다. 예로부터 삽살개는 귀신을 쫓는 개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삽사리가 있는 곳에 귀신은 얼씬 못 한다는 말이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개라고 알려져 많은 집에서 삽살개를 길렀다.
또 제주개는 진돗개와 닮은 모습에다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해 사냥을 잘한다. 풍산개는 성질이 용맹스럽고 몸놀림이 날쌔고 짖는 소리가 우렁찬 데다 사냥물을 발견하면 절대 놓치지 않아 백두산 고원 지대에서 화전민이나 사냥꾼이 맹수 사냥용으로 키워 왔다.
사냥엔 천부적인 기질 거제의 토종 ‘거제개’
수렵성 뛰어나고 주인에 충직했던 개 거제개는 실존(實存)했는가?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거제개는 분명히 있었다.
수렵소설을 각 신문에 연재해 인기를 끌었던 작가 김왕석씨도 그의 글, 맹수와 명포수(꾼)에서 거제개의 실체를 증명하고 있다. 이책 제3권 305페이지 아홉째줄에는 영리하고 투지력이 강한 거제개의 활약상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북 선산의 한 작은 마을에 한 사냥꾼이 거제산 중견 두 마리와 잡종견 한 마리로 노루사냥을 하러 갔다. 이 사냥개 세 마리가 산 중턱에서 노루를 발견하고 그 노루를 내몰아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노루가 아래쪽으로 쫓겨 내려왔을 때 뒤를 쫓던 개는 두 마리뿐이었다. 그 사냥꾼은 으레히 한 마리는 도중에 낙오한 줄 알았는데 이 얼마나 영리한가! 노루와 두 마리의 개가 일단 아래쪽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건너 산 위로 올라갈 동안에 낙오한 줄 알았던 그 한 마리 개가 산허리를 가로 질러서 건너산 중턱으로 달려가 있지 않는가.
마치 사냥꾼이 노루목을 잡아 지켜선 것처럼 노루가 올라올 목으로 직행한 것이다. 마침내 노루가 목까지 이르자 그 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노루와 개는 한 덩어리가 되어 딩굴었다.
이밖에도 현재 60대 이상의 거제인이라면 어린 시절 거제개가 노루를 잡는 모습들을 똑똑히 목격했을 것이며 또한 거제개가 엮어낸 각종 이야기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어진다.
거제개는 북방개 일종인 몽골개와 우리나라 토종개인 도서지방 개들의 혼합종으로 추정되며 체구는 대형개와 중형개의 중간 사이로 우리나라 육지의 개들보다는 체구가 다소 컸고 색상은 백색, 황색, 흑색, 재색 등 혼색종이 다양하게 있었으나 대체로 백색과 황색계통이 흔했다는 것이 거제개를 길러본 사람들의 주장이다.
진돗개와 흡사한면도 있었지만 체구가 다소 컷던 거제개는 특히 송곳니가 길고 끝은 안으로 약간 휘어져 있었으며 사냥에 나서서는 표독스런 맹수로 돌변,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해 포획하는 지구력을 겸비했었다.
오랫동안 거제개를 길렀던 지역민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거제개는 사냥감의 진로까지 예측할 줄 아는, 그야말로 수렵(狩獵)에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가축들과는 함께 놀아줄 만큼 친근감을 갖기도 했으며 특히 사람에게는 진돗개와 같은 영악스러움보다는 바보스러움에 가까울 만큼 순한 면이 있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특히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는 그지역 주민들의 생활상, 그리고 지역민들의 성품에 따라 개의 성품자체가 구성되는 등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 애견가들은 영국의 토종개인 불독은 착실하고 집요한 영국사람을 닮았고 독일의 토종인 세퍼드는 사납고 이지적인 독일인을, 프랑스 토종인 푸들은 유쾌하고 낙천적인 프랑스 사람을, 그리고 중국 토종인 챠우는 둔중하고 꿍꿍이 속인 중국사람을 닮았다고 했다.
가축과 야생동물에 대한 분별력이 뛰어난 거제개. 지구력이 좋아 한때 소 값에 팔리기도 했다는 사냥전문개다. 71년 거제대교가 놓이기전까지만해도 육지의 개들과 혈통이 섞이지 않아 순수혈통을 보존했으나 대교개통이후 잡종견과 피가 섞여 거의 멸종 상태다.
윤광룡 기자 ykyong@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12지의 열한 번째 동물
매년 정초가 되면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것이 가지는 뜻은 무엇인가를 찾아서 한 해의 운수와 그 해에 태어날 아이의 사주팔자를 점치려는 풍속이 예로부터 내려온다.
특히 12년을 주기로 해마다 바뀌는 띠 동물의 외모나 특성-행태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 일상 생활의 교훈이나 행동 철학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했던 사실은 여러 민속, 유물, 유적, 문헌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올해는 병술년으로 개띠의 해다. 올해 태어나는 아기들은 모두 개띠가 되고, 개띠는 60년 동안 갑술, 병술, 무술, 경술, 임술 등 다섯 번의 개띠 해를 맞는다. 12지의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달로는 음력 9월, 시각으로는 오후 7시에서 8시, 방위로는 서북서를 상징한다.
개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 동물로 야생 동물 가운데 가장 오래 전인 기원전 9,500년 무렵부터 인간에 의해 길러졌다.
우리 나라의 경우 그 연대가 확실치는 않으나 중국 당나라 문헌에 제주도에서 개를 사육해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는 기록이 나오고, 또 신라 지증왕이 개로 인해서 왕비를 구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부터 개를 길렀던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가장 친근한 의리의 동물
개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열두 동물 가운데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그래서 강아지, 복실이, 누렁이, 바둑이, 멍멍이, 살살이 등으로, 또는 가족 이름의 돌림자를 넣어 친근한 이름으로까지 부르고 있다.
