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60년 세월을 간직한 아름다운 선물
흥남철수 피난살이 김병관, 김병언 형제 감사편지와 선물
작성 : 2010년 07월 12일(월) 17:50 가+가-
지난 5일(월) 일운면 사무소에 박스하나가 택배로 배달됐다.
받는사람은 ‘일운면사무소 면장님 前’ 으로 돼 있었다.
“발신인이 지인이 아닌데...”
직원들과 함께 열어본 박스안에는 장문의 편지와 감사의 선물이 들어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부산 대연동 김병관, 김병언 형제.
두 사람은 “60년 전 일운면에 근무하던 공무원의 선행을 잊지 못해 때늦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고 감사의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24일께 일주일 뒤 어머님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당시 13살과 10살이었던 김병관 병언 형제는 피난길에 올랐고 흥남부두를 출발한 배는 장승포에 도착했다.
이후 일운면 망치마을에서 지내던 형제는 혹시 피난길에 오른 어머니가 자신들을 찾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린 배를 안고 무작정 어머니를 찾아나섰다가 어느 날 해질녘 일운면사무소 앞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두 형제의 안타까운 모습을 유심히 보던 일운면사무소 공무원이 어머니의 피난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름도 모르는 이 공무원은 추운 겨울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고픔에 지쳐 울기 시작하는 동생의 안쓰러운 모습에 동생에게 죽이라도 사서 먹이고, 기운을 차리라며 500환을 주었다는 것

병관씨는 “이 때의 고마움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큰 힘과 용기의 원천이 되었으며, 평생 갚아야 할 은혜인 동시에 마음의 짐이었다” 고 적었다.

늦게나마 그 공무원의 이름도 모르고, 현재 있지도 않지만 일운면에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두 형제는 이름과 감사 인사를 새긴 타올 30매를 보내왔다.

김용운 일운면장은 김병관 어르신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 주신데 대해, 우리 공무원들이 더 감사하고 행복하다. 건강이 허락되신다면 언제 전에 사셨던 망치마을도 한번 둘러보면서 추억도 되새길수 있도록 일운면을 방문해 주시면 성심을 다해 모시겠다. 보내주신 선물은 우리 면 관내 어렵게 사는 한부모 가정이나 독거노인들께 어르신의 뜻과 함께 전달하겠다”고 인사했다.

김면장은 김병관 씨가 “이제 사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오히려 내가 더 홀가분하다. 내가 죽기 전에 이렇게 부끄럽고 작은 것이지만 은혜를 갚을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인 것 같다. 머잖아 거가대교가 개통이 되면, 자녀들과 함께 일운면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며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 말했다.

60년 세월을 간직한 아름다운 선물을 받은 일운면 직원들은 “공무원의 작은 친절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용기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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