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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사진전 열린다
작성 : 2009년 07월 08일(수) 17:17 가+가-
현역기자 13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정국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기록한 사진 30여점이 대학로 갤러리 카페 ‘포토텔링’에서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전시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49재를 맞아 기획된 추모 사진전<눈물은, 진하다>은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유례없는 역사적 사건들을 담아내고 있다.

고영직 문학평론가는 그날, 나와 우리들의 슬픔과 패배의 기억을 인화(印畵)한 이 사진전 <눈물은, 진하다>은 만해 한용운 선사가 자신의 불후의 명시 ‘당신을 보았습니다’ 에서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라고 썼던 불멸의 구절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고영직 /문학평론가

민주주의와 삶의 질에 대한 일상적 위협과 공격이 없는 사회는 가능한가.

만일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런 사회를 일러 품위 있는 사회 혹은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명명할 수 있으리라. 사람 사는 세상은 서로가 서로를 모욕하지 않는 사회이다.

특히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 품위 있는 사회에서는 “우리는 서로 다르되, 결코 다르지 않다”는 윤리학이 작동하고 있는가 하면, 인문학적 교양의 가치가 생생히 살아 있는 사회 시스템이 구축된 사회라고 할 수 있으리라.

노무현,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고자 했던 우리들의 뜨거운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는 레토릭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그 자신의 온 생애를 걸고 자유와 상상력의 가치를 옹호했고, 모든 차별에 철저히 반대하는 사유와 실천 행위를 통해 ‘아니오’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우리 시대 민주주의와 반권위주의의 독전관(督戰官)이었다.

그날, 그의 영전(靈前) 앞에서, 나와 우리들이 흘린 눈물은 그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키는 사람이었기 때문에서가 아니라, 고집스럽게도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 했던 우리들의 ‘바보 영웅’에게 바치는 애도(哀悼)의 눈물이었으리라.

그는 민주주의와 삶의 질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것은 자유에 관한 우리들의 빈곤한 상상력과 허약한 행동주의에 있었으며, 가난에 대한 두려움 자체에 있다는 점을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하여 스스로 증명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는 자신의 죽음과 함께 그가 추구했던 가치의 패배를 스스로 증언함으로써 우리가 품어야 할 희망의 근거는 살아남은 우리들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얻어야 할 몫이라는 점을 역설했던 것은 아닐까.

역사의 천사는 일어나는 일이 곧 역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서거 49재를 맞는 우리들은 일어났던 일은 물론이고,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로써도 늘 새로운 역사를 치열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적 행위가 된다는 점을 이미 깨달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미래에 무엇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가려는 ‘과정의 정치’가 더 중요하고 또 절실히 요청된다는 점을 자각했던 것은 아닐까. 이때 정치라는 말이 우리가 사는 방식, 즉 삶의 형식들을 의미한다는 점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나와 우리의 삶의 형식들이 더 이상 피동형의 동사들의 목록에 갇히는 신세가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 창조해낸다’는 의미의 주체적․능동적 동사형을 새롭게 나와 우리들의 삶 속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점 또한 비로소 이해하고 실감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우리의 현재 모습을 거부하고, 저항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의 서거 49재를 맞아 기획된 추모 사진전 <눈물은, 진하다>전은 어쩌면 ‘사람은 결국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고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유례없는 역사적 사건을 응시하고 관찰하는 사진가들의 앵글은 결코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죽음을 생각하는 우리들로 하여금 통렬한 슬픔의 감정교육의 경지로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이제 그가 없는 세상에서 나와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자유를 위한 자유의 가치들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한다. 그래서 이 사진전을 보는 내내 나와 우리들은 내 마음에, 당신의 마음에,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에, 질문들이 쌓이고 쌓여 거대한 ‘질문의 무덤’이 자리를 잡게 되는 낯선 감동의 순간과 함께 우리 영혼의 자기 정화의 체험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이 사진전에서 그날 나와 우리가 흘렸던 눈물들의 성분과 의미에 대해, 그리고 지금 당장 답은 모르더라도 문제를 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성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용히 묵상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날, 나와 우리들의 슬픔과 패배의 기억을 인화(印畵)한 이 사진전 <눈물은, 진하다>전은 만해 한용운 선사가 자신의 불후의 명시 「당신을 보았습니다」에서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라고 썼던 불멸의 구절을 연상시킨다.

그 진하디진한 눈물의 기억을 통해서 나와 우리들은 생각을 나누고, 미래에 대해 새로운 상상력의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리라. 그리하여 눈물의 대동(大同) 세상을 넘어, 다시 프로메테우스적 신념을 갖고서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어쩌면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실천하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잘 가시라, 우리들의 바보 영웅이여. 나와 우리들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으리.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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