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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파괴된 멧돼지 … 주택가 급습
작성 : 2010년 11월 21일(일) 19:27 가+가-
21일 새벽 0시47분께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에 몸무게 100㎏가량의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가 119구조대원의 마취총에 맞고서 2시간30여분만에 붙잡혔다.

멧돼지들이 농작물을 파헤치거나 산에서 등산객을 위협하는 일은 매년 끊이지 않고, 최근엔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타고 있던 사람까지 다치는 일이 잦아졌다.

농가에 한정됐던 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최근 도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도심출현 33회…피해 속출

최근 멧돼지들의 뉴스 출현이 부쩍 잦아졌다. 추수철 농작물을 마구 먹어 치우거나 파헤쳐 농민들의 속을 썩이더니, 요즘에는 도심까지 진출해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5시께 대구 달서구 월성동 아파트 단지에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들을 위협하다 4시간 만에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붙잡혔다.

지난달 24일 충북 음성군 36번 국도에서 승용차가 멧돼지를 치면서 차량이 뒤집혀 운전자가 사망했다. 21일 밤 삼청공원 멧돼지 출몰을 포함해 서울 지역에서도 올해 다섯 차례나 멧돼지가 나타났다.

환경생물과학원이 집계한 올해 11월10일까지 도심에 멧돼지가 출연한 횟수는 로드킬 11건를 포함해 모두 33차례나 된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집계한 로드킬 12건을 포함하면 이미 지난해(32회)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다.

그렇다고 농촌 지역의 피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06부터 2009년까지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 61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멧돼지 피해액은 259억원으로 전체 42%를 차지했다.

◇먹이 부족, 서식지 파괴로 떠밀리듯 내려와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야생멧돼지 개체수는 약 23만마리로 추정된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야생 멧돼지의 서식밀도는 산악지역 100㏊ 당 3.7~4.6마리로, 적정 서식밀도(1.1마리)에 비해 3~4배에 달한다.

적정 서식밀도 보다는 많지만 그렇다고 개체수가 꾸준히 늘어난 것은 아니다. 2002년 100㏊당 3.8마리, 2006년 4.6마리, 2008년 4.1마리 등에 비하면 오히려 줄었다.

그렇다면 멧돼지의 잦은 출몰의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먹이부족과 서식지 파괴를 꼽는다.

고립된 서식지에서 개체군 밀도가 높아져 먹이 및 영역다툼에서 밀린 멧돼지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중 농작물 피해를 유발하거나 도심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도로건설과 산림 훼손으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국지적인 개체수 증가 및 먹이부족도 원인이다. 서식지 단절 및 파편화, 생태계의 교란 등이 심한 수도권지역에서 가장 출현빈도가 높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올 봄 이상저온과 집중호우로 멧돼지의 주 먹이인 도토리가 크게 줄면서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음식냄새 등을 쫓아 멧돼지가 주택가 등으로 유인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멧돼지 맞닥뜨리면 절대 소리지르지 말 것

멧돼지의 교미기간인 11월과 12월에는 극도로 성질이 난폭해져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요즘 산이나 주택가에서 멧돼지를 마주쳤을 경우 조심해야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침착함만 잃지 않으면 된다고 조언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움직여서 멧돼지를 흥분시켜서는 안된다.

멧돼지는 후각에 비해 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경우에는 뛰거나 소리 지르기보다는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눈을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멧돼지를 보고 크게 놀라거나 등을 보이고 달아날 경우 상대가 겁을 먹은 것으로 알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멧돼지는 흥분하면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거리에서 멧돼지를 발견하면 가까운 주위의 나무, 바위 등에 몸을 피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멧돼지는 짝짓기 기간인 11~12월 성질이 난폭해져 멧돼지를 만나면 대처 요령을 지킨 뒤 119 구조대 등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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