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길 1주일…"떠올리기 싫은 전쟁의 공포"
작성 : 2010년 11월 29일(월) 14:42 가+가-

【인천=뉴시스】박종민 기자 =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며 연평도에 공습발영이 내려지는 등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9일 오전 인청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로 떠나는 승객들이 개찰구 앞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지난 23일, 포격의 중심에 서 있던 연평도. 주민들이 사지를 떠나 육지로 나온지 꼬박 일주일이 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선'의 긴장감 대신 당장의 내일을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막막한 대책이 겹친 탓이다. 뭍으로 나온 섬마을 사람들은 하루하루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왜 이렇게 힘들어하고,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 "우리는 무조건 야생이여…",고달픈 찜질방 생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찜질방 생활 1주일이 지났다.
1주일동안 찜질방에서 지내니 온 몸에서는 '우두둑' '우두둑' 소리가 나고, 심각한 '다리저림'도 감수해야 했다. 탁한 공기로 인해 매 시간 밖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했으며, 매 시간 밀려오는 피곤함에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비교적 젊은데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덜 받는 정상적인 청년이 몸의 이상을 느낄 정도면, 사선에서 탈출한 백발의 노인이나 아이들은 더 힘든 상황일 것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건강한 청년들조차 견디기 힘든 생활이 바로 이곳 찜질방 생활이다. 게다가 섬이라는 '야생'에서 평생을 살아온 섬마을 사람들에게 찜질방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
연평도에서 50년간 살아왔다는 한 노인은 "하루만 집에 있어도 온 몸이 쑤시는데, 벌써 1주일째 밖에도 못나가고 이러고 있으니 죽을 맛"이라며 "몸을 많이 안쓰니 온몸이 더 아픈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을 뱃 사람이라고 소개한 김진영씨(47)는 "이곳의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몸이 쑤셔 힘들기만 하다"며 "차라리 고된 뱃일을 하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80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박준형(54)씨는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연평도에 계시던 노모를 아파트에 모시고 있지만 적응을 잘 못하시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바로 해안가로 가서 각족 해삼물을 주워 온 뒤 또 옷갓 일을 다닌다"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런 생활이 없었다면, 어머니의 건강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박씨는 "육지 사람들이 섬에서 일주일을 버티기 힘든것 처럼 섬 사람들은 육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더욱 적응하기 힘들다"고 했다.
최성일 연평주민대책위원장은 "하루빨리 임시 숙소가 결정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령이 노인들과 아이들은 매일매일 가슴이 저리다"며 "정부와 인천시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이직도 여전한 전쟁의 공포…'트라우마'의 고통
자신을 군인의 아내라고 소개한 김나영씨(39·가명)는 가끔 포탄이 떨어지는 꿈을 꾼다. 이틀에 한번꼴로 악몽을 꾸는 김씨는 극심한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쿵'소리만 들려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또한 연평도에 남겨진 남편을 생각하면 가슴은 쿵하고 내려앉는다.
김나영씨는 "매일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평도에서 포탄을 뚫고 피난 온 사람들의 대다수가 현재 전쟁의 잔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 남아있을 아이 아빠를 생각하면, 괜히 나왔다 싶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연평도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김기수씨(43)는 포탄이 날아들던 그때 당시를 잊지 못한다. 하늘에서 날아온 포탄은 김씨의 옆을 스쳐 건물을 강하게 때렸다. 그 때의 충격으로 한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포탄이 조금만 내 쪽으로 왔다면, 현재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 때 생각만 하면 정말이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뱃일을 하는 김종철씨(49)도 전쟁의 공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일 밤,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포성이 들리기도 하고, 어지러움증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씨는 "어제도 머리가 너무 아파 약을 챙겨 먹었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가천의대길병원 정신과 조성진 교수는 "그나마 군인들은 전쟁 대비 훈련이라도 받았지만, 민간인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당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심했을 것"이라면서 "인천에 도착해 병원을 찾은 연평도 주민 6명 가운데 5명을 면담했는데 모두 급성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 못 믿을 정부…"이번엔 그냥 못들어가"
연평도 주민들은 정부에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연평해전때도 그랬고, 얼마전 백령도에서 천안함이 무너졌으때에도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는 관심밖이었다.
당정의 서해5도 지원 특별법 발표에도 주민들의 우려심은 여전한 상태다.
특히 주민들이 기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연평도 주민 박성규씨(43)는 "역시 이번에도 서해5도 주민들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 시킨 정부가 서해 5도 주민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어 "주민들 대다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귀를 기울였지만 나온 것은 뻔한 대책이었다. 게다가 서해5도 주민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포탄을 피해 뭍으로 나온 주민 장민철(65)씨는 "대다수의 연평 주민들은 그동안 살아온 연평도를 떠나야할 위기에 처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미하기만 하다"며 "무엇을 믿고 다시 섬으로 들어갈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평주민대책위는 옹진군 관계자들을 만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재차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연평 대책위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명박 대통령 담화 내용에 기대를 걸었지만, 대통령은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며 "특히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지원얘기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송영길시장과 옹진군청에서 만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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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사선'의 긴장감 대신 당장의 내일을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막막한 대책이 겹친 탓이다. 뭍으로 나온 섬마을 사람들은 하루하루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왜 이렇게 힘들어하고,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 "우리는 무조건 야생이여…",고달픈 찜질방 생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찜질방 생활 1주일이 지났다.
