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거제문예회관 미술관으로 떠나는 문학여행
깊어가는 가을, 100주년 시인, 소설가들과 그림과의 만남
작성 : 2008년 10월 24일(금) 10:14 가+가-
20세기가 전문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통합의 시대이다.
20세기에는 전문적인 하나의 기술이나 지식이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었다.

하지만 21세기는 분야를 막론하고 하나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미래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의 교육방침에도 많은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하나의 논리를 증명하기 위해서 관련된 두 개 이상의 학문이 통합적으로 연구되어 보다 폭 넓은 인식영역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난 여름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장 김한겸)은 청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에서 청마의 시를 바탕으로 한 문학과 음악, 미술, 연극과의 만남을 선보여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이어 재단은 다시 한 번 문학과 미술의 접목을 시도하여 다원화된 현대사회 속에서 복합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전환을 꾀함과 동시에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거제의 문화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다른 차원의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개관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기획된 <문학, 그림으로 만나는 행복>展은 축복 받은 땅, 거제시의 문화적 정기를 받고 태어난 생명의 시인 청마 유치환을 비롯한 김기림, 김유정, 김정한, 백신애, 이무영, 임화 등 7명 거장들의 문학작품을 현대미술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이다.

거제가 낳은 청마 유치환과 동갑내기인 이들은 모두 정치.사회적으로 격동의 시대였던 1908년에 태어나 역사적 아픔을 공유한 민초들의 어려움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훌륭하게 승화시켰으며, 이들의 문학작품은 다시 김범석, 민정기, 오원배, 이 인, 조일묵, 최석운 등의 손에 의한 현대의 미술언어로 재탄생하여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문화적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부산 출신 김정한의 소설은 제18회 이중섭 미술상에 빛나는 민정기 화백의 손에서 우리네 고향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원근법을 배제한 평면구성을 통해 펼쳐 보이고, 이무영의 소설에 등장하는 흙의 아들 김영감은 이인의 작품에서 묵향이 빚어내는 강한 필선으로서 흙내음 가득한 우리의 땅을 지키는 파수꾼의 이미지로 재창조됐다.

청마 유치환의 도도하고도 격조 높은 행복은 형형색색의 화려한 오늘날의 행복으로 대체되고, 한국 모더니즘문학을 이끌었던 김기림의 시는 오원배의 초현실주의적 화법과 만나면서 현실과 관념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의 도시적 생존방식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930년대 우리나라 농민들의 비참한 삶과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특유의 해학으로 풀어나간 김유정의 소설은 모더니즘 미술에 나타난 숭고미의 엄숙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최석운 화백의 해학미를 통해 해학이 극단적 상황이나 조건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덮어두는 역할을 하는 비속미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더욱 강하게 시사한다.

10월 22일부터 시작된 <문학, 그림으로 만나는 행복>展은 11월 10일까지 계속되며 깊어가는 가을에 미술의 좋은 소재로서의 문학과, 문학의 영원성에 화려한 생명력을 부가하는 미술과의 유기적 관계를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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