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주택 경기, 낙타는 바늘구멍을 통과할까
신규 아파트 분양광고 잇따라 등장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글쌔요"
작성 : 2026년 06월 22일(월) 13:48 가+가-
거제에 신규 아파트 분양 광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미래가치 상승','거제 부동산 회복의 신호탄'같은 문구가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분양시장만 놓고 보면 거제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보인다.
조선소 크레인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상가는 비어 있고 청년들은 떠나고 있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집은 늘고 있다.
조선업 호황이라는 밝은 조명 뒤에서 거제 부동산 시장에는 '공급과잉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은 살아났지만 도시는 살아났는가
거제 경제를 바라보는 가장 흔한 착각은 조선업이 살아나면 지역경제도 함께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조선업은 분명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 회복이 곧바로 인구 증가나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거제 인구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27만 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22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특히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청년과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조선소는 살아났지만 정작 도시의 체온은 기대만큼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거제는 사람보다 집이 많은 도시
주택시장은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살아난다.
그러나 거제는 이미 주택보급률이 120%를 넘는 도시다.
단순 계산으로 100가구가 필요한 지역에 120채 이상의 주택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수도권처럼 집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인구 감소 속에서도 주택은 계속 공급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가 들어설 때마다 시장 전체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수요를 나눠 갖는 현상이 반복된다.
신축 아파트 한 채가 팔리면 기존 아파트 한 채가 비어가는 구조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이지만 지역 전체로 보면 수요 창출이 아니라 수요 이동에 가깝다.
조선호황이 부동산 호황은 착시효과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업 호황을 부동산 호황으로 착각한다.
과거에는 맞는 공식이었다.
조선소가 사람을 뽑으면 전국에서 노동자가 몰려왔고, 가족이 이주해 집을 사고 학교에 아이를 보냈다.
조선업 호황은 곧 인구 증가였고 아파트 수요 증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조선업 인력 상당 부분을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생산현장은 활기를 띄지만 상당수는 기숙사나 임대주택에 머문다.
지역에 정착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수요와는 거리가 있다.
조선소 도크는 가득 찼지만 아파트 계약서까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것이 조선호황의 착시효과다.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지역에 남는 효과는 과거보다 훨씬 작다.
체감경기, 상권이 보내는 경고는 ‘유효’
부동산에 앞서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지역 상권이다.
조선업 회복이 본격화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지역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고현과 옥포, 장평 일대 곳곳에서 공실 상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성기 시절처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소비가 급증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사람 때문이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분양 수효는 있다. 바늘구멍을 넓혀야
물론 신규 분양이 모두 실패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축 선호 현상은 분명 존재한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이동하려는 갈아타기 수요도 있다.
입지가 뛰어나거나 상품성이 높은 단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별 단지의 경쟁력일 뿐 시장 전체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 거제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명확하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고, 집은 이미 충분하다.
조선업은 살아났지만 그 온기가 도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조건 속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이 잇따라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길 기대하는 것은 성경 속 비유처럼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는 일에 가깝다.
문제는 낙타가 아니다.
바늘구멍을 넓힐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도시의 현실이다.
조선업 수주 실적이 아니라 인구 유입, 청년 정착, 산업 다변화가 해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거제 부동산 시장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분양 광고가 아니라, 사람을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도시의 미래 전략인지도 모른다.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조선업 슈퍼사이클', '미래가치 상승','거제 부동산 회복의 신호탄'같은 문구가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분양시장만 놓고 보면 거제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보인다.
조선소 크레인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상가는 비어 있고 청년들은 떠나고 있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집은 늘고 있다.
조선업 호황이라는 밝은 조명 뒤에서 거제 부동산 시장에는 '공급과잉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은 살아났지만 도시는 살아났는가
거제 경제를 바라보는 가장 흔한 착각은 조선업이 살아나면 지역경제도 함께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조선업은 분명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 회복이 곧바로 인구 증가나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거제 인구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27만 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22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특히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청년과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조선소는 살아났지만 정작 도시의 체온은 기대만큼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거제는 사람보다 집이 많은 도시
주택시장은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살아난다.
그러나 거제는 이미 주택보급률이 120%를 넘는 도시다.
단순 계산으로 100가구가 필요한 지역에 120채 이상의 주택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수도권처럼 집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인구 감소 속에서도 주택은 계속 공급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가 들어설 때마다 시장 전체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수요를 나눠 갖는 현상이 반복된다.
신축 아파트 한 채가 팔리면 기존 아파트 한 채가 비어가는 구조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이지만 지역 전체로 보면 수요 창출이 아니라 수요 이동에 가깝다.
조선호황이 부동산 호황은 착시효과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업 호황을 부동산 호황으로 착각한다.
과거에는 맞는 공식이었다.
조선소가 사람을 뽑으면 전국에서 노동자가 몰려왔고, 가족이 이주해 집을 사고 학교에 아이를 보냈다.
조선업 호황은 곧 인구 증가였고 아파트 수요 증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조선업 인력 상당 부분을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생산현장은 활기를 띄지만 상당수는 기숙사나 임대주택에 머문다.
지역에 정착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수요와는 거리가 있다.
조선소 도크는 가득 찼지만 아파트 계약서까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것이 조선호황의 착시효과다.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지역에 남는 효과는 과거보다 훨씬 작다.
체감경기, 상권이 보내는 경고는 ‘유효’
부동산에 앞서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지역 상권이다.
조선업 회복이 본격화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지역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고현과 옥포, 장평 일대 곳곳에서 공실 상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성기 시절처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소비가 급증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사람 때문이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분양 수효는 있다. 바늘구멍을 넓혀야
물론 신규 분양이 모두 실패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축 선호 현상은 분명 존재한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이동하려는 갈아타기 수요도 있다.
입지가 뛰어나거나 상품성이 높은 단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별 단지의 경쟁력일 뿐 시장 전체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 거제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명확하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고, 집은 이미 충분하다.
조선업은 살아났지만 그 온기가 도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조건 속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이 잇따라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길 기대하는 것은 성경 속 비유처럼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는 일에 가깝다.
문제는 낙타가 아니다.
바늘구멍을 넓힐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도시의 현실이다.
조선업 수주 실적이 아니라 인구 유입, 청년 정착, 산업 다변화가 해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거제 부동산 시장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분양 광고가 아니라, 사람을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도시의 미래 전략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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