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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 설득은 시작도 안 됐다"
'과감한 추진' 내세운 변광용 시정, 시민들은 왜 절차를 묻나
작성 : 2026년 06월 18일(목) 12:08 가+가-

변광용 거제시장.

6·3 지방선거 승리 직후 변광용 거제시장이 일부 지역언론과 차담회를 가졌다.

형식은 간담회였지만 내용은 사실상 민선 9기 시정운영 방향에 대한 메시지에 가까웠다.

특히 변 시장은 "하수처리장 입지 선정 등이 민원 때문에 많이 지체되고 있다"며 "앞으로 꼭 해야 할 사업은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발언이지만 정치적 의미는 적지 않다.

이번 차담회와 별도로 공개된 거제언론사협의회와의 서면인터뷰를 종합하면 변 시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단순한 당선이 아니라 자신이 추진해온 정책과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재신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인터뷰 곳곳에는 같은 인식이 드러난다.

기업혁신파크, 가덕도신공항 연계 사업, 남부내륙철도, 거제~통영 고속도로, 국가정원 조성사업 등 현재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반복된다.

그러나 시민들이 선거를 통해 부여한 권한이 곧바로 모든 정책 추진에 대한 백지위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거 이후 지역사회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사업 자체보다 추진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에 가깝다.

대표적인 사례가 거제경찰서 문제다.

변 시장은 인터뷰에서 현 위치 재건축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빠른 방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사 댓글에는 다른 목소리가 이어졌다."경찰서 이전 여부는 경찰청과 기획재정부가 결정할 사안인데 시장이 결론부터 내리고 있다."

"경찰 85%가 이전을 원한다는데 왜 공론화하지 않느냐."

"시장에게 결정권이 없다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의견은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재건축이냐 이전이냐를 떠나 결정 과정에 대한 의문이었다. 실제로 경찰서 이전 문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옥포권 주민들의 이해관계, 구 신현권 주민들의 접근성 문제, 경찰 조직 내부의 업무 환경 개선 요구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느끼는 것은 '논의 중인 사안'이 아니라 '이미 방향이 정해진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는 변 시장이 강조하는 통합과 소통의 메시지와도 충돌한다.

이번 차담회 역시 거제지역언론사협의회 전체 회원사가 아닌 일부 언론사들과 진행됐다.시장에게 언론사를 선택할 권리는 있다. 문제는 정치적 상징성이다.

시민 통합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실제 소통 창구는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이 반복될 경우 시민들은 메시지보다 행동을 보게 된다.

인터뷰에 등장한 조선해양 생산공정혁신(AX) 기반 구축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시민들은 최근 지역언론 보도를 근거로 "이미 관련 공모가 다른 지역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사업의 동일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정책 설명보다 정책 검증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변 시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민선 9기가 처한 환경의 변화다.

기업혁신파크도, 경찰서 문제도, 환경기초시설 입지도 과거처럼 행정이 결정하고 시민이 따라오는 방식으로는 추진하기 어렵다.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과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변 시장은 선거 승리를 추진력의 근거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이후 시민들이 던지는 질문은 다른 곳을 향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다.
민선 9기 변광용 시정의 첫 시험대는 사업 추진 능력이 아니라 설명 능력일 수 있다.

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설득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newsmorn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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