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환경영향평가 우수사례집’을 펴내면서 연초면 오비리 일반 지방산업단지조성 사업을 환경영향평가 우수사례로 꼽은 데 대해 “거의 사기 수준에 가깝다”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가 펴낸 사례집에 따르면 ‘오비 일반 지방산업단지조성 사업’은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일원 육지부 7만4,720㎡와 공유수면 11만8,426㎡ 규모에 522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이 오는 2009년 완공 예정으로 잡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2004년 3월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마무리된 이 사업의 목적은 매립을 마친 다음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이나 조선관련업종 산업단지 조성인데 준설토 환경영향 저감 방안과 갯벌 오염 정화능력 감소 최소화 방안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사례집에 나와있다.
또 아비 도래지로 천연기념물 지정이 돼 있는 지역으로 겨울철새가 날아드는 등 생태계가 양호하고 수달과 고란초가 있어 특별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훼손 갯벌의 38%인 4만5,999㎡ 대체갯벌 조성, 수달-애기등-고란초 등 희귀 동식물 보호방안 강구, 매립에 따른 새 해안선은 해야생물이 살기좋게 계획하고 소하천 등에 염생식물 심기 등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대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4일 “현재 진행중인 공사에서 협의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을 만큼 모두 비현실적인 방안이며 이런 엉터리 내용을 갖고 협의를 해 준 자체가 사기 또는 기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윤미숙 정책실장은 “매립에 따른 해안선도 전혀 해양생물이 살기 좋게 되지 않고 있으며 소하천 등에 염생식물을 친환경적으로 심는다는 것도 갯벌이 살아 있어야 이뤄질 수 있는 일인데 갯벌이 매립돼 있는 마당에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펴낸 ‘환경영향평가 우수사례집’ 발간사에는 “해당 사업 전체의 친환경적 개발 여부와 관계없이 평가 기법이나 친환경적인 시설 등 널리 알릴 필요성이 있는 사업을 실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반환경적인 사업이라도 영향평가만 친환경적이라면 괜찮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이에대해 윤 실장은 “어떻게 해서 이런 황당한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우수 사례로 선정된 경위를 모두 파악해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그리고 당시 평가 대행을 맡았던 환경컨설턴트 회사에 대해 항의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거제환경련 입장= 환경영향평가 우수사례 선정은 기만행위
환경부는 지난해 말 환경영향평가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이를 사례집으로 발간하였습니다. 전국에서 20개의 우수사례가 선정되었고 여기에는 오비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이 포함되었습니다.
환경부는 이번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사례집을 발간한 이유를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진 개발사업과 평가 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말한 대로 라면 오비산업단지 조성공사가 친환경적이고 환경영향평가 기법이 우수하여 이를 널리 알리고 확산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환경부가 우수사례라고 선정한 ‘오비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많은 의문과 함께 ‘기만행위’를 적극 장려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우를 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속없고 화려한 립서비스를 장려하는 평가 기준, 부정적 영향 유도해
환경부는 우수사례집 발간사를 통해 “해당사업 전체의 친환경적인 개발여부와 관계없이 평가 기법이나 친환경적인 시설의 제시”를 기준으로 우수사례를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이행여부와는 상관없이 화려한 수식어와 이행 불가능한 그럴듯해 보이는 계획이 제시되었다는 점이 우수사례 선정이유라고 했습니다.
결국 환경부의 이번 우수사례 선정은 다른 수많은 환경영향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실제로 이행이 불가능한 겉모습만 화려한 계획을 양산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의 고질적인 관행인 일단 환경영향평가 과정만 통과하고 보자는 의식은 더욱 확산되고 고착될 것이며 환경부 스스로 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우수사례로 선정된 ‘오비 지방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의 허구성
환경부는 오비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우수사례로 선정한 주요 이유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들고 있습니다.