1주일동안 찜질방에서 지내니 온 몸에서는 '우두둑' '우두둑' 소리가 나고, 심각한 '다리저림'도 감수해야 했다. 탁한 공기로 인해 매 시간 밖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했으며, 매 시간 밀려오는 피곤함에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비교적 젊은데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덜 받는 정상적인 청년이 몸의 이상을 느낄 정도면, 사선에서 탈출한 백발의 노인이나 아이들은 더 힘든 상황일 것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건강한 청년들조차 견디기 힘든 생활이 바로 이곳 찜질방 생활이다. 게다가 섬이라는 '야생'에서 평생을 살아온 섬마을 사람들에게 찜질방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
연평도에서 50년간 살아왔다는 한 노인은 "하루만 집에 있어도 온 몸이 쑤시는데, 벌써 1주일째 밖에도 못나가고 이러고 있으니 죽을 맛"이라며 "몸을 많이 안쓰니 온몸이 더 아픈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을 뱃 사람이라고 소개한 김진영씨(47)는 "이곳의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몸이 쑤셔 힘들기만 하다"며 "차라리 고된 뱃일을 하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80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박준형(54)씨는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연평도에 계시던 노모를 아파트에 모시고 있지만 적응을 잘 못하시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바로 해안가로 가서 각족 해삼물을 주워 온 뒤 또 옷갓 일을 다닌다"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런 생활이 없었다면, 어머니의 건강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박씨는 "육지 사람들이 섬에서 일주일을 버티기 힘든것 처럼 섬 사람들은 육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더욱 적응하기 힘들다"고 했다.
최성일 연평주민대책위원장은 "하루빨리 임시 숙소가 결정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령이 노인들과 아이들은 매일매일 가슴이 저리다"며 "정부와 인천시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이직도 여전한 전쟁의 공포…'트라우마'의 고통
자신을 군인의 아내라고 소개한 김나영씨(39·가명)는 가끔 포탄이 떨어지는 꿈을 꾼다. 이틀에 한번꼴로 악몽을 꾸는 김씨는 극심한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쿵'소리만 들려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또한 연평도에 남겨진 남편을 생각하면 가슴은 쿵하고 내려앉는다.
김나영씨는 "매일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평도에서 포탄을 뚫고 피난 온 사람들의 대다수가 현재 전쟁의 잔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 남아있을 아이 아빠를 생각하면, 괜히 나왔다 싶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연평도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김기수씨(43)는 포탄이 날아들던 그때 당시를 잊지 못한다. 하늘에서 날아온 포탄은 김씨의 옆을 스쳐 건물을 강하게 때렸다. 그 때의 충격으로 한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포탄이 조금만 내 쪽으로 왔다면, 현재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 때 생각만 하면 정말이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뱃일을 하는 김종철씨(49)도 전쟁의 공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일 밤,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포성이 들리기도 하고, 어지러움증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씨는 "어제도 머리가 너무 아파 약을 챙겨 먹었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가천의대길병원 정신과 조성진 교수는 "그나마 군인들은 전쟁 대비 훈련이라도 받았지만, 민간인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당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심했을 것"이라면서 "인천에 도착해 병원을 찾은 연평도 주민 6명 가운데 5명을 면담했는데 모두 급성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 못 믿을 정부…"이번엔 그냥 못들어가"
연평도 주민들은 정부에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연평해전때도 그랬고, 얼마전 백령도에서 천안함이 무너졌으때에도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는 관심밖이었다.
당정의 서해5도 지원 특별법 발표에도 주민들의 우려심은 여전한 상태다.
특히 주민들이 기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연평도 주민 박성규씨(43)는 "역시 이번에도 서해5도 주민들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 시킨 정부가 서해 5도 주민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어 "주민들 대다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귀를 기울였지만 나온 것은 뻔한 대책이었다. 게다가 서해5도 주민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포탄을 피해 뭍으로 나온 주민 장민철(65)씨는 "대다수의 연평 주민들은 그동안 살아온 연평도를 떠나야할 위기에 처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미하기만 하다"며 "무엇을 믿고 다시 섬으로 들어갈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평주민대책위는 옹진군 관계자들을 만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재차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연평 대책위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명박 대통령 담화 내용에 기대를 걸었지만, 대통령은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며 "특히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지원얘기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송영길시장과 옹진군청에서 만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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