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홍세화 초청강연
5월 4일 저녁 7시 거제공고, ‘똘레랑스와 리퍼블릭’
작성 : 2006년 04월 24일(월) 12:39 가+가-
“당신의 정치적, 종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정치적, 종교적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 이것이 똘레랑스의 출발점입니다.”

홍세화는 똘레랑스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리고 앵똘레랑스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는 것이 똘레랑스의 종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똘레랑스란 차이를 긍정하는 논리이면서 극단을 부정하는 논리다.

거울속의 자신이 또 다른 속에서 무한대로 잉태된다는 것을 “전신을 비출 수 있는 두개의 큰 거울 사이에 서 본 사람은 안다”고 했던 것처럼 끊임없이 되비치는 이미지의 거울 사이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일종의 형벌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프랑스라는 두개의 거울 사이에서 유형의 세월을 살아낸 그가 하나의 거울(프랑스)에서 벗어나면서 떠나온 거울을 바라보며 쓴 글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통해 일약 ‘똘레랑스의 전도사’라는 상징자본을 갖게 된 그의 각오가 서두부터 예사롭지 않다.

‘악역’을 맡겠다는 것이다. 언젠가 ‘전사’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 연상되는 그의 각오에는 악역의 슬픔과 슬픔의 악역이 교차하고 있다.

무늬만 공화국에 살고 있는 한국민들에게 던지는 그의 메시지는 추상같다. 사회귀족과 국가귀족이 이른바 주류의 가면을 쓰고 분탕질을 하고 있는 지금, 여기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도려내고 있다. 군벌과 문벌, 족벌, 재벌, 학벌이 지역주의와 결합해 사회여론을 오염시키는 이상한 공화국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진정한 공화주의의 정신을 찾아내자고 제안한다.

그리하여 친일의 과거를 서랍 속에 넣어둔 뒤 이른바 ‘민족정론지’를 자처하는 ‘조선일보’와 그 주변에 서성거림으로써 지식인연하는 일부 먹물들의 미필적 고의를 들춰낸다. 고문혐의자가 국회의원인 나라, 안보상업주의가 퍼뜨리는 악성바이러스,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에서 단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사상검증 작업도 홍세화의 시선에서 비켜갈 수는 없다.

그의 날선 비판은 조선일보로 상징되는 뒤틀린 언론 현실과 국가주의, 시장주의가 판치는 교육 현실을 딛고 ‘일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권리가 보장되는 소박한 사회의 꿈을 지향한다. 두 거울 사이에 선 그는 말한다. “프랑스 사회를 잣대로 한국 사회를 비판한다”는 비판을 흔쾌하게 감수한다고.

홍세화를 만나고 싶다면 내달 4일 거제공고 시청각실로 찾아가라.

홍세화가 말하는 똘레랑스란

똘레랑스란 단어는 홍세화씨가 국내에 널리 퍼트린 단어이다. 홍세화씨는 책에서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 입니다. 흔히 말하듯 한국 사회가 정이 흐르는 사회라면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흐르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똘레랑스의 첫 번째 의미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다. 즉, 상대방의 정치적 의견, 사상, 상대방의 이념 등을 존중해 자신의 사상, 이념도 인정받는 다는 것이다.

두번째 의미로는 “특별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유”이다.(원래 허용 오차를 뜻하는 공학 용어인데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되면서 ‘특별한-자유’라는 뜻이 된 것이다.)

첫 번째 말뜻이 나와 남 사이의 관계 또는 다수와 소수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남을 동시에 존중하고 포용하는 내용을 품고 있다면 두 번째 말뜻은 권력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품고 있다.

즉, “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지되는 것도 아닌 한계자유”를 의미한다. 거리에 아무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이지만 “그래야 청소부들이 실업자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똘레랑스 사회에 사는 프랑스 인들이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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