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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는 무슨 취재야" 구제역 발병농가 절망
작성 : 2011년 01월 07일(금) 10:55 가+가-
"죽어나가 자빠질 지경인데 취재는 무슨 취재야 어서 나가요 나가. 구제역이 다른 곳으로 전파되면 어쩌려고 그냥 들어와요."

지난 4일 오전 11시께 강원 강릉시 구정면 어단2리4반에서 검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따라 찾아간 기자에게 난데없는 욕설이 날라왔다.

농장주의 아내로 보이는 이 여성은 회색 방역복과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축사에 쓰였던 볏짚들을 태우고 있었다.

이미 이 농장 주변에는 검게 탄 볏짚 재들이 눈이 온 듯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 농가는 영동 지방에서 첫 구제역이 발병한 한우농가였다. 지난 1일 콧물과 침흘림, 혓바닥 부풀음 그리고 잇몸에서 작은 수포 5~6개가 나타난 한우 2마리의 시료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분석했더니 우려한대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와 애지중지 기르던 한우 59마리를 모두 땅 속에 묻어야했다.

구제역 직격탄을 맞은 이 농가는 그렇게 주저앉고 말았다.

이 마을이장 김수철씨(53·가명)는 "그 농가는 부부가 소 2마리부터 시작해 20년간 고생하며 59마리까지 소를 늘려왔다"면서 "소 59마리를 시세로 따진다면 4억5000여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을은 고요했다. 보통의 농촌마을이었지만 깊은 산 속 오지마을인냥 무척이나 적막했다.

낯선 사람의 등장을 경계한 개들이 짖는 소리만 적막을 깨고 있었다.

그 농가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은 "소를 다 묻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마음도 찢어지는 것 같았다"며 "찾아가 위로를 해주고 싶어도 구제역이 퍼질 우려가 있다며 이웃 간 왕래를 통제해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강릉시와 강원도 방역당국은 구제역이 첫 발병한 이 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의 한우농가 5곳 한우 80마리도 모두 매몰 살처분했다.

마을 입구에는 방역대를 설치해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과 사람의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밖으로 외출이 가능하지만 되도록 외출하지 않는다고 마을이장은 전했다.

그러나 구제역이 발병한 농장주는 살처분 완료 후 14일, 매몰 작업에 투입됐던 방역요원들은 10일까지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금지돼 찜질방을 갖춘 마을회관에서 지낸다고 했다.

매몰 처분에 투입됐던 민간인 인부들은 소독을 완벽히 한 뒤 시내 모텔에서 이 기간 동안 어쩔 수 없는 감금 생활을 한다고 했다. 지난 6일 이 마을 한우 7마리에서 구제역 유사증세가 또 발견됐다.

구정면에는 총 99농가에서 한우 1747마리를 기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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