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49세의 할머니 택시드라이버 김호순씨
거제개인택시 여성1호…"세상과 부닥치며 삶을 배운다"
작성 : 2004년 02월 26일(목) 00:00 가+가-

거제 개인택시 여성1호인 김호순씨.
3백여명이 넘는 거제의 개인택시 기사 중에서 여성기사는 단 한명. 49세에 벌써 손주를 본 할머니 드라이버 김호순씨. 서른셋에 처음 핸들을 잡아 운전경력만 올해로 16년째. 택시경력은 6년째이다.
그녀의 직장이자 일터인 택시 안에서 들은 별난 인생, 별난 얘기를 옮겨본다.
"운전하는게 만만치가 않아요. 하면 할수록 어려운게 운전입니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차선변경, 신호위반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운전자들 의식부터 고쳐야 합니다."
그녀의 첫인상은 털털하고 옆집 아줌마같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돈도 벌고 남자들과 매일 데이트도 즐길 수 있어 얼마나 좋냐"며 너스레를 떤다. 소음과 매연에 부대끼며 쌓아온 삶의 무게만큼 그녀가 무장한 프로의식도 남달랐다.
기사로 살아온 6년 동안 사고 한번 안 냈을 정도로 안전운전을 중시하는 그녀. 여성으로서 현장에서 뛰기에 적지 않은 에피소드도 있다. "하루는 해금강에서 부산까지 가는 장거리 손님을 모셨는데, 아 그 분이 글쎄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오겠다며 그길로 도망을 가 버리데요"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화도 났지만 못 받을 돈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수라며 마음을 고쳐먹고 거제로 내려 왔단다.
택시 일을 하다보면 온갖 군상의 인간을 보기 마련이다. 그 중에는 중간에 내려놓고 싶은 손님도 있지 않을까? "아, 있지요. 그렇지만 내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적도 없지요. 일단 내 차에 타면 내 고객이니까요."
그래도 가장 꼴볼견인 사람을 꼽으라면 제집인양 발을 턱하니 올려놓는 사람이나, 목적지는 가르쳐 주지 않고 '좌회전' 저기서 '우회전' 하는 손님들은 정말 대책이 없단다. 또 한가지, 꼭 벌금 얘기를 해야만 벨트에 손이 가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녀에게는 안전벨트가 손님의 의식수준을 매김하는 잣대인 것이다.
그래도 택시문화가 지금은 많이 나아졌단다. 예전처럼 여성기사를 희귀동물로 보는 식의 눈길은 적어졌고 지금은 오히려 여성 운전자라서 더 깍듯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단다.
"말도 마세요. 한번은 오밤중에 술취한 손님을 태웠는데 '어서오세요'하고 인사했더니 놀래서 내리더군요. 조금 있다가 다시 앞으로 탄 손님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집에 간다고 택시를 탔는데 '어서오세요' 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서 또 다른 술집에 온줄 알았다는 거예요."
그래도 그녀는 밤에 술취한 사람들을 무시하진 않는다. 비올 때 취해서 비틀거리는 사람 보면 너무 안스러워 일부러 불러서 태워준단다. 그럴땐 "우리 아줌마 최고"라는 귀여운 술꾼도 더러 있다고 말한다.
요즘 유행하는 TV드라마 대장금도 맘놓고 못 봤다는 그녀. 그만큼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그녀는 운전을 오래하다보니 허리가 늘 아프다고 한다.
"그래도 난 이 직업이 좋아요. 미터기 찍히는대로, 노동한 만큼 버는 정직성. 세상과 부닥치며 세상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는 점. 운수대통한 날과 쪽박찬 날이 분명한 운명같은 의외성. 이런것들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밥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언제까지나 계속 운전을 하겠다는 그녀. 경남20바 1693호 개인택시. 오늘도 그녀는 자신의 삶터인 택시 안에서 손님들을 모시고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돈도 벌면서…. 남자들과 데이트도 즐기면서….
윤광룡 기자 ykyong@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그녀의 직장이자 일터인 택시 안에서 들은 별난 인생, 별난 얘기를 옮겨본다.
"운전하는게 만만치가 않아요. 하면 할수록 어려운게 운전입니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차선변경, 신호위반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운전자들 의식부터 고쳐야 합니다."
그녀의 첫인상은 털털하고 옆집 아줌마같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돈도 벌고 남자들과 매일 데이트도 즐길 수 있어 얼마나 좋냐"며 너스레를 떤다. 소음과 매연에 부대끼며 쌓아온 삶의 무게만큼 그녀가 무장한 프로의식도 남달랐다.
기사로 살아온 6년 동안 사고 한번 안 냈을 정도로 안전운전을 중시하는 그녀. 여성으로서 현장에서 뛰기에 적지 않은 에피소드도 있다. "하루는 해금강에서 부산까지 가는 장거리 손님을 모셨는데, 아 그 분이 글쎄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오겠다며 그길로 도망을 가 버리데요"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화도 났지만 못 받을 돈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수라며 마음을 고쳐먹고 거제로 내려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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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첫인상은 털털했다. 옆집 아줌마같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
그래도 가장 꼴볼견인 사람을 꼽으라면 제집인양 발을 턱하니 올려놓는 사람이나, 목적지는 가르쳐 주지 않고 '좌회전' 저기서 '우회전' 하는 손님들은 정말 대책이 없단다. 또 한가지, 꼭 벌금 얘기를 해야만 벨트에 손이 가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녀에게는 안전벨트가 손님의 의식수준을 매김하는 잣대인 것이다.
그래도 택시문화가 지금은 많이 나아졌단다. 예전처럼 여성기사를 희귀동물로 보는 식의 눈길은 적어졌고 지금은 오히려 여성 운전자라서 더 깍듯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단다.
"말도 마세요. 한번은 오밤중에 술취한 손님을 태웠는데 '어서오세요'하고 인사했더니 놀래서 내리더군요. 조금 있다가 다시 앞으로 탄 손님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집에 간다고 택시를 탔는데 '어서오세요' 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서 또 다른 술집에 온줄 알았다는 거예요."
그래도 그녀는 밤에 술취한 사람들을 무시하진 않는다. 비올 때 취해서 비틀거리는 사람 보면 너무 안스러워 일부러 불러서 태워준단다. 그럴땐 "우리 아줌마 최고"라는 귀여운 술꾼도 더러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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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일터인 택시안에서 그녀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
"그래도 난 이 직업이 좋아요. 미터기 찍히는대로, 노동한 만큼 버는 정직성. 세상과 부닥치며 세상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는 점. 운수대통한 날과 쪽박찬 날이 분명한 운명같은 의외성. 이런것들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밥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언제까지나 계속 운전을 하겠다는 그녀. 경남20바 1693호 개인택시. 오늘도 그녀는 자신의 삶터인 택시 안에서 손님들을 모시고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돈도 벌면서…. 남자들과 데이트도 즐기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