집과 주인을 지키는 영물인 개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주인임을 알고 반긴다. 그러나 낯선 발자국 소리는 먼저 듣고 위험을 가족들에게 알려 도둑을 막는 구실도 하고 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마루 밑이나 대문간, 부엌, 뒤뜰 등 사람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해 준다.
개는 집 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호신 등의 역할뿐만 아니라, 잡귀와 요귀-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져 왔다. 우리 조상들은 악귀를 쫓기 위해 개를 그린 문배도를 집 대문-광문 등에 걸어 두고, 악귀가 집 안에 들어 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용맹스럽고 충직한 토종 개
설화에서 전해지듯 우리 전통의 개는 충직하고 용맹스러움이 대표적인 기질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천연 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는 남다른 귀소성(동물이 먼 곳에 나갔다가도,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오는 성질)과 뛰어난 사냥 감각, 그리고 용맹성을 갖고 있다.
진돗개와 함께 천연 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는 삽살개는 털이 온 몸을 뒤덮은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기질이 대담하고 강인하다. 예로부터 삽살개는 귀신을 쫓는 개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삽사리가 있는 곳에 귀신은 얼씬 못 한다는 말이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개라고 알려져 많은 집에서 삽살개를 길렀다.
또 제주개는 진돗개와 닮은 모습에다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해 사냥을 잘한다. 풍산개는 성질이 용맹스럽고 몸놀림이 날쌔고 짖는 소리가 우렁찬 데다 사냥물을 발견하면 절대 놓치지 않아 백두산 고원 지대에서 화전민이나 사냥꾼이 맹수 사냥용으로 키워 왔다.
사냥엔 천부적인 기질 거제의 토종 ‘거제개’
수렵성 뛰어나고 주인에 충직했던 개 거제개는 실존(實存)했는가?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거제개는 분명히 있었다.
수렵소설을 각 신문에 연재해 인기를 끌었던 작가 김왕석씨도 그의 글, 맹수와 명포수(꾼)에서 거제개의 실체를 증명하고 있다. 이책 제3권 305페이지 아홉째줄에는 영리하고 투지력이 강한 거제개의 활약상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북 선산의 한 작은 마을에 한 사냥꾼이 거제산 중견 두 마리와 잡종견 한 마리로 노루사냥을 하러 갔다. 이 사냥개 세 마리가 산 중턱에서 노루를 발견하고 그 노루를 내몰아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노루가 아래쪽으로 쫓겨 내려왔을 때 뒤를 쫓던 개는 두 마리뿐이었다. 그 사냥꾼은 으레히 한 마리는 도중에 낙오한 줄 알았는데 이 얼마나 영리한가! 노루와 두 마리의 개가 일단 아래쪽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건너 산 위로 올라갈 동안에 낙오한 줄 알았던 그 한 마리 개가 산허리를 가로 질러서 건너산 중턱으로 달려가 있지 않는가.
마치 사냥꾼이 노루목을 잡아 지켜선 것처럼 노루가 올라올 목으로 직행한 것이다. 마침내 노루가 목까지 이르자 그 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노루와 개는 한 덩어리가 되어 딩굴었다.
이밖에도 현재 60대 이상의 거제인이라면 어린 시절 거제개가 노루를 잡는 모습들을 똑똑히 목격했을 것이며 또한 거제개가 엮어낸 각종 이야기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어진다.
거제개는 북방개 일종인 몽골개와 우리나라 토종개인 도서지방 개들의 혼합종으로 추정되며 체구는 대형개와 중형개의 중간 사이로 우리나라 육지의 개들보다는 체구가 다소 컸고 색상은 백색, 황색, 흑색, 재색 등 혼색종이 다양하게 있었으나 대체로 백색과 황색계통이 흔했다는 것이 거제개를 길러본 사람들의 주장이다.
진돗개와 흡사한면도 있었지만 체구가 다소 컷던 거제개는 특히 송곳니가 길고 끝은 안으로 약간 휘어져 있었으며 사냥에 나서서는 표독스런 맹수로 돌변,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해 포획하는 지구력을 겸비했었다.
오랫동안 거제개를 길렀던 지역민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거제개는 사냥감의 진로까지 예측할 줄 아는, 그야말로 수렵(狩獵)에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가축들과는 함께 놀아줄 만큼 친근감을 갖기도 했으며 특히 사람에게는 진돗개와 같은 영악스러움보다는 바보스러움에 가까울 만큼 순한 면이 있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특히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는 그지역 주민들의 생활상, 그리고 지역민들의 성품에 따라 개의 성품자체가 구성되는 등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 애견가들은 영국의 토종개인 불독은 착실하고 집요한 영국사람을 닮았고 독일의 토종인 세퍼드는 사납고 이지적인 독일인을, 프랑스 토종인 푸들은 유쾌하고 낙천적인 프랑스 사람을, 그리고 중국 토종인 챠우는 둔중하고 꿍꿍이 속인 중국사람을 닮았다고 했다.
가축과 야생동물에 대한 분별력이 뛰어난 거제개. 지구력이 좋아 한때 소 값에 팔리기도 했다는 사냥전문개다. 71년 거제대교가 놓이기전까지만해도 육지의 개들과 혈통이 섞이지 않아 순수혈통을 보존했으나 대교개통이후 잡종견과 피가 섞여 거의 멸종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