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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음식…하청 '맹종죽순'
4-5월의 대밭 '우후죽순' 실감
장아찌, 회, 죽순 두루치기 맛 일품
작성 : 2004년 04월 22일(목) 19:48 가+가-

막 캐온 죽순을 풀고 있다. kg당 4백원. 4년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에 변동이 없다.

4∼5월 대밭에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우후죽순이란 말을 실감했을 것이다. 아침에 땅 위로 겨우 머리를 내밀었던 싹이 저녁이면 웬만한 사람 키만큼 훌쩍 자라 있기도 하다. 죽순하면 생각나는 곳이 바로 '하청'이다.
하청 맹종죽순은 국내 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해 통조림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그날 캐온 죽순을 직거래로 판매하기도 한다. 하청에 가면 지금 각 가정의 식탁에 죽순요리로 가득하다. 엊그제 비가 오는 바람에 죽순이 훌쩍 커 버려 지금 하청에서는 죽순 수확이 한창이다.
전남 담양에서도 죽순이 나오지만, 담양에서는 수확철에 맞춰 요리용으로만 소량 생산하고 있다. 죽순의 주 생산지는 바로 하청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산 죽순이 대량으로 들어와 '하청 죽순'이 제 값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kg당 4백원이다.
중국산의 경우 값만 싼 게 아니라 품질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제 하청 죽순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토불이'를 강조하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길 밖에 없다. 그에앞서 죽순농가도 살릴 겸, 죽순 소비촉진을 위해 죽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삶은 죽순의 껍데기를 벗기고 있다.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 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이다. 왕대, 솜대, 죽순대 등의 새순을 죽순으로 이용하는데, 이중 품질과 맛, 수량에서 단연 으뜸으로 치는 것은 죽순대(일명 맹종죽)다. 맹종죽이란 말은 중국의 '맹종(孟宗)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 오나라에 맹종이란 효자가 살고 있었는데, 병든 어머니가 한겨울에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자 대밭에 가서 며칠을 눈물 흘리며 하늘을 감동시킨 끝에 마침내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죽순을 얻었다고 한다.
죽순을 삶은 후 맑은 물로 씻어내고 있다.
죽순에는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B가 풍부해, 노약자나 회복기 환자의 건강식품으로 좋다. 또한 수분을 제외한 성분 중 식이섬유의 함량이 23.3%나 돼 장운동 촉진, 변비 해소, 숙변 제거 등에도 효능이 있다.
죽순은 '아침에 캔 것은 그 날 안에 먹는다'고 할 정도로 신선도가 중요하다. 캐낸 것은 바로 요리해야 하며, 날것 상태로 저장은 불가능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떫은맛이 강해지고 수분이 줄어들며 맛이 없어진다.
제철이 아니고서는 죽순을 통조림으로밖에 먹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죽순의 떫은맛을 없애려면 삶아서 껍질을 벗긴 뒤 하루 정도 맑은 물에 우려내야 한다.
하청가공공장에서 만든 죽순 통조림.
오래 전부터 식용, 약용으로 죽순을 이용해오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죽순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중국, 일본 요리에서는 죽순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재료다. 이에 비해 우리 국민은 고급 요리용이나 스태미너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죽순을 이용한 음식으로는 죽순장아찌와 죽순회가 대표적이다. 죽순 장아찌는 삶아서 껍질을 벗긴 죽순을 항아리에 담아 돌로 눌러둔 다음, 게장을 담그듯 진간장을 끓여서 식힌 후 붓는다. 이것을 2∼3회 반복하고 1개월 가량 삭힌 뒤 먹으면 된다.
죽순회는 삶고 껍질을 벗겨 가늘게 채 썬 죽순에 오이, 풋고추, 미나리를 함께 썰어넣고 초고추장으로 버무리면 맛깔스런 죽순회가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죽순과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 먹는 '죽순 두루치기'의 맛 또한 일품이다.


윤광룡 기자 ykyong@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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