▲갯벌 훼손면적의 38%인 약 45,000㎡의 면적에 인공조간대 조성 및 지속적 관리계획 수립 ▲수달, 애기등, 고란초 등 각종 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 동식물에 대한 보호방안 강구 ▲소하천을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하고, 염생식물은 친환경적이면서도 밀도 있게 식재 등 환경부가 밝힌 위의 선정사유는 단 한번이라도 현장확인을 했다면 금방 허구임이 밝혀질 수 있는 내용입니다.
첫째, 훼손될 갯벌을 보완할 인공조간대 조성계획은 현실성이 전혀 없습니다. 업체가 제시한 인공조간대 조성예정지의 경우 한곳은 해안 암석지대이고 또 다른 한곳은 조류의 영향으로 조간대를 형성할 저질(뻘)이 쌓이지 않는 곳입니다. 업체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계획을 제시한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허황된 계획을 제시하며 공사중 발생하는 9만㎥의 준설토를 이곳에 투기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준설토를 지정된 해역에 해양투기 하는 경우 운반비 등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체는 이 황당한 계획을 통해 공사비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었으며 환경부는 이 장단에 맞장구를 치는 격입니다.
둘째, 업체가 제시한 수달,애기등,고란초등 멸종위기 보호종 야생 동식물에 대한 보호방안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보여집니다. 구체적인 방안의 제시도 없이 ‘보호방안 강구’라는 현실성 없고 틀에 박힌 수식어를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업체는 당초 환경영향평가시 사업지역내에 수달서식지와 고란초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후 우리단체는 사업지역내에서 단 30분만에 수십개에 달하는 수달의 서식흔적과 고란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환경영향평가 관련법상 부실 또는 허위조사에 해당되어 고발 또는 행정조치를 받아야하는 대상입니다.
세째, 소하천 조성에 관한 부분으로 업체가 제시한 계획은 ‘무늬만 친환경’인 의미없는 계획입니다. 수생, 염생식물은 서식환경만 갖추어 지면 스스로 자리를 잡고 군락을 이루며 성장하게 됩니다. 업체는 사업지역내의 소하천에 석축이나 옹벽을 쌓고 인위적으로 염생식물을 식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위적 식재가 아닌 ‘서식환경조성’입니다.
또한 환경부는 업체가 제시한 ‘해안선의 환경성’에 대해서 매립으로 인해 새로이 조성되는 해안선은 해양생물의 서식환경에 적합하도록 계획하고 가급적 완경사로 계획하여 해양과 육상의 생태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고, 호안 사석제는 가급적 자연석을 이용, 적정 공극율을 유지 하겠다는 점을 높게 평가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물양장 및 호안공사등 업체 자신을 위한 시공 방법에 불과할 뿐 해양생태나 생물의 서식환경 조성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으며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전형적인 ‘립서비스’입니다.
불필요한 전시행정보다 철저한 사후관리 신경써야
결론적으로 환경부의 이번 우수사례 선정은 환경영향평가 본래의 취지에 역행하는 지향점 없는 전시행정에 불과할 뿐입니다. 따라서 환경부는 온갖 장밋빛 환상을 양산해 내는 우수사례 선정 보다는 업체들이 제시한 환경훼손 저감 및 방지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 감독하고 이를 통해 통과절차 쯤으로 가볍게 여겨지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 본래의 취지를 찾아나가야 할것입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업체가 제시한 훼손저감 및 방지 계획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정부(환경부)는 제도운영을 통해 업체가 제시한 약속을 국민에게 보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더 더욱 그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계획을 말하기는 쉽고 약속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계획이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영리를 목적으로 삼고 있는 개발사업자 입니다. 계획이나 약속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행하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지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계획의 평가보다는 ‘결과의 평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금번 환경부의 신중하지 못한 생색내기식 전시행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진해서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차제에 이번에 우수사례로 선정된 사업과 해당 업체들이 자신들이 제시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보다 면밀히 살펴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